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ADHD치료제인 메칠페니데이트 정제 등 85개 의약품을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추가 지정, 총 211개 제품을 '국가필수의약품'을 관리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다수 정신보건 전문가들은 식약처의 결정에 환영의 의사를 밝히면서 ADHD 치료가 꼭 필요하다고 보는 여론을 반영한 결과라고 해석한다.

우리나라의 ADHD 환자 수는 2012년을 정점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고, ADHD 과열에 대한 우려보다는 ADHD 치료를 받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가 더 큰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가 단적으로 드러나는 곳이 학교다. 현장의 교사들은 교사의 권위가 떨어진 요즘 1-2명의 아이가 1년 내내 다른 아이들을 괴롭히고 수업을 방해하는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해당 학생의 부모는 '내 아이에게 부작용 많은 약을 먹일 수는 없다'고 항의한다. 그 부모들이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는 ADHD 치료제를 부정적으로 보는 미디어에 자주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도 침착하게 ADHD 치료가 주는 득과 실을 차분하게 따져볼 때가 되었다고 한다.

특히 ADHD 치료비는 단순한 질병치료비가 아니라, 미래 국가경제를 위한 교육비라고 주장한다. 미국의 보건통계학자 리처드 셰플러는 저서 'ADHD 폭증(ADHD explosion)'을 통해 ADHD의 경제학에 심도 있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에 따르면 ADHD 비용에는 가족이 치료에 사용하는 직접 비용과 사회가 치르는 간접비용이 있는데, 2008년 미국 기준, ADHD로 인해 사회가 치러야 할 비용이 126억 달러, 우리 돈으로 13조가 넘는다는 계산이다.

여기에는 ADHD 환자의 부주의하고 충동적인 운전습관으로 인한 잦은 교통사고, 높은 약물 중독과 범죄율로 인한 사법비용, 실업 및 취업포기로 인한 사회보장비용 등이 포함된다.

또한 미국에서는 ADHD가 특수교육대상자이므로 특수교육예산도 더 들어간다. 이에는 아이를 돌보느라 가족과 교사가 겪은 스트레스, 교실에서 다른 학생이 공부를 하지 못해 생긴 겪은 피해, 환자가 관계단절과 적응실패로 겪은 심리적 고통은 계산에 포함되지 않았으므로, 그것까지 포함하면 더 큰 비용이 발생할 것이다.

셰플러는 이러한 비용에 대해, "소아청소년 ADHD 때문에 100억 달러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성인 ADHD로 인해서는 2000억 달러의 비용이 발생한다. 때문에 20배가 넘는 비용이 더 들어가기 전에, 즉 소아청소년 시기에 철저하게 진단하고 치료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8000명의 미국과 캐나다 아동을 분석해본 결과 국어, 수학 성적이 낮거나 학교를 중도에 그만두는 일은 ADHD 증상(병원 가서 진단을 받았는지에 상관없이)과 관련이 깊다고 밝혀졌다.

영국에서도 ADHD 증상을 가진 아이는 30살 때 연봉이 훨씬 낮은 경향이 있었고, 이는 남자아이에게 더 확실했다. 잦은 결석, 지각뿐 아니라 업무처리 실수도 많아 기업 입장에서는 이들과 재계약을 꺼리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ADHD를 잘 치료하면 양질의 인적 자원을 키우고 국가경쟁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므로 ADHD치료비는 교육비라고 생각하는 것이 미국 사람들의 생각이다.

[메디컬리포트=오현지 기자]

저작권자 © 메디컬리포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