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픽사베이

일찍 은퇴한 사람들이 정년퇴직한 사람보다 일찍 사망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코넬 대학과 멜버른 대학의 연구진은 조기 은퇴와 사망률의 관계에 대해 연구했다. 경제학자인 마리아 피츠패트릭스와 티모시 무어는 미국의 사망률과 사회 보장 제도 청구 연령을 비교한 결과 강한 상관관계를 발견했다.

미국의 경우 67세부터 사회보장 연금을 청구할 수 있지만, 미국인의 30%가량은 연금 수령액을 줄이는 대신 62세부터 사회보장 혜택을 받았다. 연구진은 이들이 대부분 조기 퇴직자라고 간주했다.

이들 조기 퇴직자와 정년퇴직자의 사망 시기를 분석한 결과 조기 퇴직자의 사망률이 정년퇴직자보다 20%가량 높았다고 뉴욕 포스트는 보도했다. 특히 남성들 사이에 그런 경향이 두드러졌다. 은퇴가 이들의 건강에 미친 영향이 그만큼 컸다는 의미다.

반면 조기 은퇴가 여성의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연구진은 남녀 간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가 남성의 정신 건강에 커리어가 미치는 영향이 더 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남성의 조기 은퇴가 사망률을 높이는 이유 중 하나로 연구진은 남성의 사회생활이 직업과 긴밀한 연관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직장에 다니면서 맺던 고정적인 인간관계나 안정적인 소득을 더 보장받지 못해 우울증에 빠질 가능성이 크단 거다.

실제로 인생에서 가장 큰 스트레스를 주는 43가지 사건 목록 가운데 은퇴가 10위를 차지할 정도로 은퇴는 한 사람의 인생에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다. 이혼, 수감, 가까운 가족의 사망, 심각한 질병이나 상해, 결혼, 해고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물론 은퇴가 우리의 삶에 꼭 나쁜 영향만 주는 건 아니다. 영국 경제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은퇴는 직장 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여가 활동을 위한 시간을 마련해 주기 때문에 건강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은퇴가 길어질수록 부작용도 커진다. 경제 연구소의 연구 결과, 우울증에 빠질 가능성이 최대 40%나 커질 수 있으며 육체적 질병을 진단받을 가능성도 60%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년을 즐기는 서로 다른 방법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노인이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고 말한다. 열심히 운동하며 손주도 돌보는 등 활동적으로 지내는 유형이 그중 하나라면, 또 다른 유형은 사람들을 거의 만나지 않고 지내는 소위 '독거노인' 타입이다.

은퇴 후 많은 노인이 사회생활 단절로 인한 정신적 문제에 시달린다. 약 20%의 노인이 은퇴 후 우울증에 빠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코틀랜드 정신건강재단은 배우자와의 사별이나 이혼으로 혼자 사는 노인의 경우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정신적 건강뿐 아니라 은퇴는 육체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직장 생활을 할 때와 다르게 외출해야 하는 동기가 부족하기 때문에 신체 활동량 자체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 출처=플리커

연구의 한계와 의의

연구진은 조기 은퇴가 건강상의 이유로 비롯된 것이며, 그로 인해 조기 은퇴자들이 정년퇴직자보다 빨리 사망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이번 연구의 한계를 인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는 오래 일할수록 오래 산다는 지난 여러 연구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추가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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