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관련 스캔들이 공개된 후 많은 기업이 직장 내 성희롱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

성적인 트라우마가 여성의 신체적인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성폭력을 겪은 적이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고혈압, 불면증 등에 걸릴 위험이 두 배,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세 배 가량 높았다. 

미국 의료협회(AMA)가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성적인 트라우마는 피해자에게 지속적인 악영향을 미쳤다. 평균적으로 여성 3명 중 1명이 성폭력을 당하고 5명 중 1명이 강간을 당하며 4명 중 3명이 직장 내 성희롱을 당한다.

연구 결과 및 한계

이 연구의 수석 저자인 레베카 서스튼 박사는 "성희롱 또는 성폭행이 여성에게 정신적으로는 물론 신체적으로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 이 문제는 시급하게 해결돼야 한다. 단순히 사건이 발생한 다음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예방적 접근법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 참가자가 30~60세 사이의 금연가인 백인 여성들이었기 때문에 참가자풀이 제한돼 있다. 이런 변수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의 결론은 여성이 겪는 성폭력 트라우마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큰 주목을 받은 성희롱 사건 중 하나는 연방 대법원 판사인 브렛 캐버노가 성폭력을 했다고 제기된 주장이었다(사진=플리커)

포드 사건

많은 유명 인사들이 성폭력 혹은 성희롱 혐의로 기소됐다. 연방 대법원 판사인 브렛 캐버노도 예외가 아니었다.스탠포드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크리스틴 블래시 포드 박사가 처음으로 혐의를 제기했다. 포드는 사건 이후 PTSD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포드는 심리학 및 정신과에 대한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뇌를 연구해 자신이 경험한 폭행으로 인한 영향을 설명했으며 불안과 PTSD의 원인이 무엇인지, 이 사건이 개인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강조했다.

포드가 캐버노를 고소한 이후 여러 의원회가 설치되고 논쟁이 일어났다. 당시 성적 트라우마가 전반적인 건강 상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됐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 결과는 포드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숫자로 보는 성폭력

실험 참가자 중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19%였다. 괴롭힘에 물리적인 폭행이 병행됐다고 답한 사람은 22%였다. 이 둘을 모두 경험한 사람은 10%였다.

직장 내 성희롱으로 고통받은 참가자들은 트리글리세리드 수준이 더 높았다. 또한 고혈압에 걸릴 위험이 높았고, 수면의 질이 낮았다. 성폭행은 우울증, 불안증, 이런 증상과 관련된 임상 장애, 수면의 질 저하 등과 관련이 있다.

이번 연구의 중요성

서스튼은 북미 폐경학회(NAMS)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NAMS의 전무 이사인 조앤 핑커튼 박사는 "성희롱 및 성폭행 피해자들은 수년 동안 감정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고통받는다. 이 연구 결과는 의사가 여성이 겪은 과거 경험을 어떻게 인식하고 대처해야 할지를 알려준다. 여성이 과거에 겪은 일이 그의 현재 건강 상태와 관련되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호르몬이 변하는 갱년기 이후에 이런 문제가 더욱 두드러지게 발생할 수 있다. 스트레스 또한 다양한 질병을 유발하는 또 다른 요인이다. 여성이 성희롱, 성폭행 등을 경험하면서 겪는 스트레스는 건강 상태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의사들은 여성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발생하는 건강 문제를 진단할 때 과거 경험을 고려해야 한다.

이번 연구는 직장 내 성희롱을 막는 데 큰 도움이 됐다(사진=게티이미지)

다양성을 목표로

핑커튼은 이번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참가자풀을 넓혀서 여러 지역 사회 구성원과 관련된 추가 연구를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양성이 부족하면 여러 사람의 건강 위험과 그 스펙트럼을 제한하게 되기 때문이다. 핑커튼은 다른 요소까지 고려해 정보를 모으면 건강 위험이 더욱 증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스튼 또한 참가자 집단이 일반적인 모든 여성을 대표하고 정확한 결과를 제공할 수 있도록 연구 범위를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계 미국인, 히스패닉 여성이나 LGBTQ 여성 등을 포함하고자 한다.

과거의 경험이 미래에 만성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성희롱 및 성폭행 피해자가 겪는 모든 형태의 외상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또한 의료 관계자들은 물론 모든 사람이 성적 트라우마를 유발하는 경험이 여성의 정신 및 신체 건강에 해를 끼친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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