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집에서 만드는 여러 가지 수프 레시피에서 항말라리아 성분이 발견됐다. 즉, 수제 수프가 말라리아를 예방할 수 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연구진이 말라리아 예방 특성을 가진 수프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집에서 만드는 수제 수프 레시피를 조사한 결과, 말라리아를 유발하는 기생충을 억제하는 특성이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런 항말라리아 성분은 디하이드로아르테미시닌 성분과 비슷한데, 디하이드로아르테미시닌은 말라리아 치료제로 흔히 쓰이는 약물이다.
항말라리아 성분이 있는 수제 수프 레시피
말라리아가 세계적인 건강 위협이 됐을 때 의료 분야는 감염을 막을 가능성이 있는 화합물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이런 화합물을 찾아야 질병을 치료할 약물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발견된 것이 디하이드로아르테미시닌이었고, 말라리아를 치료하는 약물로 널리 사용됐다.
하지만 임페리얼칼리지런던 과학자들은 이 약물 외에도 더 많은 잠재적인 화합물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연구를 지속했는데, 허브 계통의 약초를 연구하다가 가정의 수제 수프 레시피에 눈을 돌리게 됐다. 말라리아 환자와 특정 기생충 종이 기존의 약물에 내성이 생겼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정의 수프 레시피는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사용될 수 있다.
이 연구의 수석 저자인 제이크 바움은 "말라리아는 매년 4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을 죽이고 2억 명 이상을 감염시키지만, 현재 최전선에서 사용 중인 약물에 대한 내성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의 약물을 뛰어넘는 새로운 약물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항말라이아 화합물의 새로운 출처를 찾기 위해 런던 북부의 에덴 초등학교에서 연구를 수행했다. 이들은 학생들과 협력해 유럽, 북아프리카, 중동 등 다양한 지역 출신인 어린이들이 각 가정의 수제 수프 샘플을 조금씩 가져오도록 했다. 연구진은 샘플에서 여과된 추출물을 얻은 다음 말라리아를 일으키는 기생충에서 추출물을 테스트했다. 테스트는 두 단계로 진행됐는데, 한 번은 기생충이 모기를 감염시킬 수 있는 시기, 그리고 다른 한 번은 인간의 몸에서 질병이 시작될 수 있는 시기였다.
연구에 사용된 수프 레시피는 서로 매우 달랐다. 수프의 재료는 채소, 닭고기, 쇠고기 등이었고 공통되는 성분도 없었다. 그래서 연구진이 말라리아 예방 성분이 정확히 무엇인지 쉽게 찾을 수 없었다. 어쨌든 대부분 수프에서 기생충의 성장을 늦추거나 성숙을 억제함으로써 말라리아 활동을 방해하는 성분이 발견됐다.
총 60종의 맑은 수프 중 56종이 테스트에 합격했다. 나머지 4종은 너무 되거나 너무 기름졌다. 56종의 수프는 말라이아 기생충인 열대열말라리아열충과 72시간 동안 배양됐다. 5종의 수프는 기생충의 성장을 50% 이상 늦췄으며, 그중 2개는 디하이드로아르테미시닌과 동등한 항말라리아 특성을 보였다. 다른 4종의 수프는 기생충의 성숙을 50% 이상 방해했다.
연구진은 말라리아에 효과가 있는 수프를 확인했지만, 활성 성분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만약 활성 성분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 말라리아로부터 인간을 보호하는 효능을 알아보기 위해 임상 실험을 할 계획이다.
말라리아 치료
미국의 비영리 의료 센터인 메이오클리닉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진 두 가지 말라리아 예방약이 있는데, 첫 번째는 아르테미시닌 기반 병용 요법 또는 ACT다. 다른 약물 유형은 약물에 민감한 기생충 종 환자에게 일반적으로 투여되는 인산클로로퀸이다. 그런데 전 세계 많은 지역에서 클로로퀸에 내성이 있는 기생충 종이 보고됐다.
환자의 내성이 확인되면 임상의는 항원충제 및 항말라리아제, 퀴닌 설페이트와 독시사이클린, 메플로퀸 및 인산프리마퀸 등의 다른 항말라리아 약물 중에서 선택해 환자에게 투여해야 한다. 따라서 약물 투여 전에 환자의 상태를 테스트하는 것이 중요하다. 잘못된 약물을 사용하면 환자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수백만 명이 매년 말라리아에 감염되며, 대부분은 기생충에 감염되고 일부는 감염으로 사망한다. 특히 사회 경제가 낮은 지역이나 병원이나 약물에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 사는 환자를 치료하는 더 나은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약리학적인 중재와 민간요법을 병행하면 더 많은 말라리아 환자를 구할 수 있으며 질병을 근절할 수도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