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와우어메이징)

필리핀에는 무시무시한 설화가 있다. 몸집이 거대한 박쥐에 관한 이야기다. 이 박쥐는 밤길을 배회하는 임산부의 자궁에서 태아를 빼앗아간다는 전설이 있다. '자이언트과일박쥐(Giant Golden-Crowned Flying Fox)'는 날개를 펼치면 그 길이가 1.7m에 달하며, 가장 빨리 나는 속도는 시속 160km로 기록됐다.

처음 과일박쥐는 필리핀의 한 작은 마을에 나타나 소동을 일으킨 적이 있다. 거대한 검은색 그림자가 하늘을 뒤덮자 마을 사람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거주민들은 군대까지 동원해 박쥐를 잡는 데 성공했고, 나무에 걸린 어마어마한 크기의 이 동물은 놀라운 볼거리가 됐다. 사람들은 동물의 피를 먹고 산다며 '추파카브라'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출처=와우어메이징)

과일박쥐는 크기로 우리를 놀라게 할 뿐 결코 나쁜 동물이 아니다. '침묵의 농부'라 불리는 이 박쥐들의 주 먹이는 사실 곡식과 과일이다. 먹는 과일의 씨앗을 땅에 퍼뜨려 농사일에 도움을 주는 이로운 동물이다. 치와와를 닮은 올망졸망한 눈망울로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

이들은 포식자들을 피하기 위해 집단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태아를 먹는 동물이라는 헛소문이 돌면서 멸종위기에 처한 적이 있다.

박쥐 보호 국제연합에 따르면 필리핀 사말섬 박쥐 서식지에는 무려 300만 마리가 넘는 박쥐가 살고 있다고 한다. 용감한 관광객들을 위해 필리핀 사말섬에서는 박쥐 군락을 관광명소로 개방했다. 하지만 이 동물의 노폐물에서 풍기는 지독한 냄새에 코를 쥐어 막는 일이 발생할 수 있으니 방문이 예정돼 있다면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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