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맥스픽셀

개가 냄새로 암을 포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다수 발표됐으나, 냄새를 유발하는 어떤 성분이 이를 가능케 하는지는 아직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캘리포니아대학 연구팀이 개가 동물의 암 세포 샘플의 냄새를 맡게 한 후 샘플에서 성분을 하나씩 빼가면서 개가 언제 반응을 멈추는지 관찰했다. 이런 식으로 암 세포에서 어떤 성분의 혼합이 개가 맡을 수 있는 냄새를 유발하는지 알아보려 한 것. 하지만 연구팀은 개코에 자극을 주는 성분을 완벽히 파악하지 못했다.

개들은 화학 물질이 1조 분의 1만 분비돼도 냄새로 이를 간파할 수 있다. 과거 저명한 의학 저널에서는 방광암과 흑색종을 포착하도록 훈련 받은 개에 대한 연구 결과가 다수 발표된 바 있다. 최근에는 파인스트리트재단(Pine Street Foundation)과 폴란드과학원 공동연구팀이 개가 입 냄새로 암 환자를 가려낼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훈련 받은 가정견 다섯 마리가 폐암 환자 55명, 유방암 환자 31명, 건강한 참가자 83명 중 입 냄새로 암 환자를 가려낼 수 있는지 3주 간 테스트했다. 86명의 암 환자는 이미 유방조영상과 CAT 스캔 등 기존 진단 방식과 조직검사로 암 확진을 받았으나, 화학 치료를 시작하지 않은 상태였다. 테스트 결과, 개들은 유방암과 폐암 환자를 88~98%의 정확도로 가려냈으며, 초기 단계의 암 환자도 높은 정확도로 가려냈다.

개가 냄새로 암 환자를 감지한 것은 영국 의학저널 '더 랜싯'(The Lancet)에 처음 보고됐다. 당시 한 여성의 허벅지에 색병변이 생겼는데 키우던 개가 몇 분 동안 여성의 허벅지 냄새를 맡았으며, 짧은 바지를 입고 있을 때는 색병변 부위를 물어 뜯으려고도 했다는 것이다. 이후 색병변 부위 조직 검사를 실시했더니 악성 흑색종인 것으로 나타나, 시기를 놓치지 않고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호주 크렘스대학병원의 클라우스 해크너 박사는 세포들은 휘발성 유기 화합물(VOC)을 분비하는데 각 암 세포는 각자 독특한 휘발성 유기 화합물을 분비해 정상 세포와 다른 냄새를 풍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개코에는 2억2,000만 개가 넘는 냄새 수용체가 있어서 환자가 풍기는 독특한 냄새를 감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람의 코에는 500만개 이상의 냄새 수용체가 있는데, 이와 비교하면 어마어마하게 많은 숫자다.

해크너 박사는 2006년에 개가 암 세포를 냄새로 감지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이중 맹검 연구를 실시했다. 그는 당시 연구는 모든 환경이 통제된 실험실에서 실시됐기 때문에 성공률이 높았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훈련 받은 개들도 1,000가지의 암 세포 샘플 중 네 가지만 감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암을 감지하도록 개를 훈련시키는 데에는 많은 재정이 필요하고, 개들은 살아 있는 동물이기 때문에 지루하거나 배가 고프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암을 감지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개를 직접 활용하기보다 개코의 매커니즘을 이해해 전자 개코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이미 이러한 원리로 작동하는 기계는 나와 있지만, 개코를 한층 연구하면 더욱 성능이 뛰어나고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는 감지기를 개발할 수 있다.

한편 인도 연구팀이 정상 조직과 전암성 조직을 구분할 뿐 아니라 각 단계별 암 세포도 단 몇 분만에 95% 이상의 정확도로 구분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의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정상 세포와 전암성 세포는 굴절률이 다르다는 점에서 착안해 이 같은 기술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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