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라마, 예능을 오고가며 바쁜 사람이 있다면 모두 유명 연예인이라 생각하지만 스크린과 텔레비전에 등장하지는 않아도 묵묵히 연예인을 빛나게 만드는 사람은 스텝이다. 보통 촬영장에는 출연자를 제외하고 50~130여명의 스텝이 분주하게 각자의 일을 하지만 촬영이 시작되는 시간부터 종료 시점까지 현장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은 연출자와 메이크업 아티스트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활동하며 업계에선 단연 최고라 불리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왕민 대표를 만나봤다. 왕성한 활동 속에서도 늘 건강한 모습을 지켜가는 그녀의 건강비결은 무엇인지 알아봤다.
Q : 왕민 대표님 반갑습니다, 메디컬리포트 릴레이인터뷰에 응해주신 것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요즘 많이 바쁘신 것 같아요? 근황은 어떠세요?
A : 예능방송은 지속적으로 하는 일이고 이제 곧 사전제작 하는 로코(로멘틱코메디 장르) 드라마 대본분석하면서 캐릭터 연구하고 있어요. 캐릭터 분석이 잘되면 현장에서 일이 수월하거든요.
Q : 올해로 방송 영화 메이크업 경력은 어떻게 되시고 첫 작품과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어떤 작품이 있을까요?
A : 시간 참 빠른 것 같아요. 엊그제 막내였던 것 같은데 경력이 어느덧 이 십 여년 정도 되가고 있어요. 처음에는 연예인 코디네이터로 일을 시작했고 이후에 무대예술 분야로 전직해서 연극, 뮤지컬, 오페라 분장팀으로 일을 했어요. 처음엔 신기하고 재미있었는데 수입이 적다보니 방송, CF, 뮤직비디오, 화보촬영 등의 메이크업을 본격적으로 하게 됐어요. 다행히 실력을 인정받아 불러주시는 감독님들과 제작사들이 많아졌고 메인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성실하게 일하다보니 다른 분들에 비해 일찍 실장으로서 메이크업 팀을 운영하게 된 같아요.
초창기 패션쇼 메이크업을 할 때 일인데 빠른 시간에 완벽한 메이크업을 해야 했는데 어린 나이에 기세고 키 큰 모델들 기에 눌려 손을 덜덜 떨면서 일했던 것이 기억나요. 초보라 손도 느리고 실력도 부족하니까 답답했는지 한 모델이 한숨 쉬면서 직접 메이크업을 하겠다며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났어요. 치욕적이고 굴욕적이고 어두운 흑역사죠. 어둡지만 제일 기억에 남아요. 그때가 있었으니 지금이 있겠죠. 이 분야는 최소 이삼년은 일을 해봐야 조금씩 인정받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Q : 방송과 영화 촬영현장에 도착하면 어떤 마음이 드세요?
A : 방송은 시청률이고 영화는 흥행이 최종목적이니 항상 긴장돼요. 또 셀럽들이나 연예인 위주로 일을 하다 보니 촬영 전 메이크업 하며 있었던 순간의 실수가 촬영장 전체 분위기를 나쁘게 만들 수 있어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죠. 특히 드라마나 영화는 씬과 씬의 연결, 조명, 촬영회차, 특수분장한 모습 등 신경 쓰이는 것이 많다 보니 실수를 용납할 수 없죠. 단발예능촬영에 비해 드라마 시리즈나 영화 촬영장에선 신경이 곤두서긴 합니다. 그래도 워낙 일을 사랑하다보니 계속 할 수 있는 것 같고 힘들어도 일을 할 수 있는 현장에 있을 때가 제일 행복해요.
Q : 어떤 연예인과 일하기 좋으세요.
