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게 고립된 채 우울증을 앓는 여성(출처=게티 이미지)

우울증의 위험성은 흔히 십 대나 청년층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지지만, 중년층의 우울증 역시 전 세계 수백만 명에게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문제다. 이는 최근 목숨을 끊은 패션 디자이너 케이트 스페이드와 셰프인 안소니 부르댕의 자살 사례로도 충분히 그 위험성을 인지할 수 있다. 이에 50대 중반부터 60세 중반 사이에 있는 중년층의 우울증은 공공 보건 측면에서도 중대한 사안으로 인지할 필요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약 3억 5000만 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 미국의 경우 약 1600만 명으로, 미국은 우울증을 신체적, 정신적 장애의 주요 원인으로 간주하고 있지만, 이들 가운데 오직 56%만이 실제로 도움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난다. 나머지 절반은 여전히 우울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정신질환이라는 사회적 편견에 의해 제대로된 도움을 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운동이 중년의 우울증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운동이 우울증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살펴보자

운동과 우울증의 상관관계

미 하버드 의과 대학에 따르면, 고강도 운동은 전반적으로 건강에 유익한 결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 강도 높은 운동의 경우 엔도르핀을 분비해주고, 약한 강도의 운동일 경우 일정 기간 지속할 경우 역시 건강에 유용하게 작용한다.

특히 낮은 강도의 운동을 높은 인내력과 지구력을 유지하면서 지속할 경우, 신경 세포를 성장시키고 새로운 연결을 만드는 신경영양인지, 즉 성장인자로 불리는 단백질을 방출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는 궁극적으로 뇌 기능을 향상시키면서 기분을 더 좋게 만드는 효과를 낸다.

운동은 인간의 기분을 조절하는데 관여하는 뇌 영역인 해마에도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 신경 과학자들에 따르면, 우울한 사람들의 해마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해마보다 상대로 크기가 더 작다. 이와 관련 하버드대 정신과 조교수인 마이클 크레이그밀러 박사는 운동은 해마에서 신경세포의 성장을 지원, 신경세포 연결을 촉진해 우울증을 관리하고 치료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도 높은 운동은 중년 우울증 예방을 비롯해 전반적인 정신 건강 혜택을 불러올 수 있다"

▲강도 높은 운동으로 신체 전반적인 혜택을 불러올 수 있다.

운동의 혜택

미국의학협회 정신의학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운동은 향후 노년기의 우울증을 예방하거나 혹은 우울증 치료의 일부로 활용될 때 매우 유익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 신체적으로 아직 건강하지 못한 중년기에 접어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특히 노년기 우울증을 예방하고 대응할 수 있는 비침습적이면서 쉬운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결론이 제기된 것.

이 연구에는 평균 연령 50세의 1만 8,000명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이들의 운동 습관부터 체력 수준, 심장 관련 의료 문제의 존재, 우울증 진단 등 무려 40년간 관련 데이터를 수집, 분석했다.

분석 결과, 중년에 신체적으로 부합하는 조건을 가진 사람들은 나중에 우울증이 발생할 확률이 16% 더 낮게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건강 단련 등 피트니스 카테고리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사람들에 비해 심장 질환 발병률도 더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쿠퍼연구소의 역학담당이자 연구의 주저자인 벤자만 윌리스 박사는 연구 결과가 사람이 나이를 먹을 때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는데 체력 단련과 운동이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즐겁게 운동하는 여성(출처=게티 이미지)

연구는 또한, 우울증과 심장병의 연관성도 밝혀냈다. 그리고 운동이 이 두 가지 질병을 예방하거나 혹은 맞서 싸우는데 유용한 도우가 될 수 있다는 것도 확인됐다.

텍사스대 남서부 의료센터의 우울증 연구 및 임상치료센터의 이사이자 연구의 공동저자 마두카르 트리베디 박사는 운동은 심장 질환의 위험을 줄여줄 뿐 아니라 우울증 치료에도 활용될 수 있다며, 이는 신체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이 심장 질환과 우울증에 관여하는 염증의 비율이 더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성만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관련 연구에서는, 강도가 높은 운동을 하는 중년층 여성의 경우 전혀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보다 치매에 걸릴 확률이 88%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트리베디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일차 진료 의사는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에게 항우울제뿐 아니라 운동 역시 같이 처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이번 윌리스와 트리베디 박사의 연구는 단지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운동 및 신체 적합성에만 중점을 두고 다른 운동 패턴이나 다양한 운동 유형은 고려되지 않았다. 이에 체력 수준의 변화가 사람들의 심장 질환 위험을 낮추거나 우울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은 제기되지 않았다는 한계점을 드러냈다.

[메디컬리포트=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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