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과 일반 감기는 그 증상 때문에 성가신 전염성 질병이다(사진=셔터스톡)

인간이 독감과 감기에 동시에 걸리지 않는 이유가 두 바이러스의 '경쟁'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2017~2018년 독감 시즌 동안 독감 관련 질병률은 모든 연령대에서 상당히 높았다. 4세 이하 연령대에서는 인구 10만명당 1만8,448.1명의 질병률을 기록했으며 5~17세에서는 1만 3,985.6명, 18~48세 1만 469.7명, 50~64세 2만 881.1명, 65세 이상 1만 1,690.6명이었다.

 

영국의 글래스고대학의 연구팀은 급성 호흡기 질환에 걸린 환자 3만 6,000명에게서 4만 4,000가지 샘플을 채취해 11종의 호흡기 바이러스를 구했다. 이 바이러스들은 저마다 고유한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피험자 중 35%는 바이러스 감염에 양성 반응을 보였으며 8%는 한 가지 이상의 바이러스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컴퓨터 모델을 사용해 호흡기 바이러스의 상호작용을 조사했다. 모델 분석 결과, 인플루엔자 A 바이러스와 일반 감기 바이러스인 리노바이러스 간에 상호작용이 발생했다. 이 두 가지 바이러스의 상호작용으로 동시감염 촉발이 억제됐다.

아울러 인플루엔자 A에 감염된 사람들은 다른 바이러스에 비해 리노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70%가량 낮았다. 

 

바이러스들이 서로를 공격하는지 여부에 대한 충분한 증거는 찾지 못했지만, 제한된 자원 때문에 동시감염이 발생할 가능성은 현저히 낮았다. 두 바이러스 모두 증식해서 숙주를 성공적으로 공격할 호흡기 자원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가지 바이러스 중 한 가지가 호흡기 자원을 대량으로 확보하는 경우, 다른 바이러스는 동일한 환경에서 번식할 가능성이 줄어든다. 

또 자원을 확보하지 못한 바이러스는 체내 면역 반응에 취약해서 쉽게 사라진다. 면역체계가 동시 감염 상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면역체계가 이미 한 가지 바이러스에 반응한 경우, 다른 바이러스는 면역체계가 방어하느라 바쁜 틈을 타 신체를 공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두통과 콧물, 근육통의 증상이 나타나면 독감이나 감기를 의심한다(사진=셔터스톡)

글래스고대학의 세마 닉바쉬 박사는 "이는 초원에서 사자와 하이에나가 먹이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것과 유사하다. 호흡기 바이러스들이 호흡기에서 자원을 놓고 경쟁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두 번째 침입자가 박테리아인 경우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바로 이 때문에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폐렴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이다. 호흡기에 바이러스 활동이 일어나면 박테리아들이 공격할 기회가 생긴다.

이번 연구 결과로 독감과 일반 감기에 동시에 걸리지 않는 이유를 알 수 있게 됐지만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그리고 바이러스 동시 감염에 취약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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