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팩셀스

미국 메이오클리닉의 연구진이 심방세동 환자의 신장 손상 위험을 줄여줄 수 있는 경구용 항응고제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비-비타민 K 길항제 경구용 항응고제(NOAC)의 효과와 안정성을 검증하고, 이를 가장 널리 쓰이는 항응고약물인 와파린(warfarin)과 비교했다.

심방세동은 심장박동이 불규칙하게 나타나는 부정맥의 한 형태로, 심방 내 혈전 생성, 뇌졸중, 심부전을 유발할 수 있다. 심방세동 환자들은 뇌졸중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주로 와파린을 복용한다. 와파린은 혈액응고에 관여하는 비타민 K 작용을 억제해 생체 내 혈액응고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와파린과 헤파린 등 항응고제는 신장 손상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이번 연구 논문의 주요 저자인 샤오시 야오 박사는 "경구용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환자의 신장 기능 저하는 중요한 문제지만 그동안 임상시험에서 간과돼 왔다"고 지적하며, "이번 연구는 혈액희석제를 복용하는 심방세동 환자들 사이 신장 기능 저하가 매우 빈번히 나타난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야오 박사는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환자 4명 가운데 1명 꼴로 복용 2년 이내에 신장 기능이 현저히 저하된다. 7명 중 1명은 항응고제 복용으로 인해 급성 신부전이 발병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옴튬랩스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2010년 10월 1일부터 2016년 4월 30일까지 경구용 항응고제를 처방받은 심방세동 환자 총 9769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환자들이 복용한 항응고제는 아픽사반(apixaban), 다비가트란(dabigatran), 리바록사반(rivaroxaban) 그리고 와파린이었다.

그 결과, 항응고제를 복용한 환자들에게서 신장의 노폐물 여과율이 30% 낮아지고, 혈중 크레아티닌 수치 및 노폐물 양이 두 배로 증가하고, 급성 신장 손상과 신부전증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신장이 체내 노폐물을 덜 제거했다는 의미로 신장 기능이 나빠졌다는 뜻이다.) 또한 연구팀은 항응고제 복용 후 2년간 환자 예후를 추적관찰한 결과, 이들의 신장 기능이 저하됐음을 밝혀냈다. 상기 네 가지 지표의 누적위험을 살펴본 결과, 신장의 노폐물 여과 기능이 저하될 누적위험은 24.4%였고 신장 내 노폐물이 여과되지 않고 쌓일 누적위험은 4%였다. 급성 신장 손상이 발생할 누적위험은 14.8%, 신부전증이 발병할 누적위험은 1.7%였다.

또한 연구팀은 NOAC 복용군과 와파린 복용군을 추려내 비교한 후 NOAC 복용군이 와파린 복용군보다 신장 이상 반응을 일으킬 위험이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야오 박사는 "많은 심방세동 환자들이 고령에다 당뇨병, 고혈압 등 위험인자를 갖고 있어 신장 질환 발병 위험이 워낙 높다"고 설명하며, "환자들이 복용하는 상당수 약물이 신장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신장에 최대한 무리를 주지않는 약물을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메이요클리닉의 심장병전문의 피터 노즈워디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가 의사들의 환자 치료에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야오 박사와 노즈워디 박사는 의사들이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환자들의 신장 손상 및 기능 저하 위험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환자는 당담의사와 상의 없이 임의로 용량을 변경하거나 중단해선 절대로 안된다.

심방세동이란?

2010년 기준 전 세계에서 약 3350만명이 심방세동을 앓았으며, 이 가운데 남성이 2090만명, 여성이 1260만명으로 남성 환자의 수가 많았다. 남성 유병율은 10만명당 596명, 여성 유병율은 10만명당 373명 꼴로 집계됐다.

심방세동 환자는 가슴 두근거림, 무력감, 피로감, 현기증, 호흡곤란, 가슴통증 등의 증상을 겪는다. 하지만 일부 환자들은 아무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전혀 모르고 있다가 건강 검진으로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심방세동은 지속시간에 따라 발작성, 지속성, 오랜기간 지속성, 영구형 심방세동으로 구분된다. 발작성 심방세동은 갑자기 심방세동이 발생하여 몇 분에서 몇 시간 동안 지속되다 저절로 정상 심장박동으로 돌아오는 경우다. 지속형 심방세동은 정상 심장박동으로 저절로 돌아오지 않아 약물이나 전기 쇼크 등을 이용해 정상 심장박동으로 전환시켜야하는 경우를 말한다. 오랜 기간 지속형 심방세동은 1년 이상 지속된 경우에 해당한다. 영구형 심방세동은 너무 오랜 기간 지속되어 처치를 해도 정상 심장박동을 회복할 수 없는 상태이며, 증상 완화를 위해 반드시 약물 복용이 필요한 경우를 말한다.

심방세동의 원인은 고혈압, 심근경색, 심장 판막 이상, 선천성 심장 결함, 호르몬 또는 대사 불균형 등이며, 카페인, 술, 담배와 같은 특정 화학물질에 노출되는 경우도 원인이 된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합병증은 뇌졸중과 심부전이다.

심장이 정상적으로 뛰지 못하면 심장 내에 피가 원활히 돌지 못하고 고여 혈전이 만들어지고, 이 혈전이 혈류를 타고 흘러가다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을 초래하게 된다. 비정상적인 심장박동은 심장을 약화시켜 결국 심부전을 유발할 수도 있다.

심방세동과 같은 심장질환을 예방하려면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건강에 해로운 생활습관을 피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한편 건강한 식생활을 하고, 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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