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 경관 표면에서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성장하면 자궁경부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사진=123RF)

아세트산 메드록시프로게스테론(MPA) 성분이 자궁경부암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MPA는 데포 프로베라(Depo-Provera)라는 브랜드 명칭으로 판매되고 있는 호르몬 치료제 또는 피임 주사제의 주성분이다.

휴스턴대학의 백승환 박사와 그의 연구팀은 자궁경부 상피내종양(CIN) 즉 자궁경관 표면에서 비정상적으로 성장한 세포가 자궁경부암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해야 하는 병변이라고 주장했다. 최근까지 CIN을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은 수술밖에 없어 비침습적인 치료 방법을 개발해야 했다.

자궁경부암 예방 및 성장 억제 가능성

연구팀은 인간 유두종바이러스(HPV) 유전자를 이식한 실험쥐를 조사한 결과, 아세트산 메드록시프로게스테론을 처방 받은 실험쥐에서 자궁경부암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리고 MPA를 처치 받은 대부분의 실험쥐에게서 CIN도 유발되지 않았다. 피임약의 주성분이 화학보호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화학보호제란 CIN가 암으로 진행하는 것을 예방하고 성장을 억제하는 치료제다.

인간 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에 HPV 백신이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됐다(사진=123RF)

수석 연구자인 정상혁 박사는 연구 결과에 낙관적인 입장을 보이며 "자궁경부암의 중요한 메커니즘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MPA 주사액은 특별한 보관법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실온 보관이 가능하며 비용도 저렴하다. 주성분 또한 피임약으로 사용되고 있어 임상 사용도 용이하다. 연구팀은 MPA가 자궁경부암에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MPA 주사제 사용 위험성

그러나 연구팀은 MPA 주사제 사용으로 인한 위험성을 테스트한 여러 연구를 언급했다. 이들 연구에서는 MPA 사용으로 인해 여성들의 유방암 발병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험쥐의 자궁경부종양이 여성의 자궁경부암과 동일한 방법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연구팀은 실험쥐 모델을 사용했다. 자궁경부암은 CIN 초기부터 여러 단계로 진행되며 이후 침습적인 암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현재 자궁경부암은 전 세계 여성들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 3위에 기록돼 있다.

 

암 발병 전의 병변이 발생하면 보통 자궁경부암보다 CIN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 때는 여성들이 자신의 건강 상태 변화를 완전히 인식하지 못하는 단계다. 연구팀은 여성의 심리사회 및 정신적 건강에 CIN이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자궁경부암만큼 크다고 지적했다.

HPV는 전암 병변과 자궁경부암 발병에 주요한 원인이기도 하다. 현재 인간 유두종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효과적인 HPV 백신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지만, 저개발국가의 여성이나 선진국에 살고 있지만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여성들은 인간 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CIN 제거 수술 vs 비침습적 치료

연구팀은 CIN을 수술로 제거하는 것은 임상적으로 환자에게 유익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향후 임신 시 합병증 위험이 높고 자궁경부가 짧아지는 등 부작용도 있다. 이 때문에 가임기 여성들에게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미국에서의 자궁경부암 사망률

2017년 기준, 미국에서 자궁경부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은 주는 앨러배마로 인구 10만명당 사망자 수는 3.1명이었다. 그리고 아리조나는 2.1명, 아칸사스 3.3명, 캘리포니아 2.3명, 콜로라도 1.9명, 코네티컷 1.0명, 델라웨어 3.2명, 플로리다 2.8명, 조지아 2.1명, 일리노이 2.1명 인디애나 2.9명, 아이오와 1.4명, 캔사스 2.1명이었다.

2018년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새로운 암 환자가 1,810만 명이 늘었으며 암으로 960만 명이 사망했다. 여성의 경우 유방암이 가장 발병률이 높으며, 그 다음은 직장암과 자궁경부암 순이다.

그리고 자궁경부암으로 인한 사망자의 90%는 저소득 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다. 2018년 기준 자궁경부암 발병률이 가장 높은 국가는 남아프리카에 위치한 스와질랜드이며 그 다음은 말라위였다.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자궁경부암을 예방하기 위해 정기적인 테스트와 예방주사, 안전한 성관계, 금연 등을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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