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셔터스톡

최근 혈우병에 대한 유전자 치료의 임상 시험이 성공리에 끝나며 혈우병 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혈우병은 혈액응고인자의 선천적 결핍으로 인한 출혈성 질환이다. 유전자가 X 염색체에 존재하는 제8응고인자와 제9응고인자의 결핍이 가장 흔하며 각각 A형 혈우병, B형 혈우병이라 칭하기도 한다.

혈우병 A는 인종과 민족을 막론하고 보통 신생아 5,000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는 약 2만 명의 사람이 이 질환을 앓고 있다. 혈우병 A 환자가 혈우병 B 환자보다 네 배나 많고, 혈우병 A 환자의 절반 이상이 심각한 유전적 결함으로 이 질병을 앓고 있다.

혈우병 환자는 혈우병이 없는 사람 보다 더 빠른 출혈을 보이지는 않지만, 더 장시간 출혈을 하는 경향이 있어 내부 손상의 위험이 있다. 혈우병의 특성은 심한 상처는 물론 아주 작은 타박상만 입어도 근육, 관절, 장기에서 동통(몸이 쑤시고 아픔)을 동반한 출혈이 발생하는 것이다.

아직까지 혈우병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어 환자들은 혈액에서 추출한 응고인자 농축 제제나 유전자재조합제제(단일클론항체)를 주기적으로 정맥에 주사해 불시 출혈에 대비하거나 증상을 완화해야 한다.

영국 국립의료보험(NHS) 산하 바츠 헬스(Barts Health)와 런던 퀸메리대학 공동 연구진은 A형 혈우병 환자 13명을 제8 혈액응고 인자를 만드는 유전자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보도했다.

연구진은 제8 응고인자를 만드는 온전한 기능을 지닌 유전자를 무해한 바이러스에 실어 10명에게는 고용량을, 나머지 3명에게는 저용량을 주입했다.

그 결과 고용량을 주입한 그룹은 5개월 후 제8 응고인자가 정상수치로 회복됐고 저용량 그룹은 8개월 후 정상수준에 도달했다.

환자들은 한 차례의 유전자 치료를 받은 1개월 후부터 증상이 개선되기 시작해 18개월 이상 지속됐다. 이 치료를 받은 후 환자들 모두 출혈을 막기 위해 거의 매주 한 번씩 맞던 혈액응고 인자 주사를 맞지 않아도 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

이번 연구를 이끈 바츠 헬스의 혈우병 임상실장 존 패시 박사는 "우리의 기대를 훨씬 뛰어 넘는 놀라운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러한 상태가 장기간 지속한다면 혈우병 치료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미국 필라델피아 아동병원의 린제이 조지 박사가 이와 유사한 유전자요법으로 혈우병B 환자 10명을 치료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연구진은 미국을 비롯한 4개 대륙의 환자로 대상 범위를 확대해 유전자 치료의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실험 결과는 9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미국 혈액학회 연례회의에서 발표됐으며 미국의 의학전문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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