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우울증은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출처=123RF)

노인들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집단 가운데 하나다. 신체적인 쇠퇴와 함께 이동성이 감소되면서 점차 정신과 신체의 변화로 인한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청력 상실이나 당뇨병 및 골관절염 등 각종 건강 상태뿐 아니라 신경 장애나 정신 장애가 유발될 가능성이 높은 것.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60세 이상의 장애 가운데 6.6%가 정신적 그리고 신경계 질환에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노인의 우울증

인간은 누구나 나이가 들고 노화가 진행되면서 때로는 이전에 즐기던 활동에 관심이나 흥미를 잃고 무력해질 수 있다. 그리고 절망감에 시달리면서 일상 생활도 어려워지질 수 있는데, 이는 곧 우울증의 징조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우울증은 인종이나 연령, 배경에 관계없이 모든 인간에게 영향을 미친다. 수면이나 직장일 그리고 식욕과 취미, 심지어 대인 관계 등 삶의 모든 측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종종 이러한 우울증의 증상을 인식하지 못해 치료나 해결이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점이다. 특히 노인들은 이러한 감정이 노화의 일부분이라고 치부하기 쉬워 걱정하지 않는 경향이 높다. 신체적인 불만감 역시 우울증의 징후로 보지 않아 이러한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길 꺼려한다.

그러나 이러한 정신 건강 상태는 심장 질환의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조기 사망을 유발할 수 있어 매우 중요하게 받아들여야한다. 이전의 연구들서도, 우울증의 존재 자체가 사망 위험 증가와 관련이 높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노인들이 갖는 우울증의 증상은 대부분 슬픔이나 절망감, 그리고 설명할 수 없는 심한 통증 및 고통, 수면 장애, 운동 및 언어 능력 감퇴, 개인 위생 무시 경향, 기억 문제 등이다.

더욱이 우울증을 앓는 백인 노인들의 경우 자살 확률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러한 정신 건강 상태는 현재 65세 이상 노인들의 주요 공중 보건 문제로 간주되고 있다. 노인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는 퇴직이나 배우자 혹은 형제 자매 사망, 거주지 재배치로 인한 사회적 지원 시스템 부재 등이 해당된다.

▲노인 우울증은 사망 위험성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우울증, 노화에 따른 정상적 변화 아니다?

여기서 알아야할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노화가 반드시 우울증의 시작을 알리는 요소는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로 많은 연구들에 따르면, 신체적 문제나 다른 질병을 갖고 있는 노인 대부분은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립보건원(NHS)의 한 조사에서도 고령 인구의 일부는 삶의 주요 변화로 고통을 겪을 수는 있지만 여전히 감정적인 균형을 회복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수잔 W. 레먼 의학박사는 이와 관련해, 우울증은 노화의 정상적인 부분으로 여겨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물론 삶을 살수록 변화나 상실 등으로 인한 여러 슬픈 경험을 하게 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속적인 우울 장애를 일으키지 않는다며, 보통은 이러한 삶의 어려움을 제대로 잘 처리하고 다룬다는 것이다.

문화 활동의 혜택

우울증을 극복하는 것은 당연히 어려운 일이다. 변화에 적응하고 삶을 즐기며 육체적 그리고 사회적으로 활발히 활동해야한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새로운 것을 발견하면서 배워나가는 것도 포함된다. 그러나 우울증을 가진 노인이라면,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생활 방식을 바꾸는 등의 시도는 더욱 삶을 어렵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는 모두 다 가능한 일들이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연구팀이 실시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영화나 연극, 혹은 박물관을 정기적으로 관람하는 노인들의 경우 우울증 위험이 낮아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특히 이러한 문화적 참여의 빈도와 우울증을 앓고있는 50세 이상의 사람들 사이에 명확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문화 활동은 사람들이 우울증을 관리하고 대처하며 심지어 예방도 할 수 있는 매우 이로운 활동이다. 연구팀은 영화나 연극 혹은 전시회에 가끔씩 참석하는 노인층에서 정신 건강 문제 위험 가능성이 32%나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의 수석 저자인 데이지 판코트 박사는 사람들이 문화 활동의 혜택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정신 건강을 보다 잘 제어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것. 일반적으로 운동이 정신 건강 유지에 도움이된다고 알고있는 것 처럼 문화 활동 역시 이와 유사한 이점이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박사는 설명했다.

[메디컬리포트=김효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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