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진, 파킨슨병 진행 늦출 수 있는 유전자 규명
등록일 2019년 01월 07일 금요일
수정일 2017년 11월 24일 금요일
▲ 출처=픽사베이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안슈츠메디컬캠퍼스의 연구진이 파킨슨병과 운동 간 상관관계를 밝혀냈다. 연구진은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증상인 뇌세포 사멸을 유발하는 단백질의 중요한 역할을 발견했다.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은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의 하나로, 뇌의 흑질(substantia nigra)에 분포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생산하는 신경세포가 점차 소멸하면서 뇌 기능의 이상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근육 통제 기능의 상실, 떨림, 경직, 느린 동작, 균형 상실 등 운동기능 저하 증상이 특징이다.

파킨슨병을 앓는 환자들은 동작이나 행동을 중단하고 편안한 상태에 있을 때 주로 손가락이나 손목 관절과 같은 말단 관절에서 떨림이 나타나는 특성이 있다. 간혹 환자가 서 있는 경우나 걷는 경우에 엄지와 검지의 떨림 방향이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환약말이떨림(pill rolling tremor)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파킨슨병이 진행되면서 운동완만증(Bradykinesia)과 보행장애도 나타난다. 육체적 움직임이 둔화되면서 짧은 보폭, 종종걸음, 발을 끌면서 걷는 양상 등을 보인다. 파킨슨병 환자에게선 근육의 긴장도가 증가되고 관절을 수동으로 움직여 보면 경직이 관찰된다. 경직은 신체의 어느 부위에서나 발생할 수 있으며, 운동능력을 저해하고 통증을 유발한다. 얼굴에 표정이 없는 현상을 초래하기도 한다. 또한 파킨슨병 환자는 말하는 속도가 느려지고 말투가 어눌해지며, 말하기 전에 망설이는 모습도 보인다. 작은 글씨 쓰기와 같은 세밀한 작업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다.

과학자들은 이미 규칙적인 운동과 파킨슨병 사이 연관성을 파악하고 있지만, 새로운 연구 결과는 그 작용 기전을 밝혔다는 데 의의가 있다. 연구진은 쥐 실험에서 파킨슨병에 걸린 쥐에게 운동을 시키면 뇌 세포에서 알파-시누클레인(alpha-synuclein) 단백질의 축적이 방지되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뇌세포 사이에 신경전달을 돕는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이 쌓이면 신경세포가 사멸되면서 파킨슨병이 진행될 수 있다고 보았다. 실험 쥐는 중년 나이에 인간과 마찬가지로 파킨슨병 증상을 보였다. 연구진은 쥐가 태어난 지 12개월이 되었을 때 우리 안에 수레바퀴를 설치했다.

연구에 참여한 콜로라도의대 임상약리학 및 독성학 연구 부교수인 원보 저우 박사는 "3개월 뒤, 수레바퀴에서 운동을 한 쥐는 그렇지 못한 대조군에 비해 움직임과 인지기능이 크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건강한 뇌에서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의 기능은 현재 알려진 바가 없다. 하지만 파킨슨병 관련 여러 연구가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을 관심 있게 다루고 있다. 파킨슨병이 진행되면 신경세포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뭉쳐져 만들어지는 루이소체(Lewy bodies)가 증가하는데, 알파-시누클레인이 바로 루이소체의 주요 구성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을 겨냥한 치료법이 파킨슨병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저우 박사와 커트 프리드 박사는 이 연구에서 운동을 하면 뇌와 근육을 보호하는 DJ-1 유전자의 발현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DJ-1 유전자가 결손된 쥐를 시험한 결과, 쥐의 달리기 능력이 현저히 저하됐음을 관찰할 수 있었다. DJ-1 유전자가 기동성에 관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DJ-1 유전자는 펩티다아제 C56 단백질 군에 속하며, 주요 역할은 활성산소 스트레스와 세포 사멸로부터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것이다. 활성산소가 많이 발생하면 산화적 스트레스로 인해 신경퇴화 장애가 생길 수도 있다. 또한 DJ-1 유전자는 과산화수소 유도에 의한 세포 사멸, 금속 독성, 패혈증과 유사한 과정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한다. 아울러 손상된 세포, 효소, 단백질을 복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프리드 박사는 "우리의 연구 결과는 운동을 하면 DJ-1 유전자 스위치가 켜져서 뇌에서 비정상적인 단백질 축적을 막을 수 있고, 이에 따라 파킨슨병의 진행이 지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쥐 실험 결과가 인간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운동을 자주하는 사람은 뇌 세포의 조기 사멸을 방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파킨슨병을 치료하거나 체력을 증진하기 위해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근육 경직을 줄이고 균형, 걸음걸이, 기동성, 자세 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운동을 할 때, 특히 유산소 운동의 경우 몸 안에 공급되는 산소의 양이 증가하고 신경전달물질의 생산이 자극을 받는다. 적절한 양의 산소와 신경전달물질은 우리 몸의 뇌, 심장, 폐를 건강하게 유지해 준다. 또한 우울한 기분을 줄이고 정확한 기억력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 출처=픽시어

미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캠퍼스(UCSF) 연구에 따르면, 유산소 운동과 학습기반 운동은 장년층과 신경퇴행성 질환을 앓는 사람들에게 좋다. 심장과 폐 기능 강화를 위한 특별 운동 프로그램은 좋은 자세, 유연성, 근력, 정상적인 리듬감과 움직임의 대칭성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 댄스, 태극권, 요가, 산책, 양팔을 음악에 맞춰 앞뒤로 교대로 흔들기, 골프, 탁구, 테니스, 배구와 같은 스포츠, 트레드밀 운동, 여러 가지 영법으로 수영하기, 지팡이 짚고 하이킹 하기 등이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좋은 운동이다.

다만 파킨슨병은 운동 능력 저하가 특징이기 때문에 파킨슨병 환자에겐 운동이 때로는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따라서 무리하지 말고 환자가 할 수 있는 만큼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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