A : 실명을 거론하기는 힘들고 아무래도 메이크업을 하기 편한 연예인은 얼굴 작고 피부 좋은 분이죠. 메이크업 하는 시간도 절약되고 출연자나 연예인이라고 다 예쁘고 잘생긴 건 아니니까요(ㅎㅎㅎ). 꼭 예쁘다고 잘생겼다고 편한 건 아니고 예뻐도 메이크업하기 힘든 얼굴이 있어요. 전과 후가 누구세요? 할 정도로 확연히 달라지는 얼굴도 있고 아무래도 성격 좋고 재밌는 분들하고 작업하는 것이 편하고 좋죠.
Q : 왕민대표님께서 가장 선호하거나 권하는 메이크업 스타일이 있다면요?
A : 깨끗한 피부 표현과 자연스러운 메이크업과 그리고 음영메이크업을 선호해요.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마다 잘 어울리는 컬러를 찾아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예뻐도 이미지에 맞지 않거나 어울리지 않는 색을 메이크업 할 수는 없으니까요.
Q : 바쁘게 일정 소화하시며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 있다면요?
A : 건강에 좋다는 것을 찾기보다는 건강에 좋지 않은 것을 피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아요. 남들처럼 골프나 수영 같은 운동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라서 담배와 타거나 짠 음식을 피하고 튀김류, 인스턴트, 햄버거, 피자, 콜라 등을 좋아하지만 제 사비로 사먹지는 않아요. 드라마나 영화촬영 같은 경우에는 6개월 정도 밤샘 촬영이 많고 불규칙하게 활동하다보니 체력이 생명이죠. 그래서 시간나면 많이 걷기 위해 노력해요. 1~2 정거장은 약속시간 보다 빨리나와 일부러 걷고 집에서 쉴 때는 기적의 운동이라는 발끝치기를 많이 해요. 식습관과 숙면이 중요한 것 같아요. 편식 없는 식습관과 잠을 정말 많이 자는 편입니다.(ㅎㅎㅎ)
Q : 피부도 상당히 좋은 것 같아요? 어떤 관리비결이 있는지요?
A: 일이 바쁘다 보니 피부관리 샵을 찾거나 할 수 도 없어서 무엇보다 아무리 추워도 자동차 히터바람은 가급적 피하고, 화장을 잘 지우고 잘 씻고 영양크림 잘 바르고 기본만 지켜는 것 같아요. 하지만 식사를 통해 흡수 못하는 비타민C는 항상 챙겨요.
Q : 좋아하는 음식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 특별히 가리거나 좋아하는 음식은 없어요. 집에 있으면 면역력에 좋은 마늘쫑, 절인양파, 마늘장아찌를 많이 먹고 귀찮아도 생수 대신 피로회복에 좋은 칡, 헛개나무를 번갈아 다려먹어요. 저는 제 건강을 위해 투자하는 비용은 적지만 잘 먹고, 잘 자고, 활동적으로 움직이자는 생각이 많아요. 현장에서도 마늘과 양파 덕을 많이 보는 것 같아요. 모든 스텝들 이 감기에 걸려 골골 할 때도 저 혼자 쌩쌩 했으니까요. (ㅎㅎㅎ)
Q : 메이크업에 관심 많은 메디컬리포트 독자분들께 한 말씀 해주신다면?
A : 메이크업 자격증을 취득하고 샵, 강사, 백화점 취업 등 이 분야 진로는 다양해요. 저도 많은 경험을 해봤는데 수입도 중요하지만 본인 적성과 맞는 분야의 진로를 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현장일은 수입도 불안정하고 경쟁도 정말 치열한 세계로 기반 잡힐 때까지 거의 수입도 없어서 열정 하나만으로 걸어왔던 것 같아요. 힘든 만큼 참 매력 있고 재미있는 일이기도 하지만 겉으로 화려함만 보고 시작했다가 금방 포기하는 직업이기도 하고요. 특히 연예인을 가까이서 접하고 싶어 무작정 시작하는 경우도 있고 배우고 익히는데 걸리는 시간도 길고 자리 잡기까지도 힘들어서 1~2년 하다가 포기 하는 경우도 많아요. 5년 이상 버티기 힘들어서 그렇지 그 이상만 견디면 수입도 꽤 괜찮아요(ㅎㅎㅎ)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이 딱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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