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국가약품감독관리국이 해초를 기반으로 한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승인했다. 치료제는 곧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중국 정부가 알츠하이머 병을 치료하기 위한 새로운 약물을 승인했다.

중국의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은 얼마 전 알츠하이머의 경도 및 중등도 인지능력 향상을 위한 치료제로 올리고마네이트(Oligomannate)라는 약물을 승인했다. 연구진은 해초를 정기적으로 섭취하는 노인에게서 알츠하이머 발병률이 낮다는 점에 착안해 해초 추출물을 기반으로 한 이 약물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추가적인 임상 시험을 계속 진행하면서 약물을 판매할 예정이며, 약물에 대한 모니터링도 면밀히 이루어진다. 안전성 문제가 발견된다면 치료제가 시장에서 회수될 수 있다.

인지능력 향상

연구진은 정기적으로 해초를 섭취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알츠하이머 발생률이 낮다는 점을 발견하고 해초와 알츠하이머 치료 간의 연결성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1997년에 해초에 함유된 독특한 당분을 발견했다.

매체 CNN에 따르면 해초에 함유된 당분은 뇌의 신경 변성 및 염증을 유발하는 장내 특정 박테리아를 억제해 알츠하이머 발병률을 낮춘다. 이 약물을 개발 및 배급하는 상하이 기반 제약 회사인 그린밸리는 환자 818명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신약은 0~70점으로 분포된 표준 시험 점수에서 평균 2.54점 정도를 낮추며 환자들의 인지능력을 향상하는 효과를 보였다. 이 시험에서 16점 이상을 받으면 알츠하이머를 앓을 가능성이 있다.

그린밸리에 자문을 제공한 암스테르담 알츠하이머센터의 필립 셸텐스는 "약물의 효과는 알츠하이머의 작용 요인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고 장내 미생물군이 알츠하이머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중요하다는 점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홍콩대학의 신경학과 책임자인 빈센트 모크는 "올리고마네이트는 경증 및 중증 알츠하이머병의 기존 치료법인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 억제제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좋은 결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매체 CNN에 따르면 신약은 효과도 뛰어나고 부작용도 적다. 이 약물의 개발은 장내 미생물군에 중점을 둔 알츠하이머 연구에 새로운 길을 열었다.

연구진은 정기적으로 해초를 섭취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알츠하이머 발생률이 낮다는 점을 발견하고는 해초와 알츠하이머 치료 간의 연결성을 찾기 시작했다(사진=123RF)

20여 년간 이어진 알츠하이머 치료제 연구 

현재로서는 알츠하이머에 대한 치료법은 없지만, 임상실험 결과에 따르면 상태를 회복시키는 수준의 치료가 여전히 가능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신경과학자 송 주에시안은 "어두운 곳에 있던 알츠하이머병이 드디어 동쪽에서 떠오르는 새벽빛을 보게 됐다"고 감격을 표했다.

그러나 연구진은 효과적인 약물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중국 과학원 상하이물질연구소의 수석 연구원인 겡 메이유는 "분자 구조가 큰 당분의 사용은 전례 없는 일이었다. 다른 과학자들은 모두 소분자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제약 회사들은 지난 20년 동안 수많은 임상 약물 실험에 수억 달러를 투자해 왔으며 그 기간 320개 이상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 약물군 연구가 진행됐다. 그중 5가지만 증상 완화에 효과를 보여 임상용으로 승인됐지만, 질병 자체를 치료할 수는 없었다.

세계보건기구는 고령화로 인해 2050년까지 알츠하이머 환자 수가 1억 5,0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사진=123RF)

이후 알츠하이머 관련 연구 프로그램이 상당수 실패를 겪거나 폐지됐다. 또한 마약성 약품이 개발된 경우에는 연구진이 약물 승인을 받기 위해 정부를 설득해야 했다.

알츠하이머의 원인에 대한 많은 이론도 등장했다. 그러나 그중 어느 것도 올리고마네이트에 적용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즉, 이 약물은 상당히 새롭다.

겡과 팀원들은 지난 9월에 개발된 이 약물의 효능에 대한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올리고마네이트는 다양한 역할을 하는 물질이다. 이 약물은 뉴런에 유해한 단백질 형성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박테리아의 식민지를 제어하고 내장과 뇌의 염증 위험을 줄인다.

치매 70% 차지하는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로 인해 알츠하이머 치료 분야에 희망의 빛이 비친 것은 사실이지만, 송은 "올리고마네이트가 환자의 질병 발병 속도를 늦추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실험이 필요하다. 아직 싸움이 끝날 때까지는 멀었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약물은 이미 질병으로 인한 뇌 기능 저하를 치료하는 효능이 입증됐다. 알츠하이머로 인한 뇌 기능 감소는 7단계로 구분되는데, 신약은 4단계까지의 조건에서 효과적이다. 4단계는 간단한 덧셈을 하거나 최근 기억을 되살리기, 청구서 지불하기, 인생에서 겪은 일의 사소한 부분 기억하기 등에 어려움을 겪는 단계다.

올리고마네이트는 전 세계에서 보고된 치매 사례의 최대 70%를 초래하는 알츠하이머의 피해를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전 세계 5,000만 명 정도가 치매를 앓고 있으며, 그중 950만 명 정도가 중국, 대만, 홍콩에 산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고령화로 인해 2050년까지 알츠하이머 환자 수가 1억 5,0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며, 그중 4분의 1이 중국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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