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 치료를 위해 네뷸라이저를 사용하고 있는 아기 (출처=123RF)

폐렴은 치명적인 폐질환으로, 항생제로도 치료가 어렵다.

최근 조지아공과대학 연구진이 폐렴에 항생제 대신 박테리오파지를 사용해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의학 전문가들도 이 박테리오파지 신기술을 사용해 항생제 내성 위기에 대처할 수 있게 됐다.

박테리오파지는 박테리아만을 파괴할 수 있는 바이러스로, 동물과 인간 세포에만 존재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파지를 코팅할 수 있는 마이크로입자를 개발했다.

폐를 위한 파지 요법

▲연구용으로 사용되는 박테리오파지 (출처=123RF)

박테리오파지 또는 간단히 파지는 박테리아만을 감염시킬 수 있는 바이러스다. 이전부터 이 바이러스를 기반으로 한 요법이 개발돼 왔지만, 몇 가지 어려움으로 인해 개발 속도는 더뎠다.

특히, 치료용 파지의 정화 및 최적의 전달 부위 선별은 파지 요법 개발에 걸림돌이 됐다.

이에 조지아공과대학 연구팀은 파지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전달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전달 시스템은 바이러스로 코팅된 건조한 다공성 마이크로입자와 관련 있다. 이 마이크로입자는 인체용 봉합선이 용해될 때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중합체 소재로 제작됐다. 또한 파지를 중합체 전달체 입자 속에 삽입한 후 건조 처리한다.

연구 저자 안드레아스 가르시아 교수는 "치료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최적의 소재를 개발해 파지를 전달할 수 있게 제작했다"며 "파지를 폐 속에 전달함과 동시에 활성화할 수 있는 생물 소재 전달물질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전달 시스템 테스트

기존 파지 시스템은 젖은 상태의 파지 혼합체를 전달하는 네뷸라이저다. 그러나 이 접근법은 환자에게 효과가 미미하고 사용이 불편하기 때문에 건조한 형태로 만들게 됐다. 연구진은 건조한 소재를 사용하는 것 외에도, 다공성 입자의 크기를 바꿨다. 그 결과, 입자는 인체를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게 됐고, 폐 속 깊은 부위까지 도달 가능해졌다.

폐렴에 감염된 생쥐 모델에 건조한 가루 입자 형태의 마이크로입자를 적용했다. 입자는 폐까지 도달했으며, 파지는 폐렴 박테리아를 공격했다.

연구진은 파지가 감염된 쥐를 완전히 치료하는 것을 관찰했다. 반면, 치료받지 못한 대조군의 쥐는 결국 죽었다. 추가 조사에서는 파지가 유전적으로 조작된 생쥐의 박테리아 수를 현저하게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유전자 조작 생쥐는 낭포성 섬유증(CF) 증상을 보였다.

가르시아 교수는 "파지를 입자로 고정할 수 있게 되자, 실온에서 최대 2주 동안 최적의 활동성을 보였다"며 "해당 입자를 보관한 뒤 폐렴에 걸린 쥐의 폐에 주입했다"고 설명했다.

낭포성 섬유증 치료의 가능성

낭포성 섬유증 재단에 따르면, CF는 진행성 유전질환으로, 폐 속에 두껍고 끈적한 점액이 쌓인다. 특정 유전자에 결함이 생기면 이러한 점액이 지속적으로 쌓이고 폐는 감염증에 취약해진다.

특히 CF는 폐 외에 췌장과 같은 다른 장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치료받지 않고 방치하면, 폐 손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나일 맥카티 교수는 "새로운 치료법이 CF 치료에 잠재력이 있다"고 언급했다. CF 환자의 공통적인 폐 감염증은 박테리아성 폐렴으로, 치료용 바이러스가 감염원을 청소한다면 환자의 폐는 위험 상태를 벗어난다. 또, 임상의들은 실험용 파지 요법으로 녹농균과 같은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 유도 폐렴도 다룰 수 있다.

치료 최적화

한편, 파지로 코팅된 마이크로입자는 건조한 파지 입자에 비해 박테리아 제거 효율이 높다. 생물분해성 측면에서 동물 모델을 관찰한 결과 코팅된 입자를 만들기 위해 사용된 중합체 소재는 체내에서 며칠 내에 제거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파지에 내성인 임상적 증상을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새로운 파지 요법의 문제점은 면역 체계의 자연 반응이다. 파지가 인간 세포를 공격하지 않으면, 면역 세포는 파지를 이물질로 인식한다. 또한 면역 반응으로 인해 파지를 파괴하는 화학물질을 생성해 체내에서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파지의 정화 과정을 개발하고 있다.

파지 요법은 세계적인 항생제 내성 문제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다. 미래에 성공적인 파지 요법 모델로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구균과 반코마이신 내성 장내구균을 위한 기능적 치료제가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메디컬리포트=심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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