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스크린 노출은 자폐증 같은 신경발달장애(NDD)을 가진 아동의 행동 및 정서적 어려움을 야기할 수 있다(사진=123RF)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4월 아동의 신체 활동, 수면 및 좌식 행동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통해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는 아이들이 덜 앉고 더 많이 놀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권고안은 최근의 연구 결과를 통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국립대 연구팀은 어릴 때 스크린 노출이 많을 경우 신경발달장애 아동에게 더 많은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스크린 타임과 아동 건강

싱가포르국립대(NUS)와 KK여성 및 아동 병원(KKH)이 공동으로 진행한 새 연구에 따르면, 어린 시절의 스크린 노출은 자폐증 같은 신경발달장애(NDD)을 가진 아동의 행동 및 정서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생후 18개월부터 디지털 미디어에 노출되거나 여러 개의 스크린이 있는 침실에서 지낼 경우, 수면 장애와 행동 및 정서적 문제가높아질 수 있다는 경고다. 디지털 미디어에는 스마트폰을 포함한 TV, 비디오 게임 콘솔, 태블릿 등이 모두 해당된다.

NUS와 KKH 연구팀은 특히 장기적인 수면 장애의 경우 부주의와 기분 저하, 과잉 행동 등 여러 문제점과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는 2~5세 아동의 보호자를 통해 자체 보고받은 정보를 수집해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데이터 수집은 2015~2017년 기준으로 이뤄졌으며, 그 결과 아동의 57.7%가 침실에 최소 한 1개의 스크린 기기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52%는 18개월 이전에 디지털 미디어 혹은 전자 제품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면 문제는 72.3%의 아동에 영향을 미쳤는데, 59.9%의 아이들은 정서 및 행동문제(EBD)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93.9%에 해당되는 대다수 아동은 미소아과학회가 권장하는 일일 1시간의 제한시간을 초과했다.

장기적인 수면 장애는 부주의와 기분 저하, 과잉 행동 등 여러 문제점 및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사진=123RF)

연구에서는 또한 부모나 보호자의 스크린 사용률이 높거나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규칙이 마련되지 않은 가정의 경우, 아동의 스크린 타임도 증가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적절한 스크린 타임과 관련해 부모의 역할 모델이 아이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육아 플랫폼 라이징칠드런은 "부모가 스크린 시간에 대해 건강하고 책임 있는 접근방식을 취할 때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아이들도 긍정적이고 균형 잡힌 방식으로 기술을 사용할 수 있으리라는 설명이다.

스크린 노출과 EBD 사이의 연관성

연구팀은 수면 질이 과도한 스크린 시간 및 EBD 사이의 유해한 건강상 문제점과도 큰 연관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가능한 아동에 대한 기기 노출은 되도록 늦게 시작하는 것이 좋은데,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최소 18개월은 지나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더해 NDD 상태의 아동은 스크린 노출 시간이 길어질수록 기존 상태는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폐증 및 지적발달장애 통계

과학 온라인 플랫폼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는 2016년 기준으로 자폐증 환자 수는 ▲미국 0.36% ▲캐나다 0.38% ▲브라질 0.28% ▲러시아 0.26%의 수치를 보였다. 이어 ▲중국 0.24% ▲호주 0.46%▲멕시코 0.29% ▲인도네시아 0.25% ▲필리핀 0.24% ▲일본 0.41% ▲한국 0.33% ▲북한 0.23% ▲이란 0.27% 순이었다. 

같은 해 기준으로 지적발달장애를 가진 인구는 여성이 4,654만 명, 남성이 5,417만 명이었다. 이듬해에는 여성 4,648만 명, 남성 5,409만 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이 상태에서는 언어와 운동 상태, 말하기, 그리고 시간공간적 기술에 장애가 발생한다.

 

가정용 컴퓨터 접속 및 인터넷 사용

가정용 컴퓨터 접속 및 인터넷 사용 비율과 관련해서는 2016년 기준으로 미국 가정의 89.30%가 컴퓨터에 그리고 88%가 인터넷에 접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 및 청소년 관련 연구 조직 아동 트렌드의 2015년 조사에서는 3~17세 아동 5명 중 3명이 집에서 인터넷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WHO의 후아나 윌럼센 고문은 "이번 연구가 단순히 스크린 타임에 관한 것만은 아니며,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이 아닌 다른 활동을 통해 이점을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시사한다"고 말했다. 가령 건강한 신체 활동과 수면을 통해 더 많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저작권자 © 메디컬리포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