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2 양성 유방암이란 암세포 성장을 촉진하는 HER2 단백질 수치가 높은 유방암이다(사진=셔터스톡)

신약을 개발 중이던 유방암 치료 학자들이 환자 개개인에 맞춘 치료법 개발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하버드의과대학 에릭 와이너 박사는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에게서 극적인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HER2 양성 유방암이란 암세포 성장을 촉진하는 HER2 단백질 수치가 높은 유방암으로써 유방암 환자의 15~20% 가량은 이 단백질에 양성인 세포를 가지고 있다.

일부 치료제는 HER2 단백질을 직접 표적으로 삼아서 HER2 양성 환자 중 80%는 생존율을 최대 10년까지 연장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 치료법이 효능을 보이지 않는 환자도 있으며 암을 추가로 확산시킬 우려도 있다.

따라서 관련 분야 학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치료법을 개발하고 있다. 그리고 그중 가장 전망이 좋은 신약 중 하나인 투카티닙은 HER2 양성 세포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 

가장 유망한 치료법 중 하나인 투카티닙은 HER2 양성 세포를 표적으로 한다(사진=셔터스톡)

연구팀은 임상실험을 위해 613명의 환자를 모집해 절반에게는 트라스투주맙(trastuzumab)과 카페시타빈(capecitabine)으로 구성한 항암화학요법과 투카티닙을 병용 처방했으며 나머지 절반에게는 위약을 처방했다.

투카티닙을 처방한 그룹의 피험자 중 45%가 치료 후 2년 동안 생존했으며, 위약을 처방 받은 그룹 환자 중 27%만이 2년 생존율을 보였다.

특히 놀라운 결과는 투카티닙 병행 치료를 처방 받은 그룹 중 두뇌 전이 환자의 병세 진행 혹은 사망 위험이 52% 가량 줄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신약은 다른 치료제에 비해 두뇌 조직 침투 시 내약성이 우수했다. 또한 치료제의 독성 때문에 투카티닙 병행 치료를 중단한 환자(5.7%)의 비율은 극히 적었다.

와이너 박사는 "효능을 개선하기 위해 다른 신약과 투카티닙을 병용할 수 있다"며 "향후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종양 활성 억제

그리고 또 다른 연구에서도 다수의 치료를 받은 HER2 양성 종양환자 184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체중 1kg당 트라스투주맙 디룩스테칸(trastuzumab deruxtecan, T-DXd)로 알려진 항체약물복합체 권장량 5.4mg을 처방했다.

T-DXd는 암 세포(HER 단백질)에 달라붙어 항암화학물질을 전단한 후 DNA 복제 및 암 세포 분화를 중단시켰다.

메스꺼움과 간질성 폐질환, 골수 억제 같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이 치료법은 피험자 중 60.9%의 종양 크기를 최소 50%까지 수축시켰다. 그리고 환자 일부는 평균 16.4개월 동안 암이 진행되지 않았다. 

미국 다나 파버 암연구소의 이안 크롭 박사는 "트라스투주맙 디룩스테칸은 HER2전이성 유방암 치료로 인해 지칠 대로 지친 환자의 종양 크기를 감소시켰다"며 "유방암이 진행 단계의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덧붙였다.

종양학과 오티스 브롤리 교수는 사전에 상당한 치료를 받은 여성들에게 효과를 낼 수 있기란 극히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브롤리 박사는 이번 연구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연구 결과에 낙관적인 입장을 갖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T-DXd로 환자의 생존율을 개선할 수 있는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절실한 필요

HER2 양성 유방암을 치료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고려했을 때, 가장 적절한 시기에 기술이 개발됐다.

생명공학기업 시애틀 제네틱스(Seattle Genetics)는 FDA와 유럽의약청에 투카티닙에 대한 신약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FDA는 진행성 HER2 양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초기 임상시험에서 유망한 결과를 입증한 이후 지난 10월 T-DXd에 대한 우선심사권을 부여했다.

연구팀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T-DXd가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크롭 박사는 "이 신약의 특별한 특성을 고려했을 때, 잠재적 부작용은 승인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연구팀이 신약의 독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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