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추세가 지속될 경우 10년 내 미국의 인구 절반이 비만이 될 것이라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123RF)

세계적으로 과체중과 비만은 증가세를 보인다. 특히 미국의 경우 이 추세가 지속될 경우 10년 내 인구 절반이 비만이 될 것이라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와 우려가 제기된다.

영국 의학학술지 랜싯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더 건강한 생활 습관과 식습관을 누리지 않을 경우 2030년까지 미국인 4명 중 1명은 심각한 비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전망은 지난 26년간 600만 명 이상 미국 성인의 자체보고된 체질량지수(BMI) 데이터를 분석해 도출됐다.

이번 분석은 주 차원에서 비만을 조사한 첫 번째 사례 중 하나다. 결과에 따르면 특히, 남부와 중서부 주민의 50% 이상이 이미 비만으로 간주되고 있어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CNN은 50개 주 전체 인구의 최소 35%가 비만일 것으로 예상되며, 모든 주가 비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비만은 BMI 지수가 35 이상일 때를 기준으로 한다.

연구의 주요 저자이자 하버드공중보건대학원의 건강결정과학센터 분석가 재커리 워드는 "가장 우려되는 문제는 중증의 심각한 비만의 증가"라고 말했다.

연구는 또한 특정 하위 집단이 중증 비만 위험도가 가장 높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여기에는 여성(27.6%)과 비 히스패닉계 흑인 성인(31.7%), 연소득 5만 달러(31.7%) 미만인 저소득층 성인이 포함된다. 이와 관련해 재커리 워드는 "중증 비만인 성인은 25개 주에서 25% 이상이 될 것이다. 연간 가계소득이 2만 달러(2,330만 원) 미만인 저소득층 성인의 경우 중증 비만이 44개 주에서 가장 흔한 BMI 범주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CNN은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현재 미국인의 18%만 심각한 비만으로 간주되지만 비만 증가가 계속된다면, 중증 비만은 1990년대의 전체적인 비만 현상처럼 일반화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비만율 급증으로 의료비 증가 예상돼

실제로 비만율은 지난 수십 년간 증가해왔다. 2000년 당시에는 비만율이 35% 이상을 넘는 주가 없었지만 10년 후에는 많은 주가 이 수치를 넘어섰다.

2019년 미국은 2개 주, 콜로라도와 하와이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35% 이상의 비만율을 기록했다. 10개 주에서는 비만율이 45% 이상이었으며, 미시시피의 경우 50%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비만 추세가 지속된다면, BMI 분석에 근거해 2030년까지 미국 성인 2명 중 1명은 비만, 그리고 4명 중 1명은 심각한 중증 비만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당뇨병(780만 명)과 관상동맥심장질환(680만 명), 그리고 암(53만 9000명) 등의 추가적인 질병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의료비 역시 상당히 증가할 수 있다. 비만 관련 질병을 치료하는 데만 연간 총 660억 달러(76조 9,032억 원)가 소요되리라는 분석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비만이 급증한 이유 중 하나는 설탕이 함유된 단 음료와 초가공식품 섭취다. 모두 체중을 증가시키지만 영양은 거의 없다. 건강하지 못한 패스트푸드 식품의 가격 하락도 비만의 급속한 증가에 기여하는 요인이다.

타임지는 비만 증가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영양 교육을 비롯한 걷기 및 운동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에 대한 접근성 향상, 좌식 생활 습관 방지, 식이 요법 등 생활 양식 요소를 해결할 더 많은 방법이 개발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미국 내 비만 증가와 함께 생산성도 약 170만~300만 인년(1인당 수명 계산 단위년)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경제에 약 3억 9,000만(4,544억 2,800만 원)~5억 8,000만 달러(6,758억 1,600만 원)의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

영국 역시 향후 20년 내에 비만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사진=123RF)

물론 비만 급증이 미국에서만 벌어지는 일은 아니다. 영국 역시 향후 20년 내에 비만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의학 매체 힐리오는 영국의 건강 조사 결과를 인용, 2030년까지 비만 인구는 현재의 1,500만 명을 넘어선 2,600만 명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 같은 급증으로 66만 8,000건의 당뇨병과 46만 1,000건의 관상동맥심장질환, 그리고 1만 3,000여 건의 암 사례가 추가로 발생, 의료비는 연간 20억 파운드(3조 692억 6,000만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비만을 조장하는 환경에서는 개인의 행동 변화에 의존하는 것보다 주와 지방, 정부 수준의 개입과 이를 통해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규제 등이 시급히 도입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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