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 총기 난사 사건이 전 세계적으로 큰 사회적 문제다(사진=123RF)

대량 총기 난사 사건이 전 세계적으로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총기가 허용된 미국의 경우 총기 난사 사건은 다른 어떤 곳보다 더 흔하게 발생하는데, 실제로 올해 9월 기준으로만 무려 283건에 이를 정도다. 

대량 총기 사건으로 분류되지 않는 일반적인 총기 사건으로 측정하면 그 수치는 더욱 높아진다. 가령 9월의 경우 일반적인 총기 사건만 1만 7,662건이 발생했으며, 이로 인한 부상 사례는 1만 9,868건, 그리고 사망 사례는 9,932건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대량 총기 사건을 경험한 피해자들의 정신 건강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충고한다. 끔찍한 사건을 겪은 생존자들에게는 이미 그 충격이 지속적인 정신적 ·신체적 영향으로 남기 때문이다.

CBS 방송은 총기 난사 사건에 노출된 사람들 가운데 대다수인 95%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증상을 경험한다고 지적했다. 사건이 끝났어도 여전히 정신적인 트라우마로 깊게 배여있는 것이다. 게다가 총기 사건이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생존자와 가족들을 극도로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대량 총격 사건은 살아남았거나 해당 광경을 목격한 사람들에게 씻을 수 없는 잔재로 남는다(사진=123RF)

대량 총기 난사가 생존자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

대량 총격 사건은 종료된 이후에도 많은 사람, 특히 살아남았거나 해당 광경을 목격한 사람들에게 씻을 수 없는 잔재로 남는다. 대부분 이런 경험은 평생 불안과 두려움을 초래하는 요인으로 지속된다. 정신과 의사 알라우나 커리 박사는 "총기 폭력으로 인한 트라우마는 누구에게나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는 자칫 불안이나 우울증 같은 정신 건강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ABC 뉴스는 외상을 경험한 사람들이 종종 PTSD 진단을 받는다고 전했다. 이전에 관심 있던 활동을 점차 피하게 되고 과민해지면서, 지속해서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이전의 충격적인 사건에 대한 기억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등 여러 증상이 복합적으로 발생한다. 그리고 불안감이 가중되면 지극히 일상적인 생활에도 영향을 미쳐 결국엔 삶의 질이 하락하게 된다.

NYT 랭곤메디컬센터의 정신의학과 심리학자인 데이비드 오스틴 박사는 특히 총격 사건으로 부상을 입은 사람들이나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PTSD를 앓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른 감정적인 피해는 이후 삶의 방식이나 관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심각할 경우 자살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해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의 생존자 두 명이 올해 자살을 한 것에서 잘 보여준다. 2012년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사망한 아이의 아버지 역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런 현상은 십 대 청소년의 경우 성인보다 감정적으로 더 취약하기 때문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십 대는 집단 총기 난사 후 자해할 위험이 더 크며, 미래나 긍정적인 앞날에 대한 보장은 지워진다.

 

생명을 위협하는 트라우마와 죄책감

메리워싱턴대학의 심리학과 조교수 로라 윌슨은 대량 총격 사건은 사람들에게 다른 종류의 트라우마로 남는다고 지적했다. 가령 한 번 이런 일을 겪으면, 좋은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더라도 예기치 않게 치명적인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평상시 불법 행위나 나쁜 행동을 저지르지 않고 살더라도, 폭력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공포다.

또한 총격 사건으로 가까운 주변인이나 가족을 잃은 사람들 역시 정신적 충격과 고통에 시달린다. 생존자에 대한 죄책감이자 슬픔, 상실의 아픔, 그리고 공허함 등의 여러 감정이 내면에서 치솟는 것으로, 단시간에 극복되기 어렵다.

더 최악인 것은 이들이 가족이나 친구, 더 나아가 외부 세상과 관계를 끊는 것이다. 감정적으로 완전히 단절되는 것으로, 감정적 고립은 개인을 더욱 고립시키고 혼자라고 생각하게 만들어 위험성을 가중시킨다.

전문가들은 총기 난사 사건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나 목격자, 그리고 가족들이 모두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해당 사건이 일상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 곧 정신적 건강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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