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백 식단이 신장 건강에는 안전하지 못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123RF)

고단백 식단이 체중감량에는 이로울 지언정, 신장 건강에는 안전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고단백 식단은 체중 감량을 비롯한 지속적인 에너지 유지, 그리고 피부 및 손톱, 머리카락 등의 탄력 유지에 큰 도움을 준다. 이외 수면 개선이나 뼈 강화, 집중력 향상 등의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신체 역시 질병에서 더 빨리 회복하도록 만든다.

하지만 미국 시카고대학을 비롯한 다수의 기관이 참가한 연구에 따르면, 고단백 식단은 네프론 기능을 제한시키고 만성 신장 질환의 위험을 가져다줄 수 있다.

연구팀은 고단백 식단이 사구체여과율(GFR)을 증가시킨다고 지적했다. GFR은 신장이 혈액을 얼마나 잘 걸러내는지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보통 의사들이 만성 신장 질환을 진단할 때 주로 활용하는 비율법이다. 

고단백 식단을 통한 해로운 영향은 건강한 신장을 가진 이들이 아닌, 만성 신장병을 앓는 이들에게만 해당된다(사진=123RF)

이에 신장의 GFR이 증가하면 저등급성 만성 신장 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 또한 드노보 신장 질환의 위험성도 커질 수 있다.

연구 저자이자 유럽신장영양실무그룹의 의장을 역임했던 데니스 푸크는 "특히 과체중인 당뇨병 환자가 고단백 식단을 유지할 경우 체중 감소는 성공할지 몰라도 신장 기능에는 심각한 이상을 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연구팀은 고단백 식단을 통한 이 같은 해로운 영향은 건강한 신장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라 만성 신장병을 앓고 있거나 제한된 네프론 기능을 가진 이들에게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즉 비만과 당뇨병 환자, 신장 기능이 저하된 사람들이다. 

전문가들은 제2형 당뇨병 환자 수가 증가하고 당뇨병 진단을 받은 사람의 30%가 만성 신장 질환을 앓는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일종의 경고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비만 및 당뇨병, 그리고 신장이 한 개뿐인 사람들에게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으라고 하는 것은 신장 건강에 죽음의 종을 울리는 것과 같다는 지적이다.

기타 연구들

이들의 연구와 연계된 다른 두 가지의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도출됐다. 첫 번째 연구는 심근경색 병력을 가진 60~80세 사이의 4만 8,837명 네덜란드 환자에 대한 신장 데이터 분석으로, 참가자들은 저용량의 오메가3지방산의 임상실험에 참여했다. 

그 결과 고식이 단백질 섭취와 신장 건강의 감소 사이에는 뚜렷한 연관성이 나타났다. 고단백 섭취량이 많을수록 신장 건강 저하 속도는 더 빨라진 것이다.

두 번째 연구는 9,226명의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역학 조사로, 여기서도 고단백 섭취를 하는 사람들에게서 GFR 위험성은 1.3% 더 높았다.

연구팀은 가벼운 수준의 만성 신장 질환을 앓는 사람들조차 일반적으로 건강하다고 여겨지기 대문에, 단백질이 풍부한 식이 요법을 따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신부전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는 점을 인지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단백질 공급원에는 달걀을 비롯한 살코기, 가금류 및 생선, 씨앗과 견과류, 치즈, 요구르트, 우유 등 유제품, 콩류, 곡물제품 등이 있다.

만성 신장 질환 통계

국립신장재단에 따르면 만성 신장 질환은 전립선암이나 유방암보다 더 많은 사망 사례를 유발한다. 미국의 경우 약 3,700만 명에 영향을 미치며, 이중 15%는 성인이다. 이는 성인 7명 중 1명꼴로 만성 신장 질환을 겪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가운데 90% 가량이 자신이 이 같은 질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잘 깨닫지 못한다는 것이다. 

만성 신장 질환을 유발하는 두 가지의 주요 원인은 당뇨병과 고혈압이다. 이 두 가지는 2014~2016년까지 국립신장재단이 기록한 신부전 사례의 75% 가까이를 차지했다. 

이 질환을 퇴치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조기 발견이다. 이는 병을 중단시키거나 진행 속도를 늦추는데 매우 중요한 핵심 요소가 된다. 이외에도 생활 방식의 변화와 약물 치료, 운동, 건강한 식단 유지 등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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