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마비는 폴리오 바이러스로 유발되는 전염성 질환이다(사진=셔터스톡)

세계보건기구(WHO)는 야생 폴리오 바이러스 대신 경구용 백신과 연관된 새로운 유형의 소아마비 환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소아마비는 감염된 사람의 배설물을 통해 환경으로 들어온 폴리오 바이러스로 유발되는 감염성 질환이다. 위생 상태가 열악한 지역에서 폴리오 바이러스는 수돗물 혹은 식량, 신체 접촉을 통해 확산한다.

야생 폴리오 바이러스가 새로운 형태로 돌연변이

WHO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앙골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콩고, 나이지리아, 이 4개 아프리카 국가가 새로운 소아마비 사례의 주범이다. WHO가 발견한 소아마비 백신이 감염성 형태로 돌연변이해 새로운 유형을 촉발한 것으로 매우 희귀한 사례다. WHO가 발견한 백신 유도 소아마비는 경구용 백신에 들어있는 2형 바이러스로 유발됐다.

앙골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콩고, 나이지리아 4개국에서 백신 유도 소아마비가 발병했다(사진=셔터스톡)

소아마비 백신에 들어있는 2형 바이러스의 돌연변이 형태

야생 폴리오 바이러스는 1형, 2형, 3형, 총 세 가지 유형이 있다. 소아마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유형의 바이러스로부터 모두 보호해야 하며 소아마비 백신이 최선의 보호 방법이다.

2015년 2형 야생 바이러스는 세계적으로 근절돼, 3가 경구용 소아마비 백신(OPV) 대신 2가 OPV로 전환하게 됐다. 2가 OPV에는 1형과 3형 폴리오 바이러스만 들어있다. 그리고 폴리오 바이러스를 박멸하기 위해 세계인의 95% 이상이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더구나 경구용 소아마비 백신은 쉽게 처치할 수 있고 저렴해 WHO와 파트너사들은 OPV에 의존하고 있다. 일부 서구 국가에서는 비활성 바이러스가 들어있으며 조금 더 비싼 주사용 소아마비 백신을 선호한다. 즉, 소아마비를 유발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번에 백신에 들어있는 야생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새로운 형태의 소아마비가 발생한 것은 이례적인 사건이다.

백신 유도(cVDPV) 소아마비 이해하기

아이가 경구용 소아마비 백신(OPV)을 처방받으면, 약한 백신 바이러스가 일정 기간 장에서 복제돼 항체를 만들어 면역력을 기르게 된다. 그러나 이때 백신 바이러스가 배출되기도 한다. 면역력이 심각하게 저하된 사람의 경우 배출된 백신 바이러스가 지속해서 순환하고 오랫동안 생존해 유전자 변화를 일으킨다. 매우 드문 경우, 백신 바이러스는 cVDPV라는 형태로 변하게 된다.

백신 유도 바이러스는 이미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확산하고 있다. 그리고 근절 프로세스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아이가 OPV를 처방받으면, 약한 백신 바이러스가 일정 기간 장에서 복제가 돼 항체를 만들어 면역력을 기르게 된다(사진=셔터스톡)

바이러스 학자들의 논평

콜럼비아대학 바이러스 학자는 "야생 폴리오가 아니라 백신에 대한 예방접종을 해야 하는 이상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WHO는 다른 소아마비와 동일한 해결책을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즉, 바이러스 유래와 관계 없이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아이에게 경구용 백신을 여러 차례 처방해 면역력을 기르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필리핀의 경우에도 지난 9월 백신 유도 감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필리핀 보건국에 따르면,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3세 여아가 2형 바이러스의 돌연변이 형태에 감염됐다. 그리고 이 바이러스는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하고 자연 발생 바이러스처럼 행동한다고 덧붙였다.

백신 유도(cVDPV) 폴리오 바이러스에 대한 통계

2019년 cVDPV가 발생한 국가를 살펴보면 ▲앙골라 42명 ▲베냉 6명 ▲중앙아프리카공화국 16명 ▲차드 1명 ▲중국 1명 ▲콩고민주공화국 50명 ▲에티오피아 3명 ▲가나 9명 ▲미얀마 6명 ▲나이지리아 18명 ▲파키스탄 11명 ▲필리핀 5명 ▲소말리아 3명 ▲토고 3명 ▲잠비아 1명이다.

다른 국가에 비해 cVDPV 발생이 높은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지난 9월 22일부터 10월 7일 사이 마비 환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2018년에도 이미 cVDPV 환자 20명이 발생했다. WHO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전 세계 어린이 30억 명에게 1,000만 건 이상의 OPV가 처치됐다. 소아마비는 아직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전염성 강한 질병으로 예방만이 답이라고 WHO는 덧붙였다.

신기술의 발달로 의료계가 발전했지만, 소아마비 같은 질병은 아직도 완전히 근절되지 않았으며 빈곤 지역의 수많은 사람이 난치성 질병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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