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 보고서에 따르면, 전염병에 완전히 대응할 수 있는 국가는 한 곳도 없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스)

지난 2014년 에볼라 사태로 서아프리카가 초토화된 이후, 많은 국가가 질병 발생에 대한 대비태세를 강화했다. 그러나 글로벌보건보고서에 따르면, 전염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이 문제에 완전히 대응할 수 있는 국가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행된 글로벌보건안보(GHS) 지수는 전염병과 유행병 대비 국가 역량을 평가한 최초의 보고서다. 이는 건강 보장의 첫 번째 벤치마크로 여겨지는데, 그 결과는 냉혹했다. 전 세계 어느 곳도 전염병이나 유행병을 해결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

위험 및 취약성 평가

보고서는 조사 대상인 195개국의 역량을 분석해 최종적인 건강 보안을 벤치마킹했다. 여기에는 보건 시스템 강화를 비롯한 글로벌 규범 준수, 정부의 정치 및 안보 위험, 대중의 신뢰성 등이 포함됐다.

그 결과 GHS 지수의 전체 평균 점수는 100점 만점에 40.2를 기록했다. 미국을 비롯한 캐나다, 그리고 유럽 등의 고소득 국가들은 평균치를 넘는 51.9점을 받았지만, 전염병 및 유행병에 대한 국제적 대비 수준은 매우 취약했다.

GHS 지수의 전체 평균 점수는 100점 만점에 40.2를 기록했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스)

또한 병원균 발생 및 방출 방지와 관련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국가들은 7%도 채 되지 않았다. 이어 국제적 우려로 이어질 수 있는 전염병의 조기 발견 및 보고 평가에서는 19%에 해당되는 국가들이 최고 점수를 받았다.

제니퍼 누조 블룸버그스쿨 부교수 겸 보건안전센터 선임 연구원은 "GHS 지수에 따르면 어느 나라도 자연발생적 및 의도적, 그리고 우발적 전염병 발생에 대해 충분히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들은 이 지수를 사용해 격차를 파악하고, 준비와 모범 사례를 구축해 시간 경과에 따른 진행 상황을 추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조사에서도 결과는 비슷했다. 전세계 국가 중 5% 미만만이 전염병 확산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 및 확산 완화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카테고리는 질병을 치료하고 의료 종사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적절하고 완전한 건강 분야 확보 여부로, 평균 점수는 100점 만점에 26.4점에 그쳤다.

집단적 책임

톰 잉글스비 보건안전센터 소장에 따르면, 적절한 대비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각국은 감염병 발병에 취약해져 보건 및 평화, 번영에 상당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그는 "국가 지도자들이 전염병이 야기하는 위험을 이해하고 이러한 사건에 대비한 개선을 약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GHS 지수 결과가, 지속적인 에볼라 사태로 콩고민주공화국이 계속 황폐화되고 이로 인해 서아프리카가 위기에 처한지 5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세계 보건 안보에는 두드러진 불균형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보건 보안이 집단적 책임에 기반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개별 국가 및 국제 국가는 2021년까지 유엔 사무총장은 모든 국가 지도자들에게 생물학적 위협을 논의하고 자금조달과 비상 대응에 주력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보건 안전 위험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약속하고 준수해야 하며 모든 국가에서 투명성과 정기적인 보건 보안 역량 모니터링이 이뤄져야 한다. 결과는 2년에 한 번 이상 발표돼야 한다.

특히 보안 당국과 공공 보건 당국 간 연계 측면에서, 열악한 환경의 지도자들 사이에서의 조정 개선은 중요하다. 더불어 준비 격차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자금 조달 메커니즘이 확립됐으며, 세계은행 국제개발협회(IDA)에도 준비 할당이 확장된 상태다.

뿐만 아니라 유엔 사무총장은 고도로 치명적인 생물학적 사건에 대한 영구적인 촉진자 또는 단위를 지정해야 한다.

그리고 보건 안보 역량에 대한 연례 테스트 및 사후 조치 검토가 있어야 하며 지원할 때는 국가의 정치적 및 보안 위험 요인도 고려돼야 한다.

정치적 의지의 필요성

현재 지구는 향우의 전염병이나 유행병이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상태에 있다. 게다가 나날이 발전되는 기술은 다음에 찾아올 잠재적 질병의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또한 전세계 인구가 이전보다 더 쉽게 여행할 수 있다는 사실은 병의 확산을 급속도로 높이는 요인이 된다.

물론 과학자들은 모든 가능한 독감 변종으로부터 인간을 평생 면역시킬 수 있는 보편적인 인플루엔자 백신을 개발하고 있지만, 이 역시 대중에게 거의 보급되지 않은 상태다. 이는 미국이나 유럽뿐 아니라 다른 여러 국가들이 보편적인 백신을 위한 연구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지원해야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같은 정치적 의지는 행동을 취하고 생명을 구하며, 더 안전한 세상을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

현재 지구는 향우의 전염병이나 유행병이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상태에 있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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