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초기대응에 문제多 역학조사에 높은 벽
등록일 2020년 02월 25일 화요일
수정일 2020년 02월 25일 화요일
 역학조사를 통한 초기대응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사진제공=보건복지부) 

지난달 20일 인천에서 35세 중국인 여성이 코로나19 1번 확진자로 판명되며 오늘(25일) 38일째로 확진자는 893명에 달했다. 이를 지켜보며 역학조사를 통한 초기대응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첫 번째는 턱없이 부족한 역학조사관과 조사원을 꼽고 있다. 지난달 31일 질본은 역학조사관이 중앙소속(질병관리본부) 77명, 시·도 소속 53명 있다고 밝혔지만, 모일간지의 취재로 시·도 소속은 45명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전시 의사협회 관계자는 “특정 감염병 발생 원인과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역학조사관의 주임무로 중앙과 시·도 소속 122명의 역학조사관이 사실상 코로나19처럼 확산 속도가 빠른 전염병 환자의 치료와 격리는 물론 접촉자에 대한 감염 관리 등의 중요 업무를 수행하고 관리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일침하면서 “평상시에는 일반직 공무원으로 활동하다 전염병이 발병되면 ‘위기대응팀’으로 편성할 수 있는 인력을 주민센터와 시군구에 양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는 국내신용카드, 체크카드, 모바일머니, 교통카드 등 사이버결제가 늘어나 역학조사에 더 빠른 대처를 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코로나19를 통해 상황은 정반대로 입증됐다. 감염이 예상된 신용카드 사용자의 신상을 알기 위해선 가맹점에서 소비자의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받더라도 여신금융협회, 금융감독원, 카드사와 은행, 질병관리본부 등의 긴밀한 협조를 받아야 했다. 

특히, 확진이 예상되는 접촉자가 개인정보를 알려주는 것을 반대하면 역학조사관은 해당경찰청(서)에 공문을 발송해 약1주일을 기다려 법원의 영장을 통해 개인정보 수집을 집행 할 수 있다. 이 기간이면 확진자와 접촉자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고 이는 고스란히 국민이 감당해야 할 몫이 되었다. 

카드사와 금융권이 협조해주면 1~2시간 이내에 정보를 수집해 확진자 동선과 접촉자 정보를 바로 처리할 수 있는데도 며칠이 걸려도 카드사용자의 정보수집처리가 어려운 상황에 현장의 한숨소리는 커지고 있다.  

한 역학조사관은 “시장이 경찰, 소방 등 관계기관의 협조를 구해 행정력을 총동원해 달라는 긴급회의를 주관하지만 실무자들은 개인정보처리법이란 높은 벽에 막혀 초기대응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애로를 말했다. 대전시의사협회 한 관계자도 “코로나19처럼 대단위 전염병 징후가 포착되면 발생하면 대통령령으로 국가방역에 필요한 최소한의 개인정보(성명, 나이, 연락처)는 역학조사관에게 전달해 조기대처 능력을 키우는 법안이 제정되거나 기존법안을 개정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재난선포와 함께 광역단체에 위기대응팀 등이 구성되면 은행과 카드사는 전국에 지점을 두고 있으니 시·도에 2명씩 파견해서 감염자의 신상만 제공해도 역학조사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역학조사관의 어려움은 알지만 현행법에 막혀 도움을 주고 싶어도 실행하지 못해 코로나19 조기대응에 협조하지 못하는 것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범정부대책회의 브리핑이 진행됐다(사진제공=보건복지부) 

세 번째는 강력한 행정력을 펼치지 못하는 정부를 향한 비판의 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신천지교회를 통해 전국으로 확산된 이번 코로나19에 정부가 강력한 제재를 가해 경찰, 검찰, 법원이 신도의 명단을 확보하고 역학조사를 통해 빠르게 막을 수 있었을 것을 골든타임을 놓치고 중앙재해안전본부까지 만드는 악수를 둔 것이 아니냐는 원망의 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방역을 담당하는 시·도 공무원들도 관계부처 공무원과 연락이 어려운 점에 애로를 토로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인 정세균 국무총리가 25일 대구에서 코로나19 방역을 현장 지휘해 사실상 질병관리본부의 핵심인력도 대구로 이동했다. 보건복지부와 질본의 테스크포스는 대구에 집중된 상태로 시·도의 역학조사관들은 질본의 실무자와 연락도 어려운 상황이다. 

“전체 확진자 893명 중 대구에 499명, 경북에 225명의 확진자가 분포한 만큼 집중적인 방역과 대응이 필요하겠으나 인력이 부족해 대구경북을 제외한 시·도를 외면하는 것이 외줄을 타는 듯 아슬아슬하다”는 것이 시·도 방역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IT국가로 성장했으나 코로나19에 조기 대처하는 모습은 후진국과 다를 것이 없고 IT기술과 융복합해 강력한 행정력을 펼쳤다면 초기대응에 성공했으리라는 것이 관계자와 전문가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김정재기자   r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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