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주사(출처=셔터스톡)

항TNF 의약품인 아달리무맙(Adalimumab)이 '듀피트렌 구축(Dupuytren's disease)'이라 불리는 희귀난치성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연구진과 스코틀랜드 임상의들이 아달리무맙을 듀피트렌 구축 소결절에 투여한 결과 듀피트린 구축의 진행 원인인 세포를 줄일 수 있었다.

듀피트렌 구축이란?

듀피트렌 구축은 손바닥근막이 점점 두꺼워지고 짧아지는 섬유질환의 일종이다. 시간이 흐르면 손가락, 특히 손허리손가락관절 및 근위지간관절이 오그라든다. 영국 인구 중 4%가량에게서 듀피트렌 구축 증상이 나타나는데, 주로 북유럽인의 후손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질병은 손가락이 손바닥 쪽으로 말려들어가는 증상을 보이며, 양손 모두에서 나타나거나 한 손에서만 나타나기도 한다. 대개 4지와 5지, 즉 약지와 새끼손가락에서 많이 발생한다.

현재까지 이 질병에 적절한 승인된 치료법은 없어 조기 관리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한편 듀피트렌 구축이 언제나 진행성 질병의 양상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이번 임상시험에 참가한 네덜란드인 247명은 3~6개월 간격으로 후속 관리를 받고 있는 듀피트렌 구축 환자들이다. 그중 75%가량은 질병이 완화되거나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듀피트렌 구축 발병 요인

전문 외과의는 넘어지거나 지나치게 잡아당기는 등의 이유로 손이나 팔뚝의 말단부에 외상이 발생한 경우 듀피트렌 구축에 걸릴 위험이 있다고 간주한다.

듀피트렌 구축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가족력도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남성이 여성보다 이 질병에 걸릴 위험이 세 배나 높았는데, 이는 남성호르몬 수용체가 듀피트렌 근막에 나타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다른 위험 요인에는 지속적으로 진동에 노출되는 육체노동과 알코올중독, 진성 당뇨병, 고지질혈증도 포함된다.

▲의약품을 연구하고 있는 연구원(출처=셔터스톡)

듀피트렌 구축의 희망

실험실 데이터를 바탕으로, 종양괴사인자(TNF)가 섬유모세포 생성을 유도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섬유모세포는 듀피트렌 구축의 원인이 된다.

듀피트렌 구축에서는 인터류킨-1(IL-1)이 가장 많은 시토카인, 즉 항종양 효과를 발휘하는 활성 액성 인자이며 수용체를 통해 성장 인자 생성과 시토카인을 조절하고 있다. 이 같은 시토카인 환경과 성장 인자는 섬유아세포의 확산과 근섬유모세포로의 분화를 야기한다. 일반적인 손바닥근막은 유형I 콜라겐으로 주로 구성돼있지만, 듀피트렌 구축에서는 유형Ⅲ 콜라겐이 증가한다. 유형I 콜라겐에 비해 유형Ⅲ 콜라겐이 증가하면, 근섬유모세포가 콜라겐과 수축력에 간접적으로 연관된다.

듀피트렌 구축의 주요 세포 유형인 근섬유모세포는 듀피트렌을 만드는 수축 세포다. 세포내 칼슘이 증가하면 근섬유모세포 내의 근원섬유에서 평활근 수축이 영향을 받는다. 근섬유모세포는 가장 먼저 이완된 후 늘어나며 다시 견인선을 따라 당겨지면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체내 항 TNF를 결합하면 근섬유모세포 생성을 줄일 수 있다.

"데이터에 따르면, 질병이 있는 조직에 아달리무맙을 직접 주사하면 듀피트렌 구축에 영향을 주는 세포를 표적하는 데 효과적이다"라고 옥스퍼드 대학의 자그딥 난차할 박사는 설명했다. 난차할 박사는 "듀피트렌 구축 증상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희망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질병이 있는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이 예정된 듀피트렌 구축 환자 28명을 대상으로 2a상 임상시험이 완료됐다. 수술 2주 전, 피험자들은 항TNF 혹은 위약으로 투여량을 달리 해 단일 주사 처방을 받았다. 그리고 2주 후, 연구팀이은 수술 중 제거된 조직을 분석한 결과 항TNF를 처방받은 환자의 조직은 섬유증 지표의 발현이 감소됐으며, 평활근 액틴과 유형1 프로콜라겐도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즉, 아달리무맙이 근섬유모세포의 성장을 멈추게 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아달리무맙은 현재 류마티스 관절염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같은 증상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피오나 파우리 교수는 "수많은 과학자와 임상시험 학자, 임상 과학자들이 수년에 걸쳐 이 문제를 놓고 협업을 진행해왔다"고 말했다.

연구진들은 현재 듀피트렌 구축을 치료하기 위해 RIDD 임상시험으로 불리는 임상 2b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메디컬리포트=김성은 기자]

저작권자 © 메디컬리포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