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셔터스톡

의학전문가들은 전자담배를 이용해 기체화된 액상 니코틴을 흡입하는 '베이핑'(vaping)이 담배를 끊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대안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니코틴, 프로필렌 글리콜, 향료 등으로 이루어진 베이핑 용액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물론 베이핑 용액 가운데는 중독을 유발하는 니코틴이 들어있지 않은 경우도 있다.

호주 정부는 액체 상태의 니코틴을 함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베이핑 용액의 구입 및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호주 식약처(TGA)는 액상 니코틴을 유독물질로 분류하기 때문이다. 다만 연초담배 흡연은 여전히 합법적이다.

영국 퀸메리대학교의 헤이든 맥로비 교수는 "담배를 끊을 의지가 아예 없거나 끊을래도 도저히 끊을 수 없는 흡연자들에게 베이핑으로 갈아타는 것은 차선책이 될 수 있다. 장기 베이핑에 어떤 위험이 있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지만 일단 전자담배가 연초담배보다는 훨씬 덜 해롭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베이핑은 담배 연기 없는 삶을 위한 또 다른 옵션이다. 사람들은 흡연자들을 전통적 흡연 방식에서 벗어나도록 장려하는 동시에 비흡연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정책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핑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베이핑이 흡연자들이 담배를 끊도록 돕고 일반 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점에 무게를 두며 순기능을 강조한다. 하지만 그동안 많은 국가들이 전자담배의 사용, 즉 베이핑을 다음과 같이 규제해 왔다.

- 오스트리아에서는 전자담배와 니코틴 용액을 넣는 카트리지를 각각 의료기기 및 의약품으로 분류한다.

- 벨기에에서는 니코틴이 함유된 카트리지의 판매가 칙령에 의해 합법화 됐다. 단, 카트리지의 용량이 2ml 이하이고 니코틴 함량이 1ml 당 20mg을 초과하지 않는 경우로 제한된다. 16세 미만 미성년자에게는 전자담배 판매가 금지된다.

- 크로아티아에서는 전자담배를 담배 제품의 일종으로 분류하는 법률이 제정됐다. 모든 폐쇄된 공공시설 및 공공 건물에서 베이핑이 금지된다. 전자담배의 판촉 및 광고 또한 법으로 금하고 있다.

- 홍콩에서는 니코틴이 함유된 전자담배가 제1유형 유독물질로 분류된다. 이러한 유독물질을 불법 소지 혹은 판매하는 경우에는 최대 2년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 싱가포르에서는 담배의 광고 및 판매를 규제하는 담배법 제16조 1항에 따라 전자담배를 금지한다.

- 일본에서는 니코틴이 함유된 전자담배가 2010년부터 금지됐다. 니코틴이 전혀 없는 전자담배의 경우에는 관련 규제가 없어 성인은 물론 미성년자에게도 판매되고 있다.

- 한국에서는 전자담배의 판매 및 사용에 많은 세금이 부과된다.

베이핑은 건강을 해친다?

전자담배에 니코틴이 함유돼 있는지 여부를 떠나서, 니코틴 말고도 베이핑 용액을 구성하는 다른 화학물질들이 ​​사용자의 건강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의과대학 연구진들이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우리 몸에 잠재적으로 위험한 면역반응을 유발한다. 연초담배 뿐만 아니라 전자담배를 피울 때도 면역반응은 일어난다. 담배 연기나 전자담배의 증기가 폐에 도달하면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이 화학물질을 이물질로 감지해 이를 제거하기 위한 공격을 시작한다. 그런데 면역 세포는 폐의 일부 또한 마땅히 제거해야한다고 생각해 이 부분을 공격하기도 한다. 니코틴이 없는 순수한 수증기를 흡입하는 경우에도 이와 똑같은 반응이 나타난다.

미국 텍사스주 메모리얼 허먼 메디컬센터의 호흡기내과 전문의인 푸샨 자니 박사는 "담배 연기 때문에 기도가 자극을 받으면 우리 신체의 면역체계 세포가 활성화 된다. 이 세포들은 우리 몸에 잠재적 위협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폐에 도달한 후 파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공격할 것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러한 과정은 폐를 파괴할 수 있고, 이러면서 폐 질환이 발병하게 된다 "고 설명했다. 베이핑이 폐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뜻도 된다.

▲ 출처 = 셔터스톡

베이핑 용액은 용해제를 포함, 화학물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기체 상태로 변할 때 미립자(에어로졸)를 만들어낸다. 전자담배 용액에 포함된 프로필렌 글리콜이라 불리는 화학물질은 열을 가하면 발암 물질인 프로필렌 산화물이 된다. 액체 상태의 아크롤레인은 상기도를 자극하고 기도 저항을 증가시켜 천식을 유발하기도 한다. 베이핑 용액을 가열하는 데 사용되는 금속인 주석은 폐 세포에 유독하다. 금속 나노 입자가 폐에 쌓이면서 독성 효과를 초래하거나 혈류로 흘러 들어갈 수도 있다.

전자담배의 맛을 내는 향료의 매력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전자담배에 빠져들곤 한다. 하지만 스탠포드대학교의 이비인후과 교수인 로버트 재클러 박사는 향료는 섭취해도 안전한 화학물질로 알려져 있지만 폐로 호흡할 경우에는 상당히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건전문가들은 여전히 니코틴 패치, 껌, 사탕 등의 금연보조제를 활용한 금연 방법을 권장하고 있다. 니코틴 대체 요법을 통해 니코틴의 양을 조절하고 이에 따른 신체 변화를 관찰하며 점진적으로 해로운 영향을 줄이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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