▲키가 암에 걸릴 확률과 연관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출처=123RF)

키가 큰 사람들에게 키는 장점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최근 큰 키가 발암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키가 큰 사람은 체내에 보다 많은 세포가 있어 그만큼 발암 위험성이 크다는 것.

미 캘리포니아대학 리버사이드 캠퍼스 연구팀은 암 발병률과 키에 분포된 세포 수 간 상관관계를 확인했다.

체내 세포 수의 크기와 암 발병률

사람의 키는 사춘기 이후, 즉 유전과 외부 요인을 알 수 있는 주요 인자다. 부모의 키가 평균보다 큰 아이는 유전적 영향으로 인해 키가 클 가능성이 높다. 반면, 부모의 키가 평균인 아이는 외부적 요인을 받기 위해서 건강한 식단을 섭취하고 적당한 수면 시간을 유지하며 운동을 해야 키가 평균 이상으로 클 가능성이 있다.

키가 큰 사람은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쉽게 집을 수 있는 등의 장점이 있지만, 연구팀은 큰 키가 질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사람의 신장과 암 발병률 간 상관관계를 밝혀냈다. 즉, 키가 큰 사람은 키가 평균인 사람에 비해 보다 많은 세포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키가 평균 이하인 사람에 비해 악성이 될 가능성이 있는 세포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23가지 암을 진단받은 남녀 1만 명 이상을 데이터로 사용한 대규모 연구 네 가지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먼저 환자가 걸린 암의 유형, 병력, 키와 체중을 조사했다. 다음으로 모든 환자의 체내 세포수를 측정하고 암 유형 및 사전 조사한 여러 요인과 비교했다.

비교 결과, 키가 큰 사람들은 평균 키인 사람에 비해 암에 걸릴 가능성이 13% 높았다. 그리고 이러한 차이는 남녀 모두에게서 나타났다.

하지만 위험성 증가 정도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컸다. 키가 큰 여성이 평균 키 여성에 비해 12% 정도 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반면, 키가 큰 남성은 평균 키 남성에 비해 암 유발률이 9% 높았다. 그리고 암 23종 중 18가지 유형에서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그 중에서도 직장과 림프구, 신장에서의 상관관계는 더욱 컸다.

▲과학자들은 키가 암 위험성에 중요한 요인이 된다는 사실에 동의하고 있다(출처=123RF)

페토의 역설: 생물의 크기와 암 위험성

페토의 역설(Peto's paradox)이란 영국 옥스포드대학 의료통계학과 리차드 페토 교수의 이름이 붙어진 것으로, 암 발병률과 생물의 세포 수는 관련성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고래는 사람보다 훨씬 많은 세포로 구성돼 있지만 사람이 고래보다 암 발병률이 높다.

▲페토의 역설은 옥스포드대학의 리처드 페토 교수의 이름에서 붙여졌다. (출처=픽사베이)

이 때문에 캘리포니아리버사이드대학 연구팀은 사람의 키와 암 위험성의 연관성 연구에 착수했다. 페토의 역설이 정확하다면, 대형 생물의 세포수는 암 억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연구팀은 이 역설의 내용을 설명할 수 있는 공식을 만들었다. 일반 암 위험성과 사람의 키의 위험률을 1:1로 정한 것이다. 즉, 사람의 키가 10cm씩 증가할 때마다 암 위험성도 10%씩 증가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 키의 증가분이 암을 억제할 경우, 위험 비율은 1 이하로 내려가야 한다.

연구진은 세포 수의 양적 예측 및 암 위험성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역설과 예측법을 사용한 결과 전체적인 암 위험성은 1.13, 여성은 1.12, 남성은 1.09라는 결과가 도출됐다.

키와 강력한 연관성을 보인 암 유형 중 하나는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이었다. 조사 결과, 흑색종을 진단 받은 사람들은 평균키보다 컸으며 세포 분화율의 결과인 IGF-1도 증가했다. 인슐린유사성장인자1(IGF-1)은 세포 성장 과정에서 주요 매개체다. 이전에 발표됐던 연구도 이 성장 인자와 흑색종 확산을 연관 지었다.

이미 키가 크다거나 크길 원하는 사람의 경우, 암 발병률 때문에 당황할 필요는 없다. 식습관, 생활방식, 독성 화학물질에의 노출 및 감염 등을 포함해 사람의 발암 위험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그리고 위장 미생물군과 햇빛 노출 같은 요인은 암 유발과 연관이 있다. 직장에서 자라는 특정 박테리아는 악정 종양을 유도하기도 혹은 억제하기도 하는 반면, 태양의 자외선은 피부 세포의 DNA 돌연변이를 촉진할 수 있다. 따라서 뛰어난 관리법으로 전체적인 발암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메디컬리포트=김효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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