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픽사베이

실시간으로 건강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초소형 센서가 개발됐다. 싱가포르국립대(NUS) 연구진이 개발한 이 센서는 사람의 머리카락 한 올 크기의 부드럽고 신축성 있는 극세사로 만들어졌다.

전도성 액체 금속을 사용하는 다른 미세 유체 장치와 이번에 개발된 극세사 센서의 가장 큰 차이는 피부에 쉽게 착용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이 연구를 이끈 NUS 생명공학과의 림취택 교수는 극세사 센서가 피부의 곡률과 유사한 형태여서 이물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초소형임에도 불구하고 센서의 전기 전도성과 기계적 변형성이 탁월해 신체의 변화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덧붙였다.

극세사 센서는 부드러운 실리콘 재질의 초소형 튜브 안에 금속 합금을 넣어서 만들어졌으며, 합금이 감지 소자의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이 센서가 심장 및 혈압 문제가 있는 환자의 활력 징후(vital sign, V/S)를 모니터링 하는 데 특히 유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의사들은 VS 측정을 위해 즉각적인 피드백조차 제공하지 않는 부피가 큰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림 교수는 "새롭게 개발한 센서는 전도성 실과 같은 역할을 하므로, 이 센서 실로 장갑을 만들면, 의사가 장갑을 끼고 생체 신호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개발된 극세사 센서는 지방 선조가 축적돼 동맥 경화가 진행되는 동맥경화(죽상경화) 환자에게도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방 선조에 대한 주기적인 검진이 이뤄지지 않으면 혈류가 차단돼, 환자가 장기 기능 부전이나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 NUS의 연구진은 새로운 센서가 플라크(동맥경화반)가 혈관을 막기 전에 알아차리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센서가 혈관의 강직도 변화를 모니터링해 혈관이 막히기 전에 알려준다는 설명이다.

현재 의사들은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해 혈관의 플라크를 감지하는 데, 이를 위해서는 전문 의료진이 꼭 필요할 뿐 아니라 검사 비용도 많이 든다.

붕대압력 모니터링 기능

연구진이 미국 국립과학원원회보(PNAS)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극세사 센서는 정맥궤양(venous ulcer) 관리에도 사용될 수 있다. 정맥궤양은 다리의 혈류를 심장으로 제대로 보내지 못해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을 때 발생한다.

싱가포르 종합 병원과 공동으로 벌인 연구에서, 연구진은 극세사 센서를 붕대 압력 모니터링에 사용할 수 있는지 시험해 보았다. 통상 정맥궤양 치료에는 환자의 다리에 다양한 압력으로 붕대를 감는 압박치료(compression therapy) 방식이 사용되는데, 붕대를 너무 강하게 감으면 조직 손상을 일으키고 너무 느슨하면 효과가 없기 때문에 적정한 압력을 가하는 것이 이 치료의 핵심이다.

연구진이 극세사 센서를 사용해 본 결과, 전문 의료진이 수동으로 압력을 측정할 필요가 없을 뿐 아니라 실시간 정확하게 자동으로 압력을 측정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앞으로 정맥궤양 환자가 붕대 압력을 추적하기 위해 극세사 센서 앱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 앱을 통해 의사와 정보를 공유하며 원격 치료가 가능해진다.

극세사 센서 상용화

림취택 교수는 극세사 센서가 스마트 의료 인공 장치에서부터 인공 피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미 센서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으며 사용자 편의를 향상하기 위해 디자인 개선에 힘쓰고 있다. 새로운 혁신 덕분에 지난 9월 연구진은 타이베이에서 개최된 세계 의료혁신 대회(EMedIC)에서 '최고의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 새로운 기술이 의학계에 본격 도입되면 의료진뿐 아니라 환자에게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 메디컬리포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