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셔터스톡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환자의 투약 기록을 추적하는 센서가 부착된 '디지털 알약'을 처음으로 승인해, 스마트 의약품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일본 오츠카제약과 미국 프로테우스 디지털 헬스가 공동 개발한 이 의약품의 이름은 아빌리파이 마이사이트(Abilify MyCite)로 우선 조현병 치료제로 개발됐다.

미국 의사협회(AMA) 기관지가 2015년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 다섯 종류 이상의 의약품을 복용하는 성인 인구의 비율이 1999년 약 8.2%에서 2011년에는 약 15%로 늘었다. 복용해야 할 약이 많아진 만큼, 환자들이 제 시간에 어떤 약을 먹어야 할 지 기억하기 어려워지는 경우도 많다.

또한 미국에서 처방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아 발생하는 헬스케어 비용이 연간 1000억~2890억달러(한화 약 108조~31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핵 등 전염성 질병의 경우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으면 공공 건강에도 위협이 된다. 따라서 의료 관계자들은 전화나 문자 알림, 타이머, 앱, 시간이 표시된 약통, 교육 및 상담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아빌리파이 마이사이트는 구리, 마그네슘, 실리콘 등 식품에 함유된 안전한 성분으로 만들어진 센서를 알약에 부착해 약이 위액과 접촉하면 감자 배터리 등을 활용해 가슴에 부착한 패치에 전기 신호를 보내는 방식이다. 패치는 밴드 형태로 7일마다 교체한다. 복용 날짜와 시간뿐 아니라 환자의 신체 활동량 등도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전송된다. 환자는 원한다면 컨디션과 수면시간 등도 추가해 의료인에게 데이터를 보낸다. 환자는 데이터베이스에 누가 접근할 수 있는지 관리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조현병 치료제에만 적용됐지만 이 기술은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우선 수술 후 환자의 진통제 복용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임상실험 참가자들의 복용 여부도 체크할 수 있다. 또한 보험사들은 디지털 알약을 복용하는 환자들에게 보험료 인하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 약물 치료를 명 받은 사람이나 정신병동에서 퇴원한 환자들의 복용 상태도 감시할 수 있다. 미 콜럼비아대학 정신과 의사인 폴 애플바움은 "상당수 조현병 환자들이 부작용을 두려워하거나 질환 자체를 인정하지 않거나 의사의 의도를 의심하는 편집증 때문에 약을 복용하지 않는다. 이 기술이 조현병 약물에 우선 적용된 데에는 이러한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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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생활 침해 논란과 개인 정보가 악용될 소지도 있으며, 심지어 생체 의학의 빅 브라더라는 의견도 있다. 특히 피해망상 증상이 있는 조현병 환자들이 이러한 감시 시스템을 자발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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