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셔터스톡

수면이 학습 능력을 향상하고 부정적인 기억을 강화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버드대 의대의 인지 신경학 박사 로이 콕스가 이끄는 연구진은 50명 이상의 참가자에게 일종의 기억력 테스트를 시행했다. 참가자들은 부정적인 이미지나 중립적인 이미지 중 하나를 보고, 자신이 본 이미지를 기억해내는 테스트를 받았다. 그리고 12시간 후, 참가자의 절반은 잠을 자고, 나머지 절반은 잠을 자지 않았다.

이들을 상대로 뇌파 검사를 한 결과, 잠을 잔 참가자들이 자지 않은 참가자보다 부정적 이미지를 더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다만 모든 참가자가 부정적인 것과 중립적인 내용을 똑같은 속도로 잊었다.

로이 콕스 박사는 "흥미롭게도 수면은 모든 기억을 똑같이 취급하지 않는다. 수면은 부정적인 기억을 지키는 파수꾼이다"고 지적했다.

콕스 박사와 그의 연구진은 뇌가 수면 중에 부정적 정보를 기억하는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 미래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뇌가 부정적인 정보를 특별히 처리하는 능력을 타고났다는 것이다.

튀빙겐 대학의 신경학 박사인 모니카 쇼나우는 인간의 기억과정을 시각화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쇼나우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뇌파 검사와 학습 알고리즘을 이용해 수면 중 뇌가 기억하는 과정을 살펴보았다. 뇌파 검사를 통해서는 두뇌 활동을 추적했으며, 학습 알고리즘으로는 최근 배운 것을 처리하는 데 있어 두뇌 활동이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았다.

연구진은 참가자의 절반에게는 얼굴이 담겨있는 이미지를, 다른 절반에게는 여러 집의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참가자들이 8시간 동안 잠을 자는 동안 연구진은 학습 알고리즘이 참가자가 보았던 이미지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시험해 보았다. 그 결과 학습 알고리즘은 이미지 예측에 있어 65%의 정확도를 보여주었다.

쇼나우 박사는 "잠을 자는 동안 두뇌는 우리가 최근 배운 것을 처리하며, 이런 과정이 정보를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걸 증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면 부족의 두뇌에 일어나는 일들

잠을 자는 동안 우리의 몸은 세포를 수리하고 항체를 만드는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 컬럼비아 대학 메디컬 센터의 신경학 교수인 칼 W. 브라질에 따르면, 뇌는 우리가 자는 동안 활동적으로 필수적인 업무를 수행하며, 충분히 자지 않으면 뇌가 제 기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없다. 수면 중에 뇌와 신체 일부에서 몇 가지 전기, 화학적 처리 과정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 수면 중에 뇌는 하루 동안 배운 정보를 평가한다. 뉴런이 새롭게 연결되며 새로운 정보를 유지하고, 기존의 뉴런 간 연결이 깨지고 새롭게 연결되는 과정이 일어난다. 뇌가 모든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밤에 충분히 자야 한다.

- 경각심이나 의식의 선명도는 하루에 얼마나 많이 잠을 자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수면 부족이 누적되면 기억력과 주의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2003년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2주 동안 6시간의 수면만 취한 사람들은 점차 주의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예민하고 우울한 경향이 있다. 2007년 실시된 한 연구에서 뇌 영상을 검사한 결과, 밤에 적절한 수면을 취한 사람의 뇌는 뛰어난 정서 조절 능력을 보였다. 반면 불면증으로 고통받는 사람은 우울증, 심한 감정 기복 등 부정적인 기분에 쉽게 사로잡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수면 부족은 문자 그대로 사람을 아프게 할 수 있다. 신체는 세포를 고치고 면역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휴식이 필요하다. 수면 중에 신체는 성장 호르몬을 분비하고, 세포와 근육을 재생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2012년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충분히 자지 못한 사람들은 충분한 양의 항체를 생성해 감염에 대응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또 충분히 잠을 자지 못하는 사람들이 감기에 잘 걸리며 백신에도 덜 효과적으로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면증의 흔한 증상들

- 불면증은 가장 흔한 수면 장애로 성인의 절반 정도가 가끔 불면증을 경험하며, 전 세계 인구의 약 10%가 만성 불면증을 경험한다.

- 불면증의 증상으로는 전반적인 에너지 부족, 피로감이나 졸음, 집중력 저하, 감정 기복, 건망증, 업무 능력 저하 등이 있다.

- 술, 커피, 초콜릿과 같은 음식 및 음료가 수면 패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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