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하고 바람이 부는 날은 만성 통증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사진=셔터스톡)

습하고 눅눅하며 바람이 많이 부는 날, 만성 통증을 겪는 사람은 불편함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맨체스터대학 연구팀은 영국 전역에 걸친 통증 환자 1만 3,00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 상대습도가 높은 날 관절염이나 섬유근육통, 편두통 및 신경성 동통을 앓는 사람들의 고통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만성 통증, 흔한 건강 문제

만성 통증은 전 세계 인구의 20.5%인 약 15억 명 이상에게 영향을 주는 일반적인 건강 문제다. 통증 완화 관련 앱 업체 패스웨이에 따르면, 그중에서도 중국은 약 5억 100만 명(40%)에 달하는 인구가 고질적인 통증에 시달린다.

연구가 진행된 영국의 경우 약 2,800만 명이 3개월 이상 만성적인 고통을 겪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 중 800만 명은 중증 장애에 해당하는 고통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영국통증협회는 허리 통증은 가장 흔한 통증으로, 영국 경제에 100억 파운드(15조 365억 원) 비용을 부담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관절염은 1,0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시달리는 질환으로, 이로 인해 절반 이상이 매일 고통스러운 삶을 영위하고 있다.

 

날씨와 만성 통증

날씨는 만성 통증이 있는 사람의 고통을 더욱 배가시킨다. 실제로 많은 연구에 따르면 덥고 추운 날씨는 불쾌감을 가중하는 주요 원인이다. 연구 책임자인 윌 딕슨은 이와 관련, "관절염을 앓는 이들의 약 4분의 3가량은 고통이 날씨의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같은 관계의 존재와 본질을 조사한 연구가 많이 있지만 과학적 합의는 남아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연구팀은 어떤 날씨 조건이 고통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1만 3,000명을 대상으로 15개월간의 연구에 착수, 그 결과를 얻어냈다.

습한 날씨, 통증 가중해

연구팀은 총 1만 3,207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시행했다. 다만 분석에는 2,658명의 참가자 데이터가 활용됐다. 참가자들은 매일 앱에서 10개 항목을 평가하도록 요청받았고, 연구팀은 GPS 기능을 통해 위치를 추적, 해당 지역의 날씨 데이터를 일치시켰다.

그 결과, 날씨가 습할 때는 평상시와 비교해 통증이 발생할 확률이 20%나 더 증가한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연구 규모로 볼 때 통계적으로 100% 정확성을 담보할 수는 없지만, 만성적인 고통을 겪는 이들에게는 매우 유의미한 결과가 될 수 있다.

 

딕슨은 이번 결과와 관련, "평균적인 날씨에서 고통을 경험할 확률이 100분의 5라고 치면, 습하고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100분의 6으로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저압과 고풍속 역시 고통을 가중하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습도에 비해서는 적은 수준이었다. 딕슨은 이번 연구 결과가 날씨와 관련한 통증 예측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고 전망했다.

기타 요인과의 연관성

연구 결과 날씨가 습할 때는 평상시와 비교해 통증이 발생할 확률이 20%나 더 증가한다는 사실이 발견됐다(사진=셔터스톡)

다만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표본 집단의 평균치 계산에도 통증과 온도 사이의 통계적 연관성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이는 온도가 사람들이 느끼는 불편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개념을 왜곡시킬 수 있지만, 연구팀은 경험은 여전히 믿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러 날씨 요소에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에 따라 추운 날이나 따뜻한 날에 더 많은 통증을 겪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추운 날은 축축하고 바람이 불 경우 통증 정도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것으로, 실제로 저기압의 날은 바람이 불고 습하며 종종 차가운 공기와 관련이 있다. 이로써 추위와 고통 사이의 관계를 설명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어 저마다 평균과 다른 연관성을 가질 수 있어, 어떤 사람들은 이러한 결과가 경험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느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추후 날씨-고통 관계의 다른 패턴들을 좀 더 자세히 탐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메디컬리포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