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성 장애와 간질 치료제로 사용하는 밸프로산, 작용 메커니즘은?

2019-01-29 09:29:03 김건우 기자
▲간질은 발작을 유발하는 비정상적 두뇌 활동이 발생하는 신경질환이다(사진=ⓒ셔터스톡)

밸프로산(valproic acid)은 양극성 장애(조울증) 또는 간질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사용되는 물질이다. 이 물질은 두 질병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그 작용 기제를 명확하게 설명한 연구는 지금까지 진행되지 않았다. 로열홀러웨이런던대학의 연구팀은 밸프로산의 작동 기제를 이해하기 위해 미생물을 연구 모델로 사용, 잠재적인 연관성에 대해 설명했다.

양극성 장애와 간질의 연관성

양극성 장애는 비정상적으로 기분이 좋아졌다가 다시 우울해지는 증상이 반복되는 정신질환이다. 일부의 경우 정신병의 징후도 함께 관찰된다. 반면, 간질은 발작을 유발하는 비정상적 두뇌 활동으로 인한 신경 장애다. 간질재단(Epilepsy Foundation)에 따르면, 양극성 장애와 간질 간의 과학적 연관성은 불분명하다.

이를 밝히기 위해 연구팀은 밸프로산이 두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기제를 연구했다. 연구팀은 토양에서 서식하는 미생물인 ‘딕티오스텔리움 디스코이데움(Dictyostelium discoideum)’이라는 아메바를 사용했다.

“아메바를 사용해 밸프로산이 단일 단백질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선임 저자인 로빈 윌리엄스 교수는 말했다.

밸프로산이란?

밸프로산은 발작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포괄적 명칭이다. 밸프로산은 캐나다에서는 데파켄(Depakene)으로, 영국에서는 컨불렉스(Convulex)라는 각기 다른 명칭으로 판매되고 있다. 의사들은 소아근대간질, 레녹스 가스토 증후군 및 간질성 발작 등 여러 유형의 발작 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밸프로산을 처방하고 있다.

그리고 정신과 전문의는 양극성 장애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밸프로산을 처방한다. 밸프로산은 양극성 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사용되는 세 가지 주요 치료제 중 하나다. 보통 양극성 장애 환자들은 기분 안정제와 항정신병약, 항우울제를 처방 받는데, 양극성 장애의 경우 조증과 울증을 관리하는 기분 안정제로 밸프로산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밸프로산의 세포 메커니즘

연구팀은 아메바를 사용해 밸프로산이 미생물의 세포 구조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분석 및 관찰했다. 그리고 디아실글리세롤 인산화효소(DGK)라는 효소가 밸프로산의 효과를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DGK 효소는 포스포이노시티드 재활용 경로의 초기 단계에 작용을 했다. 이 단계에서 발작 활성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효소는 디아실글리세롤의 조절자로 작용해 단백질 키나아제 C 활성화를 조절했다. 이 같은 조절 작용을 통해 양극성 장애의 증상과 관련된 신호 전달을 차단할 수 있었던 것이다.

연구팀은 효소가 두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지 테스트했다. 아메바에서 DGK A 유전자를 제거한 후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관찰했다.

관찰 결과 DGK A 유전자 제거로 인해 미생물의 밸프로산에 대한 민감도가 상당히 줄어들었고 장기간 밸프로산에 대한 노출로 인한 민감도도 감소했다. 이에 연구팀은 효소가 줄어들면 양극성 장애 및 간질 환자에 대한 밸프로산에 영향을 미친다고 결론 내렸다.

▲DGK 효소는 발작 활성에 영향을 미치는 포스포이노스티드 재활용 경로의 초기 단계에서 작용한다(사진=ⓒ셔터스톡)

“밸프로산의 작용 기제를 이해하게 됐다. 즉, 선천적 결함을 유발하지 않고 두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고 윌리엄스 교수는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를 토대로 간질과 양극성 장애의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는 파트너사를 찾고 있는 중이다.

양극성 장애 및 간질과 연관된 유전자

2017년 베일러의과대학 연구팀은 양극성 장애 조절과 연관된 유전자가 간질과 연관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사람과 실험쥐 모델을 사용해 유전자를 찾아냈다. 이번 연구는 중요한 정보를 밝혀내는 고급 분자 매핑 기술에 적용됐다.

안키린3(ANK3)이라고 불리는 해당 유전자는 두뇌의 흥분 및 억제 작용 간의 균형을 조절하고 있었다. 에드워츠 쿠퍼 신경학과 교수에 따르면, ANK3 유전자의 발현이 줄어들면 두뇌 뉴런의 조절자가 제거돼 감정, 기억 및 간질과 관련된 신호가 과잉 유발된다.

진단학에서 양극성 장애 및 간질은 각각 정신병 및 신경학적 증상으로써 간주한다. 그러나 두 질병의 원인이 유전적 문제라면, 유전자 질환을 표적으로 삼는 새로운 치료법으로 두 질환을 앓는 환자들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메디컬리포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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