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등 합동연구 결과 발표

잠을 잘 때 코골이를 심하게 하는 사람 중에는 이른바 '수면무호흡증'인 경우가 많다.

'무호흡'이란 코와 입을 통한 호흡이 10초 이상 정지하는 경우이며, 수면무호흡증은 무호흡이 수면시간당 5회 이상이거나 7시간 이상의 수면 중 30회 이상일 때를 말한다.

그런데 전체 인구의 1~2%, 중년 이후 남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수면무호흡증이 알츠하이머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치매의 원인 중 하나인 알츠하이머는 기억력 감퇴와 언어능력 저하로 시작해 신경학적 장애와 성격변화, 폭력성 증가 등으로 이어진다.

알츠하이머병은 40~50대 무렵 단백질의 일종인 병적 아밀로이드가 뇌에 축적돼 65세 이후에 보통 발병한다.

분당서울대학병원 신경과 윤창호 교수팀은 아밀로이드가 침착되기 시작한 시기의, 정상적인 인지기능을 가진 수면모호흡증 환자와 대조군 19명을 대상으로 뇌 내 아밀로이드 양을 측정해 비교했다.

그 결과 수면무호흡증군 환자들의 우측 측두엽 피질과 후측 대상회에서 아밀로이드 침착 증가가 나타났다. 이 부위는 알츠하이머의 병적 이상이 시작되는 곳이다.

알츠하이머의 원인이 되는 아밀로이드는 수면 중에 뇌를 감싼 척수액을 통해 체내로 배출된다.

그러나 수면무호흡증으로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아밀로이드는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뇌에 쌓이게 된다.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은 또한 수면 중에 자주 깨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 휴식중이던 뇌세포가 억지로 활동하면서 아밀로이드 생성을 더욱 촉진한다.

수면무호흡증이 치매나 인지기능 악화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이전에 나온 바 있으나 대부분 고령층을 대상으로 시행됐으며,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따로 분리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의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KCDC) 산하 안산 지역사회 기반 코호트(cohort) 심층조사사업 참여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또한 분당서울대병원 외에도 고려대 안산병원 신철 교수, 하버드대의 로버트 토마스 교수, 보스턴 대학의 로다 오 교수 등이 연구에 공동으로 참여했다.

이 연구 결과는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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