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황진혁 교수팀 연구결과

TV 드라마에서 갑작스럽게 등장인물을 '죽여야' 할 때 자주 등장하는 병명 중 하나가 바로 췌장암이다.

췌장암이 드라마 소재로 많이 채택되는 이유는 바로 조기 발견이 매우 어렵다는 데 있다. 초기 증세가 거의 없는 췌장암은 발견했을 때 수술로 절제가 가능한 경우는 20% 이내에 그친다.

또 육안상 완전 절제를 하더라도 미세 전이로 인해 재발할 확률이 높으며, 조직병리학적 특성상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에 대한 반응도 낮다.

이처럼 예후가 좋지 않은 췌장암에 대한 최신 치료법은 지난 2011년 개발된 폴피리녹스(FOLFIRINOX) 요법이다.

일종의 칵테일 요법이라고 할 수 있는 폴피리녹스는 항암제인 류코보린, 5-플루오로우라실, 이리노테칸, 옥살리플라틴 4제를 혼합해 처방한다.

이 치료법은 전이성 췌장염의 생존기간을 6개월에서 약 1년까지 늘릴 수 있지만 문제는 부작용이다.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으려면 각 약제의 누적 용량과 최소 용량을 잘 계산해야 하는데 어느 정도 분량이 적정선인지 객관적인 계산법이 없어 치료에 어려움이 있었다.

최근 이 폴피리녹스 용량 계산법을 세계 최초로 국내 연구진이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황진혁 교수팀은 폴피리녹스의 누적 용량을 자동 계산하는 알고리즘을 확립해 용량 하한선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2012년 4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폴피리녹스 복합항암제 치료를 받은 133명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은 환자들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동화 알고리즘을 개발, 항암제 누적 용량이 몇 %인지 쉽고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누적 항암화학 용량을 70% 이상 유지하는 것이 독성을 줄이면서도 종양 크기 감소를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다.

또 용량 50∼55% 이상이 종양 악화를 막으면서 환자의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마지노선과 같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종양연구협회 공식 국제학술지 '유러피언 저널 오브 캔서(European Journal of Cancer)'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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