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인화란 동물이나 다른 사물 등에 인간의 특성이나 감정을 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출처=pexels)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의인화적인 사고가 슬픈 감정을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된다. 

의인화란 동물이나 다른 사물 등 비인간적인 대상에 인간의 특성이나 감정을 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령 잘 알려진 디즈니 영화 ‘미녀와 야수’에서 주전자나 촛대, 시계 등이 마치 인간처럼 행동하는 모습을 떠올리면 된다. 인기 있는 고전 동화 ‘피노키오’에 등장하는 주인공, 즉 나무 인형이 실제 소년처럼 느끼고 생각하며 걷는 능력이 부여되는 것도 이러한 의인화의 한 예다. 이외에도 ‘라이온 킹’ 등 추상적인 아이디어를 쉽게 이해시키고 그리기 위해 종종 문학 작품에서 많이 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의인화적 사고, 슬픔 완화에 도움 된다?

새 연구에 따르면, 의인화는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인 사람들의 슬픈 감정을 완화시켜 주거나 자제력을 높이는 역할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를 의인화적 사고라고 정의했는데, 감정을 마치 인간처럼 취급하고 생각한다는 것을 말한다. 

연구팀은 감정 분리와 감정 조절의 심리적 과정에 대한 연구를 통해, 슬픔을 의인화시키라는 요청을 받은 사람들이 그렇게 요청받지 않은 이들보다 덜 슬픔을 느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슬픈 감정, 어떻게 줄어들까? 

연구팀은 슬픈 감정이 감소하는 이유에 관해, 의인화된 감정이나 슬픔, 그리고 이를 생각하는 사람 사이의 인식 거리가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 결과 감정적 분리가 발생해 슬픔이 덜 느껴진다는 것이다.

연구팀의 이번 실험은 픽사 애니메이션인 ‘인사이드 아웃’에서 영감 받아 이루어졌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매우 슬프다고 느껴지는 삶의 특정 시기에 대해 글을 쓰도록 요청했는데, 한 그룹에는 여기에 의인화적 사고를 적용, 누가 슬픔이라는 감정이 될 것인지 쓰라고 요청했다. 

다른 그룹에는 삶에 미치는 영향과 감정적인 영향의 측면과 관련된 슬픔에 대해 글을 쓰도록 했다. 이후 두 그룹은 모두 자신의 슬픈 감정 수준을 1부터 7까지로 평가했다.

그 결과, 슬픔을 의인화시킨 첫 그룹 참여자들은 감정을 ‘미소가 없는 창백한 사람’ 혹은 ‘퀭한 눈’ ‘회색 머리’ 혹은 ‘고개를 숙이고 천천히 걸어가는 아이’ 등으로 묘사했다.

연구 저자 텍사스대 연구원 리 양은 이와 관련해, 참가자들은 의인화적 사고를 통해 감정을 사람으로 생각하고, 그 감정을 스스로 자신과 분리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부는 슬퍼하는 감정에서 더 많이 분리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행복함 같은 긍정적인 감정에 적용하는 것은 현명치 못하다고 강조했다. 좋은 감정을 최소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의인화는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인 사람들의 슬픈 감정을 완화시켜 주거나 자제력을 높여준다(출처=pexels)

또 다른 저자인 홍콩폴리텍대학 팡위안 첸과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충동구매 성향을 가진 소비자 행동을 더 잘 이해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도 밝혔다. 슬픔을 줄이면 구매할 물건에 대한 결정을 내릴 때 더 나은 자제력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슬픈 경험과 의인화된 슬픔에 대해 쓰도록 요청받은 두 그룹은 점심식사를 위한 반찬을 선택하라는 요청도 받았는데, 의인화된 사고를 한 그룹은 샐러드와 치즈 케이크 중 더 건강한 옵션을 선호했다. 이는 의인화된 사고로 자제력이 더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소비 선택에 관한 또 다른 실험도 수행했다. 생산성에 최적화된 개인용 컴퓨터나 오락에 가장 효과적인 컴퓨터 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여기서도 의인화적 사고 그룹은 더욱 실용적인 옵션을 선택했다. 

연구팀은 “의인화적 사고방식이 유혹에 저항하고 기분을 좋게 만들 수 있는 전략이 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또한 이전 하버드대학의 제럴드 잘트먼 교수의 발언을 더욱 뒷받침한다. 교수는 “감정이 사람들의 의사결정과 구매 행동을 전반적으로 이끌어낸다”고 말했는데, 이를 잘 이해하면 기업의 마케팅 및 브랜드 담당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 교수는 “구매 결정의 95%가 잠재의식에서 나온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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