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 명의 결핵 환자를 구할 수 있는 백신이 개발됐다(사진=셔터스톡)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새로운 결핵 백신 개발에 한 발 더 가까워졌다.

결핵은 세계적으로 가장 치명적인 10대 질병에 속하며 특히 개발도상국가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현재 5세 이하 아동에게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입증된 백신은 갈메트 게랑균(BCG) 백신이 유일하다. 

하지만 성인과 청소년에게서 주로 발병하는 폐결핵에는 BCG 백신이 효과가 없다.

이런 가운데 치명적인 질병 치료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백신 초기 임상시험에서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는 2020년까지 결핵을 근절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수석의료책임자인 토마스 브루어 박사는 "이번 연구로 거의 1세기 만에 처음으로 결핵에 대항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를 개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치명적 질병 

결핵은 회복 속도보다 쉽게 확산된다. 폐결핵에 걸린 사람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거나 침을 뱉으면 대기 중으로 세균이 확산돼 건강한 사람도 폐결핵에 감염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8년 기준 1,000만 명이 결핵에 걸렸으며 그 중 150만 명이 사망했다. 그리고 결핵은 HIV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의 주요 사망 원인이기도 해 연평균 25만 1,000명이 사망하고 있다. 

더구나 세계 인구 중 약 25%가 잠복성 결핵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즉, 결핵 박테리아에 감염됐지만 발현되지 않아 질병을 확산시킬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WHO는 "결핵 박테리아에 감염된 사람이 평생 동안 결핵이 발현될 가능성은 5~15% 정도"라며 "HIV 환자나 영양실조, 비만, 흡연자 등 면역 기관이 취약한 사람은 결핵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진행성 결핵의 초기 증상은 경미한 편이기 때문에 치료가 지연될 수 있지만 그만큼 다른 사람에게 전염될 가능성도 높다. 진행성 결핵 환자는 최대 15%까지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으며,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 HIV 음성 환자의 45%와 거의 모든 HIV 양성 환자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결핵은 회복도 가능하지만, 치료에 어려움이 많다. 부적절한 항결핵 치료제 처방과 치료제 품질 저하, 환자의 치료 중단 등으로 인해 약물 내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게다가 BCG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결핵은 한정돼 있어 청소년과 성인은 결핵 감염에 취약한 상태다. 

하지만 다행히도 새로운 임상시험으로 이 치명적인 질병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희망 

케냐와 남아프리카, 잠비아의 성인 3,575명이 참여한 임상시험으로 M72/AS01e라는 새로운 백신을 개발했다. 모든 피험자는 잠복성 결핵에 감염된 상태이며 피험자 중 절반은 M72/AS01e를 2회 처방받았고 나머지 절반은 위약을 처방 받았다. 

공익재단인 에라스(Aeras)와 함께 백신을 개발한 제약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 따르면, 이 백신을 처방 받은 피험자들은 3년 동안 50%의 효과를 누렸다. 

기존의 백신에 비해 효능은 낮은 편이지만, 결핵 유병률과 다른 예방 조치가 부족하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M72/AS01e는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버드보건대학의 베리 블룸 박사는 "기존에 감염된 사람을 보호할 수 있는 최초의 백신으로써 결핵 발병률이 높은 국가의 수많은 사람들을 보호할 가능성이 생겼다"며 "비록 50%의 효과뿐이지만 연간 100만 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고 140만 명이 사망하고 있는 현실에서 수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결핵 치료를 제대로 분석하기 위해 추가 임상시험이 더 필요하다(사진=셔터스톡)

향후 연구

연구 결과 결핵 치료의 미래는 밝지만 대규모 사용 허가를 받기 전에 백신의 효능을 분석할 수 있는 대규모 임상실험이 필요하다.

리버풀의과대학에서 결핵 전문가인 팀 윙필드 박사는 "실제 현실에서 결핵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의 효능을 평가하는 것은 다음으로 중요한 단계"라며 "영양실조나 빈곤에 허덕이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지역을 중점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상시험의 다음 단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향후 나아갈 방향에 대한 논의는 진행되고 있다. 대규모 임상시험과 승인을 받기까지는 몇 년이 소요될 것이지만 결과는 낙관적이다.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백신의 효능이 입증된다면 수천만 명의 결핵 환자 양산을 피하고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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