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희귀 질환인 항문암이 증가하고 있다(사진=셔터스톡)

희귀질환 항문암 환자가 미국에서 극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사망자 수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텍사스대학보건과학센터에서 항문암과 인유두종바이러스(HPV)를 연결 짓는 최초의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지난 15년 동안 항문암 진단 및 사망률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비교적 희귀암 중 하나인 항문암은 모든 암 진단 사례 중 단 2%만을 차지했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로 항문암과 성매개질환의 연관성이 드러나면서 HPV 백신 접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항문암 진단 및 사망률 추적

항문암은 세포 유형만 다를 뿐 자궁경부암과 가장 유사하다. 항문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는 것은 암이 이미 전신으로 전이됐으며 생존율이 극히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항문암 환자 90%는 HPV감염으로 인한 것이다.

텍사스대학보건과학센터 연구팀은 2001~2016년 항문암 동향을 분석한 결과 6만 8,809명이 환자가 발생했으며 1만 2,111명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리고 1년 동안 가장 일반적인 유형의 항문암이 2.7% 증가했으며 동기간에 사망자 수도 최대 3.1% 늘었다.

이번 연구 결과로 항문암 환자와 사망자 수가 급속하게 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유병률은 고령층과 흑인에게서 가장 높다는 것 또한 확인했다.

수석 연구원인 아쉬시 데쉬무크 박사는 "항문암은 희귀 질환에 속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무시됐다"며 "이번 연구 결과로 흑인 밀레니얼 세대와 백인 여성 들 사이에서 항문암 발병률이 늘고 있으며 치사율도 우려할 수준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항문암의 위험성

항문암 유병율 증가의 주요 요인은 항문 성교가 늘고 있으며 증상은 '상당히 구체적'이다.

항문암의 증상으로는 항문 부위의 통증과 혹, 비정상적인 분비물, 출혈, 가려움증, 장운동의 변화 등이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증상은 치질 증상과 혼동되고 있다.

직장암 전문의 버지니아 셰퍼 박사는 "사람들은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치질일 것이라고 으레 생각하고 한참 질병이 진행된 이후에나 병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증상을 조기에 정확하게 진단한다면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고 5년 생존율도 80% 증가시킬 수 있다. 암이 림프절로 전이되면 생존율이 60%로 줄어든다.

다행인 것은, HPV는 예방 가능하기 때문에 항문암 발병률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청소년 중 50% 미만 만이 HPV 예방 접종을 하고 있다.

한편, 이유는 불분명하지만 HPV 감염 또한 늘고 있는 추세다.

예방 접종으로 항문암 위험을 줄일 수 있다(사진=셔터스톡)

항문암 확산 예방

항문 성교와 항문암에는 사회적 낙인이 찍혀있다. 이 때문에 항문암을 입에 올리는 것은 매우 금기시 되고 있다.

그 결과, 환자들은 의사에게 항문암 발병 원인을 밝히길 꺼리고 있다. 한편, 셰퍼 박사는 HPV 예방접종으로 예방 이니셔티브를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마운트사이나이 아이칸의과대학 키이스 시겔 교수는 15세 이상 인구층에 세 번의 예방접종을 당부하고 있다.

시겔 교수는 "미국 성인 중 75% 이상이 HPV 바이러스가 항문암을 유발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며 "항문암 증가 추세와 예방접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촉구하는 교육 캠페인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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