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팩셀스

타인과 상호 작용할 때 부끄러움, 회피, 비사교성 등 세 가지 형태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사회적 위축'(social withdrawal)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누구나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지만, 과거 연구 결과들은 하나같이 지나친 고독은 건강하지 못하며 그에 따른 심리적 여파가 평생 동안 지속된다는 내용이었다. 실상 사회적 위축은 불안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공통적 특징이지만, 그 원인은 사람마다 다르다. 사회적 교류는 인간 생활의 필수적 부분이기 때문에 사회적 위축의 영향에 대해 심도 깊은 연구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

미국 버팔로대학 연구팀이 부끄러움, 회피, 비사교성 등 세 가지 형태의 사회적 위축 간 관계를 연구한 결과, 이러한 현상이 행동적 접근 시스템(Behavioral Approach System) 및 행동적 억제 시스템(Behavioral Inhibition System)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행동적 접근 시스템(BAS)은 접근 행동과 욕구를 통제하는 도구이며 행동적 억제 시스템(BIS)은 회피 행동과 욕구를 통제하는 도구다. 연구팀은 '신흥 성인기'(emerging adulthood)라 불리는 20대 때의 경험이 이러한 사회적 위축의 세 가지 형태와 관련이 있는지 조사했다. 신흥 성인기에 대해서는 경험적 분석이 거의 이뤄진 바 없기 때문에 행동학 분야에서 애매한 영역으로 남아 있다.

부끄러움에 따른 사회적 위축은 공포나 불안감 때문에 발생하며, 회피에 따른 사회적 위축은 사회적 교류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 반면 비사교성에 의한 사회적 위축은 공포나 불안감과는 전혀 상관 없으며, 책을 읽거나 기계를 만지며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연구팀은 20대 성인 295명에게 사회적 위축의 동기에 대해 기술하도록 했다. 그 결과 사회적 위축의 요인은 공격성, 불안, 창의성, 사회적 쾌감 상실, 행동적 접근 시스템 및 행동적 억제 시스템으로 부정적, 긍정적 요인이 뒤섞여 나타났다. 따라서 이번 연구 결과는 행동적 접근 시스템과 행동적 억제 시스템이 다양한 형식으로 조합돼 사회적 위축의 세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는 기존의 이론을 뒤집는 것이다. 또한 비사교성에 의한 사회적 위축이 창의성이라는 잠재적 이점이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사회적 위축이 긍정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결과를 도출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연구팀은 "사회적 위축의 폐해는 대체로 발달학의 측면에서 연구되는 경향이 있다. 다 큰 성인인 20대가 아닌 아동기와 청소년기에 지나치게 고립된 생활을 하면 사회적 지원, 사회적 기술 발달 등 사회적 교류에 따른 긍정적 영향을 받지 못해 많은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사회적 위축의 부정적 여파에만 지나친 관심이 집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출처 = 팩셀스

연구팀은 부끄러움이나 회피에 따른 사회적 위축 또한 창의성으로 이어질 수 있으나, 이러한 타입은 부정적 인식과 두려움 때문에 혼자 있는 시간을 행복하고 생산적으로 보내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어느 한 사람이 한 가지 타입의 사회적 위축 형태만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타입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았다. 부끄러움과 비사교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사회적 위축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월든과 토마스 머튼 등 과거 현자들이 자연 속에 파묻혀 자신의 내면을 파악하기 위해 은둔 생활을 한 데 대한 학문적 뒷받침이 될 수 있다.

연구팀은 비사교적 청소년이 혼자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사실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더 많으며 반사회적 성향을 가진 것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사회적 교류를 충분히 경험하고 창의적 행동에 몰두하기 위해 혼자 시간을 보낼 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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