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대신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하면 한 달 만에 혈관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사진=123RF)

장기간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람이 액상형 전자담배로 전환할 경우 심장 건강이 더 나아질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심장학회지에 실린 이 연구에 따르면, 담배 대신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하면 한 달 만에 혈관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번 연구는 만성적인 흡연자들의 액상형 전자담배의 변환시 나타나는 즉각적인 효과를 알아보기 위한 목적으로 수행된 것으로, 특히 여성 흡연자들 사이에서 두드러진 효과가 나타났다. 다만 연구는 이 결과로 인해 액상형 전자담배가 안전하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부연설명했다.

담배 버리고 액상형 전자담배로

연구팀은 실험을 위해 18세 이상의 흡연자 144명을 대상으로 그 결과를 관찰했다. 이들은 지난 2년 간 하루 15개씩 담배를 피웠으며, 심혈관 질환 진단은 받지 않았다. 

그리고 담배를 끊고 싶어하지 않은 40명을 한 그룹으로 묶어 이들이 지속적으로 자신의 방식을 유지하도록 했다. 반면 다른 그룹의 경우 37명은 니코틴이 든 전자담배를, 나머지 37명은 니코틴이 없는 담배 장치를 무작위로 배정 받았다.

이후 연구팀은 초음파로 혈관의 이완 기능을 특정하는 흐름매개확장(FMD) 실험을 통해 혈관 기능의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장기간 흡연을 했다 액상형 전자담배로 전환한 참가자들은 흡연을 중단하지 않은 그룹보다 단 4주만에 혈관 기능이 1.5%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니코틴이 든 전자담배를 피운 이들의 경우 FMD가 5.5%에서 6.7%로 약 5분의 1가량 증가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건강한 조건을 가진 비흡연자의 평균 FMD 수치는 7.7% 가량이다.

더욱이 이 효과는 특히 여성 참가자들 사이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그러나 이같은 성별 차이에 대한 뚜렷한 이유를 알 수는 없다면서, 남성 흡연자보다 여성 흡연자가 더 많은 건강 위험에 직면해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시사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혈관 건강이 1% 향상될 때마다 심혈관 질환은 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한 조건을 가진 비흡연자의 평균 FMD 수치는 7.7% 가량이다(사진=123RF)

주의 요소들

미심장학회(AHA)의 로즈 마리 로버트슨 부사장은 이번 연구 결과와 관련해, 필요할 때 혈류를 넓히고 증가시키는 혈관의 능력은 장기적인 결과와도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데이터가 전자담배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라고 언급, 전자담배의 장기적인 안정성을 입증할 수 있는 데이터는 없다고 안전성에 선을 그었다.

또한 이번 연구가 대체적으로 잘 진행됐지만, 여전히 간과하지 말아야 할 중요한 사항들이 있다고 말했다. 가령 전자담배로 전환한 흡연자들의 심장 건강과는 별도로, 염증 지표나 혈소판 반응 성 등 여전히 변화되지 않은 요인들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연구가 니코틴 수치 비율이 낮은 지역인 영국의 던디대학에서만 실시됐다며, 이 결과를 다른 지역에 적용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결국, 흡연을 끊는 것이 건강을 위해 가장 중요한 활동이며, 일반 담배보다 액상형 전자담배가 더 좋다고 해서 신체에 안정하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결론이다.

액상형 전자담배와 관련된 폐 손상 사례는 미국의 경우 2,172건에 달한다(사진=123RF)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폐 손상

이 연구는 액상형 전자담배에 따른 폐 손상 사례가 증가하는 시기와 맞물려 이루어졌다. 이에 그리 좋은 소식만은 아니다. 미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액상형 전자담배와 관련된 폐 손상 사례는 미국의 경우 2,172건에 달한다. 영국의 경우 200건 가량이 보고됐다.

폐 손상 이슈는 특히 미 연방 보건 당국이 비타민E 아세테이트를 주범으로 지목하면서 확산됐다. 이 물질은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을 희석시키는데 사용되는데, 결과적으로 액상형 전자담배에 함유된다. 게다가 이번 연구는 참가자들이 사용한 담배 기기에 THC 혹은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사용됐는지 여부도 확실히 명시하지 않았다.

저작권자 © 메디컬리포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