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라이팅은 가해자 피해자 모두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사진=ⒸGettyImagesBank)

1948년에 개봉한 영화 ‘가스등’의 여주인공 폴라는 남편 그레고리에게 다락방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리며 가스등이 희미해진다고 말하지만, 그레고리는 이를 모두 폴라의 망상이라고 설명한다. 그레고리는 계속해서 모든 상황을 스스로 꾸며두고 폴라를 물건을 잘 잊어버리는 사람, 남편의 물건을 훔치는 사람으로 몰아세운다. 폴라는 지속적인 그레고리의 정신적 괴롭힘에 결국 자기 자신을 의심하게 된다. 

이러한 정식적 학대는 현실에서도 일어난다. 심리학 용어로는 ‘가스라이팅’이라고 부른다. 가스라이팅이라는 용어는 영화 가스등의 원작이기도 한 연극 ‘Gas Light'에서 유래됐다. 가스라이팅은 상황을 조작하고 상대의 심리를 조종해 그 사람의 현실인지능력, 판단력을 잃게 만든다. 심리적 불안감에 빠진 대상은 결국 자신을 그렇게 만든 사람에게 의지하며 통제를 받게 된다.  

이는 가족이나 연인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자신은 우월하며 상대를 하찮게 대한다. 피해자는 이러한 상황에 오래 노출되면 정말 가해가 우월한 존재며 자신은 하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문제는 스스로가 현재 정신적 학대를 받고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제3자의 입장에서 보면 존중받지 않고 있다는 점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지만, 피해자 본인은 조금씩 젖어들어 이를 알아차리기 힘들다. 

가해자도 자신이 하는 언행이 가스라이팅인지 인지하지 못하기도 한다. 진심으로 자신의 말이 옳다고 믿으며 피해자에게 하는 말은 모두 피해자를 위해서 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가스라이팅을 당할 때 가장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들은 주위의 친지들이다. 주위 사람이 인간관계에 있어 과도한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면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려줘야 한다. 또한, 가스라이팅 상황을 인지시키고 과감하게 그 사람과의 관계를 끊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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