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의약품 허가 못 받은 '건강보조식품'에 불과, 식약처에 임상시험 자료 요구

[메디컬리포트] '치매 예방약'으로 불리며 가벼운 인지장애 개선에 활용되고 있는 의약품 '글리아티린'의 효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됐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이하 건약)는 26일 국내서 치매 예방약으로 쓰이고 있는 글리아티린이 미국을 비롯한 해외 주요 국가에서는 의약품으로 허가조차 받지 못한 건강보조식품이라는 점을 들며, 그 효능에 대한 의구심을 표했다.

건약은 "글리아티린은 원 개발국인 이탈리아와 폴란드, 러시아, 아르헨티나 등에서만 의약품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말하며, "심지어 미국에서는 의약품으로 허가도 받지 못해 건강보조식품으로만 판매 중"이라 전했다.

이어 건약은 "글리아티린을 판매하는 제약사는 치매의 전 단계인 가벼운 인지장애를 치료하는 약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를 치료할 수 있는 약은 없다는 게 세계적 중론"이라면서, "치매라는 질병에 대한 두려움을 이용해 약을 판촉하는 어이없는 현실"이라 지적했다.

건약에 따르면, 공개된 대다수의 논문에서도 글리아티린을 구강으로 복용했을때가 아닌 주사 투약했을 때 효과를 봤거나, '도네페질'과 같은 기존 알츠하이머 치료제와 함께 투여했을 때의 개선 정도만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약은 글리아티린을 허가해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기존 연구에서는 효과를 확인할 수 없으므로 허가사항에 명시된 효능을 입증할 정도의 임상시험 자료가 있는지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글리아티린은 이탈리아의 이탈파마코에서 개발했으며, 주성분인 '콜린알포세레이트'로 만든 복제약이 국내에만 100개 넘게 출시돼있다.

이 약은 뇌 신경 손상으로 저하된 신경전달 기능을 정상화해 가벼운 인지장애 및 기억력 개선을 돕는 전문의약품이며, 식약처로부터 '뇌혈관 결손에 의한 2차 증상 및 병성 또는 퇴행성 뇌기질성 정신증후군, 감정 및 행동변화, 노인성 가성우울증'에 쓸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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