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스펙안에 성형있다' 취준생 61%, 취업 위해 성형 고려한 적 있어
등록일 2019년 12월 02일 월요일
수정일 2019년 12월 02일 월요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취업을 위해 성형을 하는 이른바 '취업 성형'이 취업준비생들의 스펙으로 자리잡았다.

취업을 위해서 쌓아야 하는 스펙 중 학벌, 학점, 토익, 어학연수, 자격증, 공모전 입상, 인턴 경력에 사회봉사와 성형수술도 추가됐다.

실제 '취업 성형을 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외모도 중요한 스펙이라서'라고 응답한 비율이 67.2%로 나타나며 성형이 취업 스펙에서 한 자리를 차지했음을 드러냈다.

취업 과정은 이력서 증명사진을 시작으로 자격증 제출서류, 면접 등 얼굴을 드러내야 하는 일이 많다. 특히 면접의 경우, 인상을 중요하게 보기 때문에 취준생 입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외모가 취업의 한 축을 맡고 있는 현실. 메디컬리포트가 취업 성형에 대해 심층 분석해봤다.

Q.취업 성형, 왜 할까?

 

 

취업포털사이트 사람인에 따르면 취준생들이 외모를 중요한 스펙으로 보는 응답자가 67.2%로 집계됐다. 이어 '자신감이 생길 것 같다'가 60.5%로 2위에 자리했다.

취업 성형은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 외모도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생겨 면접 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한 성형수술이 유행하며 생겨난 신조어다.

학벌, 학점, 토익, 자격증 등 기존의 스펙으로는 경쟁력이 떨어지자 외모에 차별화를 두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성형으로 외모 콤플렉스를 극복해 자신감을 얻는 등 성형 이후의 외모 덕분에 면접에서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경우가 존재하기 때문에, 성형에 대한 고민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Q.취업률이 어떻길래 '성형' 고려할까?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취업률은 65.1%로 낮은 수치를 보였다.

최근 7년간 취업률을 보면 ▲2011년(67.6%)▲2012년(68.1%)▲2013년(67.4%)▲2014년(67%)▲2015년(67.5%)▲2016년(67.7%)▲2017년(66.2%)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취업자 수가 증가했으나, 경기 흐름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30~50대 남성 일자리는 역대 최장기간 감소세를 보이며 불안한 모습이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에 따르면 30~50대 남성 취업자는 2017년 8월부터 올해 11월까지 28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연령별로 보면 30대 남성 고용률은 2018년 3월 89.7%로 떨어진 후 90%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40대 남성 고용률도 지난달 90.8%로, 11월 기준 2000년(90.4%) 이후 19년 만에 가장 낮았으며, 50대 고용률은 11월 기준 86.5%로, 2018년 2월부터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Q.당사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취업포털사이트 잡코리아에서 취준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10명 중 4명이 취업을 위한 성형수술을 고민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성별로는 남성(23.8%)보다 여성(31.1%)이 7.3% 많았으며 전체 응답자 중 이미 성형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도 12.3%였다.

실제 취업준비생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취준생 A(25세)

"요즘 성형을 할까 말까 고민하고 있어요. 그간 면접을 볼 때 외모가 뛰어난 사람에게 관심이 쏠리는 현실을 경험한 적 있는데, 자신감이 확 떨어지더라고요"

취준생 H(30세)

"코 수술을 위해 성형외과를 알아보고 있습니다. 요즘같이 외모가 경쟁력인 세상에서 성형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원자끼리 비슷한 수준의 스펙을 가졌을 경우, 외모에서 갈린다고 생각합니다. 외모가 중요한 직업이 아님에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인 것 같습니다. 솔직히 제가 면접관이어도 기왕이면 외모가 더 나은 사람을 뽑을 것 같습니다"

신입사원 L(28세)

"솔직히 학점, 자격증, 인턴 경험같이 다른 스펙을 더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정말 충분한 스펙을 가졌는지, 자소서는 나를 잘 표현했는지, 면접 때 누가 와도 나를 뽑아갈 만큼 어필을 잘 했는지 등 외모가 아니더라도 능력을 표출할 방법은 많다고 생각한다"

대학생 B(23세)

"외모를 가꾸기 위해 투자하는 시간에 자격증이나 다른 경험을 하나라도 더 쌓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스펙이 비슷해서 다른 차별점을 두기 위해 성형을 하거나 외모를 가꾼다는 얘기를 선배들이나 주변에서 듣곤 하는데, 솔직히 취업을 위해서가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Q.취업 성형 정말 필요할까? 한다면 어느 부위?

