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입원하는 아동들의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사진=123RF)

영국에서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입원하는 아동들의 사례가 증가하면서, 이에 따른 우려가 제기된다.

최근에는 현지 인기 샌드위치 체인 프레타망제에서 바게뜨를 먹은 십 대 소녀 나타샤 에드난-라페루즈가 사망하기도 했다. 나타샤의 부모가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5년간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사망한 18세 미만 아동의 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이 같은 상승세에는 인식 증가 및 진단 개선 외에도 다른 요인이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당국은 나타샤와 유사한 사고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메뉴에 알레르기 항원 요소를 게재할 필요성을 실감하는 중이다.

알레르기 증가와 지역적 격차

영국 국민건강서비스(NHS) 자료에 따르면, 2018~2019년 사이 18세 미만 아동의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인한 입원 사례는 1,746건이다. 이는 2013~2014년의 1,015건보다 무려 72%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10세 미만의 아동은 110명에서 330명으로 200% 증가했다.

그러나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알레르기 사례 증가는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인 런던이 무려 167%에 달한 반면, 2위를 차지한 이스트 미들랜드의 경우 지난 5년간 145%로 20%가량의 현저한 격차를 보인 것이다. 3위는 잉들랜드 동부로 84%를 차지했으며, 4위는 웨스트미들랜드가 59%, 그리고 5위는 노스웨스트로 56%를 보였다. 이외 요크셔와 험버가 50%, 사우스웨스트가 24%, 그리고 사우스이스트가 22%로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와 관련 사우스햄튼대학의 알레르기 및 임상 면역학 교수 하산 아르샤드는 "새로운 수치들은 심각한 식품 알레르기의 증가가 걱정스러운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랫동안 알레르기가 사소한 불편함으로만 여겨져 왔으며, 이제는 이에 대한 예방 및 치료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레르기로 인한 사망

나타샤는 지난 2016년 숨졌다. 당시 15세였던 그는 아티초크와 올리브, 그리고 타프나드 바게트를 먹고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뒤 사망했다. 물론 나타샤는 이 성분에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를 숨지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참깨였다.

나타샤는 참께에 대한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었는데, 당시 바게트에는 참깨 성분이 라벨에 정확히 기재되지 않았던 것이다. 

나타샤만 부정확한 식품 라벨로 사망한 유일한 사람은 아니다. 또 다른 한 십 대 아이는 자신이 유제품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을 햄버거 가게 직원에게 이야기했지만, 결국 버터밀크 성분을 섭취한 후 사망했다.

그러나 문제는 알레르기 사망이 다른 사망률에 비해 적다는 이유로 간과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알레르기를 가진 이들에게는 여전히 매우 위험성 높은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는 검사관들이 식품 업소에 알레르기 반응 유발 물질을 메뉴에 나열하고, 이러한 정보를 명확하게 할 것을 요구하도록 만들었는데, 소위 '나타샤법'이 요구하는 정책이기도 하다. 나타샤법은 나타샤알레르기연구소재단(NARF)이 지난해부터 입법화하기 위해 벌인 캠페인으로, 나타샤 사망 이후 도입됐다.

NARF의 공동 창립자인 나탸샤의 모친 타냐 에드난-라페루즈는 "이 끔찍한 수치들은 우리가 알레르기 비상사태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자들은 왜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들의 수가 증가하고 있는지를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원인과 잠재 치료 모두를 위한 대규모 연구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나타샤법은 식품 업체들에 사전 포장된 식품 라벨에 성분의 전체 정보를 제공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사진=123RF)

나타샤법

이 법은 식품 업체에 사전 포장된 식품 라벨에 성분의 전체 정보를 제공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를 통해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의 알레르기 반응 노출을 최대한 보호하자는 것이다. 이 법은 나타샤가 사망한 뒤 도입된 것으로, 2021년 여름까지 영국 전역에서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잉글랜드와 웨일스, 그리고 북섬 등 영국 내 소재한 모든 기업은 모두 2년의 시행 기간을 갖은 뒤 본격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마이클 고브 환경부 장관은 "이 같은 변화는 식품 라벨을 명확하고 일관성 있게 만들 것이며, 200만 명의 식품 알레르기 환자들이 안전한 식품을 선택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타샤에게 바게트를 팔았던 프레타망제 측은 어린 소녀의 때아닌 죽음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는 뜻을 밝혔다. 이어 갓 만든 음식에 함유된 모든 재료를 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정부가 완전한 성분 표기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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