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람 반응이라는 현상은 신경 세포 사이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세로토닌이 촉발한다(사진=셔터스톡)

컬럼비아대학 주커만 연구소가 초파리를 통해 세로토닌이라는 화학물질이 신체의 놀람 반응을 촉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가족들과 거실에 있는데 갑자기 바닥이 흔들리면서 정전이 되는 상황을 상상해보자. 자신을 포함한 집안의 모든 식구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안전한 장소로 이동하려고 할 것이다. 

놀람 반응(startle response)이라고 부르는 이 같은 현상은 신경세포 사이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세로토닌이라는 화학 물질이 촉발하는 것이다.

놀람 패턴이라고도 하는 놀람 반응은 불빛이나 커다란 소리 같이 예상치 못하거나 갑작스런 자극 후 발생하는 유기체의 극도로 신속한 정신생리학적 반응이다. 

사람은 놀람 반응이 나타날 때 사지가 비자발적으로 움츠러든다거나 머리가 돌발적으로 회피 움직임을 보인다. 놀람 반응이 지나간 후에는 1초도 되지 않아 근육계가 다시 정상 상태로 돌아간다.

놀람 반응은 불빛이나 커다란 소리 같이 예상치 못하거나 갑작스런 자극 후 발생하는 유기체의 극도로 신속한 정신생리학적 반응이다(사진=셔터스톡)

플라이워커의 사용

놀람 반응과 세로토닌의 연관성을 입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초파리의 움직임을 분석할 수 있는 플라이워커(FlyWalker)라는 기구를 사용했다. 

컬럼비아대학의 물리학자 스자볼릭스 마카 박사와 리처드 만 박사가 개발한 플라이워커는 특수 유리 내부에서 곤충의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다. 

연구팀은 초파리가 기구 안에서 움직이는 방법을 모니터하면서 곤충의 복신경계(VNC)를 통해 세로토닌과 도파민 수치를 조절했다. 복신경계란 척추동물의 척수를 일컫는다.

초기 연구 결과, 세로토닌을 생성하는 신경을 활성화하자 이 화학물질이 초파리의 움직임을 둔화시켰다. 그러나 신경이 다시 안정되자 초파리의 움직임은 빨라졌다. 연구팀은 추가 실험을 통해 다양한 환경에서 초파리의 세로토닌 수치가 걷는 속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 환경 변인에는 온도와 걸을 수 있는 지면 상태, 공복 상태 등이 있었다.

수석 저자인 클레어 하워드 박사는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자 초파리의 세로토닌 수치가 크게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즉, 초파리가 놀람 반응을 보였다는 의미다.

곤충의 놀람 반응 유발

초파리의 놀람 반응을 유발하기 위해 연구팀은 추가 실험을 실시했으며 이를 위해 두 가지 상황을 사용했다. 먼저, 기구 내부의 조명을 갑자기 껐으며 두 번째로 특수 진동 모터를 사용해 곤충이 느낄 수 있는 지진 상황을 만들었다.

비상 브레이크로써 세로토닌

만 박사는 초파리가 두 가지 상황에서 놀랄 때 세로토닌이 '비상 브레이크'처럼 기능했다고 말했다. 양 다리 관절이 순간적으로 굳었지만 곧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같은 갑작스러운 중단 반응은 곤충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중요하다. 신경계가 갑작스러운 변화에 대한 필요 정보를 수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적절한 대응 방식을 결정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즉각적인 멈춤 반응 후, 초파리의 걷는 속도가 바뀌었다. 불이 꺼지고 놀란 후에는 걸음걸이가 더 신중해졌으며 속도도 둔화됐다.

세로토닌은 '비상 브레이크'처럼 기능한다(사진=셔터스톡)

과잉 놀람 반응

그러나 갑작스런 움직임, 촉각, 수음에 대한 과잉 놀람 반응(경련 또는 안구 깜빡임)은 좋지 않다. 위협 또는 갑작스런 자극에 방어적인 반응 대신 과잉 놀람 반응(병적놀람증)을 보이게 되면 자발적인 움직임이 제한되고 의식은 있지만 통나무처럼 쓰질 수도 있다. 의학적 용어로, 이 같은 과장된 반사작용을 병적놀람증(hyperekplexia)이라고 한다.

병적놀람증은 매우 희귀한 신경 장애로써 유전성이다. 때로 간질로 오진을 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지연돼 장기 치료를 받게 될 수도 있다. 병적놀람증의 주요 증상에는 극도의 놀람 반응과 경련성 움직임, 의식이 있는 상태로 낙상하는 현상 등이 있다.

미국에서는 4만명당 한 명 꼴로 병적놀람증을 앓고 있다. 증상은 선천적이며 남녀 모두 걸릴 수 있다. 일부의 경우 성인기 혹은 청소년기까지 장애가 지속될 수 있다. 병적놀람증 진단 테스트에는 근전도 검사와 뇌전도 검사가 있다.

저작권자 © 메디컬리포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