 

 

 

 

지난해 12월 구인 구직 포털사이트 알바천국에서 대학생과 구직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의 61%가 '취업을 위해 성형이 필요하다면 해야 한다'고 답했다.

부위별로는 첫인상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쌍꺼풀 수술 등의 눈(25.9%) 수술이 1위를 차지했고 지방흡입(22.8%), 턱 및 안면윤곽(21.9%) 수술도 상위권에 자리했다.

실제 채용 평가에서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외적인 부분 중 '인상'이 압도적인 수치를 보였다.

취업을 위해서 기업이 선호하는 얼굴로 변화하는 것이다.

Q.실제로 외모 때문에 피해 본 사람이 있을까?

 

 

구직자 4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취업준비생 5명 중 2명이 '외모 때문에 취업에 피해를 본 적이 있다'라고 답했다.

구직자들이 피해를 본다고 느낀 상황은 '외모 좋은 지원자에게 질문이 집중될 때'가 40.2%로 가장 많았다.

이어 외모 관련 질문을 받을 때(30.4%), 면접만 보면 탈락할 때(28.3%), 외모에 대해 대놓고 지적당했을 때(24.5%) 등 순으로 나타났다.

Q.인사담당자들은 어떻게 바라볼까?

 

 

 

 

기업 인사담당자 1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성형이 채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담당자들은 '채용 시 지원자의 외모를 평가하는가'라는 질문에 '평가한다'가 63.8%로 압도적이었다. 반면, '평가하지 않는다'는 36.2%로 나타났다.

또 '외모 때문에 감점을 주거나, 탈락시킨 경험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56.9%가 '있다', 43.1%가 '없다'고 답했다.

지원자의 외모를 평가하는 이유로는 '대인관계가 원만할 것 같아서(34.8%)'라고 응답한 대상이 가장 많았다. 이어 '자기관리가 뛰어날 것 같아서(34.8%)', '외모도 경쟁력이라서(29.8%)', '근무 분위기에 활력을 줄 것 같아서(24.2%)' 등 순으로 집계됐다.

실제 인사담당자들의 생각을 들어보자.

T사 인사담당자(43세)

"저희 지원자들 스펙을 보면 거의 비슷비슷해요. 학연, 지연, 혈연으로 뽑을 수도 없고 한정된 인원을 채용해야 하는 담당자로서 난해하죠. 정해진 틀이 있긴 하지만 모든 것을 매뉴얼에 따라 할 수는 없으니까요. 이런 경우 자연스럽게 외모를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옷은 단정한지부터 시작해 웃을 때 표정은 어떤지 등 인상착의를 통해 채용하는 경우가 꽤 있어요"

B사 인사담당자(55세)

"겉모습은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요소다. 외모를 중요시하는 직업이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직원을 채용할 때, 잘생기고 이쁜 사람이 아니라 믿음이 가거나 성실할 것 같은 사람을 뽑는 편이다. 성형을 통해 괜찮은 외모를 갖췄다고 취업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본판이 잘난 경우도 마찬가지다. 성형이 신뢰도나 됨됨이를 대변해주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답은 없다

취업 성형은 어디까지나 고려의 대상일 뿐, 필수는 아니다. 실제 취업을 위해 성형외과를 찾는 사람보다는 개인 만족을 위해 찾는 사람이 월등히 많다. '좋다, 싫다, 맞다, 틀리다'의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취업의 문턱이 점점 더 높아지면서 취업 성형을 고려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간과할 수 없다.

취업에 정답은 없다. 충분한 스펙을 갖췄다고 무조건 취업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학점, 자격증, 어학연수 등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도 모자라 외모까지 가꿔야 하는 취준생의 각박한 현실이 조금은 나아졌으면 한다.

이화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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