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위키미디어 커먼스

전 세계 인구 중 조현병 환자 비율은 약 1%이며, 조현병 환자의 최소 60%는 환청을 경험한다. 그리고 조현병 환자가 겪는 환각과 환청은 대부분 경멸적이거나 위협적인 성격을 띤다. 이러한 환청을 아바타로 만들어 환자들이 대면하게 하면 환청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조현병 증상에는 약물 치료가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지만 약물 복용 후에도 약 25%의 환자는 환청을 계속 겪는다. 인지행동요법도 적용할 수 있지만, 효과가 나타나는 환자 비율은 극히 낮다. 지금까지 개발된 치료법으로는 환청 증상을 없앨 수 없는 환자가 여전히 많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인지행동요법을 차용한 참신한 치료법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다만 상용화를 위해 치료법은 단기간 지속되고 광범위한 의료인들이 적용할 수 있는 것이어야 했다. 이에 따라 영국 킹스칼리지 연구팀은 조현병 환자의 환청을 아바타로 만들어 환자가 대면하게 하는 치료법을 개발해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20년 간 조현병을 앓았고 평균 3~4가지의 환청을 듣는 조현병 환자 15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게는 아바타 치료법을 다른 그룹에게는 이 연구를 위해 고안된 상담치료를 적용했다.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두 그룹 모두 항정신병 약물을 복용했다.

아바타 치료법은 주 1회 각 50분간 여섯 차례 실시됐다. 치료에 앞서 환자들은 치료사와 함께 가장 편하게 느껴지는 환청과 환청의 내용, 음색, 모양 등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해 아바타를 만들었다. 치료는 환자, 치료사, 아바타 간 3자 대면으로 이뤄졌으며 치료사가 치료사와 아바타의 1인 2역을 했다.

치료 도중에는 환자가 아바타가 하는 말에 적극 맞서고 틀린 말을 할 경우 강력하게 반박하도록 했다. 환자가 아바타에 대한 통제권을 갖도록 한 것이다. 각 세션은 녹화돼 오디오 파일을 환자에게 전달했다. 이후 환자는 환청이 들릴 때마다 이 오디오 파일을 재생할 수 있다.

상담치료 또한 비슷한 일정으로 진행됐다. 환자들은 자신을 불안하게 하는 것들을 얘기함으로써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실용적인 방법들을 논의했다. 이 그룹의 환자들도 상담 후 긍정적 메시지가 담긴 오디오 파일을 받았다.

12주 후 실험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연구원들이 환자들의 환청 증상을 분석한 결과 아바타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증상이 상담치료 그룹보다 훨씬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12주 후 아바타 치료 그룹 중 7명, 상담치료 그룹 중 2명에게서 환청 증상이 완전히 사라졌다.

연구팀은 비용이 적게 드는 분석 방법과 아바타 치료법이 증상을 완화시킨 메커니즘을 알아내기 위해 추가 연구를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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