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인 관리 필요성 대두

비만이나 고혈압 등 이른바 대사증후군은 한때 경제적 사정이 좋은 부유층에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오히려 저소득층이 인스턴트 식품이나 고칼로리 음식 섭취, 생계로 인한 운동 부족 등으로 대사증후군에 더 쉽게 노출되고 있다.

저소득층의 건강 악화는 이들의 근로능력을 떨어뜨리며 장기적으로는 사회적 문제도 될 수 있다고 의료계에서는 지적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김포시보건소 등은 최근, 2015년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1346만명중 소득과 재산을 반영한 건강보험료 분위와 비만율을 대조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저소득층에 해당하는 1분위는 모든 계층을 통틀어 고도비만율(BMI 30∼35)이 4.8%로 가장 높았고 초고도비만율(BMI 35 이상) 역시 가장 많은 편에 속했다.

또한 나트륨 섭취 역시 저소득층이 더 짜게 먹는다는 연구 결과 역시 최근 발표된 바 있다.

구호석 서울백병원 신장내과 교수팀은 2008~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3만107명을 소득 수준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결과를 보면 소득 하위 25%(저소득층)의 1일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3251mg인 반면 소득 상위 25%(고소득층)의 섭취량은 3217mg으로 34mg 적었다.

과도한 염분 섭취는 각종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그 중 당뇨병 유병률은 저소득층이 9.3%로 고소득층(8.1%)보다 높았으며 고혈압도 저소득층이 27.8%, 고소득층 25.9%으로 나타났고 기타 대사증후군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저소득층은 변이형협심증으로 인한 사망 확률도 높다는 것이 보라매병원 김학령 교수팀에 의해 밝혀졌다.

변이형협심증이란 새벽, 특히 음주 후 취침할 때 흉통이 나타나며 관상동맥이 일시적으로 심한 경련을 일으켜 좁아지는 것이 원인이다.

곧 경련이 풀리는 경우도 있으나 증세가 심하면 심근경색 혹은 부정맥으로 급사할 수도 있다.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원장 김병관) 순환기내과 김학령 교수 · 공공의료사업단 이진용 교수(이상 보라매병원) · 서울대 보건학교실 김자연 교수 연구팀은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변이형 협심증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활용해 2004년~2011년 동안 국내 병원에서 변이형 협심증 치료를 받은 환자 2476명을 대상으로 사망한 환자와 관련이 있는 주요 원인을 분석했다.

각 환자별 5년간 추적 관찰 기간 동안 178명(7.2%)이 사망했고 그 중 95명(3.8%)이 심장질환으로 사망했다. 분석 결과 고령층과 고혈압 혹은 당뇨 환자, 저소득층일수록 사망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들은 국가적 차원에서 저소득층의 의료비 지원과 체계적인 관리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한편 보라매병원에서 수행한 이번 연구는 지난 4월 해외 유명 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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