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접종은 체내에 면역 반응을 유발한다(사진=123RF)

홍역 바이러스가 면역 체계의 '기억상실'을 일으켜 신체를 세균과 감염에 취약한 상태로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면역 체계의 주요 목적은 인체를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다. 이러한 면역 체계가 없다면 바이러스가 체내에 자유롭게 들어와 사람들은 시름시름 앓게 될 것이다. 면역 체계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발달되며 아플 때마다 새로운 항체가 생성된다. 

면역체계 기억상실

최근 두 가지 새로운 연구를 통해 면역 바이러스에 접촉한 사람의 면역 체계가 기억상실에 빠지게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신체가 세균과 감염에 취약한 상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첫 번째 연구를 주도한 벨리슬라바 페트로바 박사 연구팀은 홍역에 감염된 후 최대 몇 년 동안 홍역의 면역학적 결과가 이어져 치사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홍역 바이러스는 항체를 만들어내는 면역 세포의 기억을 완전히 지울 수 있다고 페트로바 박사는 덧붙였다.

두 번째 연구를 진행한 하워드 휴즈 메디컬연구소의 마이클 미나 박사 연구팀은 홍역 바이러스가 아동의 기존 항체 가운데 최대 73%를 제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전에 습득한 면역 체계의 기억이 사라져버리면, 아동은 다른 병원균으로 인해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바이러스는 항체를 만드는 면역 세포의 기억을 제거한다(사진=123RF)

홍역 예방접종의 중요성

두 연구 모두 홍역 예방접종이 홍역 바이러스로부터 신체를 보호할 뿐만 아니라 다른 병원균으로부터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미나 박사 연구팀은 최근 네덜란드에서 발생한 홍역 발병은 예방접종률이 낮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네덜란드 보건당국은 프로테스턴트 어업 지역에서 홍역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지역 사람들은 삶과 죽음은 신의 손에 달려있다는 믿으며 예방접종을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종교적인 이유로 예방접종을 거부하고 있지만 연구자들이 취학 연령 아동 77명으로부터 혈액 샘플을 채취하는 것은 허락했다. 혈액샘플 분석 결과, 34명은 경미한 홍역을 43명은 중증의 홍역을 앓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기존 항체의 손실

연구팀은 바이러스캔(VirScan)을 사용해 혈액에서 과거 바이러스 감염 이력을 측정했다. 그리고 홍역에 걸린 후 혈액 속 특정 항체가 사라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결론적으로, 홍역 바이러스는 신체가 과거에 걸렸었던 질병에 대한 면역능력을 잃게 만든다는 것이다.

페트로바 박사 연구팀은 면역 세포인 B세포를 조사한 결과, 홍역에 감염된 이후 아이는 다른 B 기억 세포를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동 예방 접종률

2018년 기준 OECD에 따르면, 네덜란드의 홍역 예방접종률은 93.0%였다. 그 외, 아동 예방접종률이 높은 국가로는 포르투갈, 룩셈부르크, 일본, 헝가리, 그리스, 핀란드, 중국, 한국, 이스라엘, 벨기에, 스위스 등이 있다.

반면, 아동 예방접종률이 낮은 국가로는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 브라질, 인도, 에스토니아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비용 대비 효과적이고 안전한 백신이 상용화되고 있다고 해도 2017년 세계적으로 기록된 홍역 사망자 수는 11만명이 넘었으며 사망자 대부분은 5세 이하의 아동이었다. 홍역 관련 사망자 대부분은 뇌염과 탈수증, 설사, 중증 호흡기 질환 같은 합병증으로 인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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