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이 면역요법 반응을 강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사진=ⓒ게티이미지)

비만은 암을 포함해 여러 질병과 연관되기 때문에 세계적인 건강 문제다. 그러나 최근 암을 유발하는 이 비만이 역설적인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바로, 비만인 환자가 면역요법 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대학 연구팀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비만은 악성 종양을 촉진하는 동시에 이 악성 종양을 파괴하는 면역요법 또한 강화한다.

암과 항암요법에서 비만의 역설

2016년 기준 세계보건기구의 통계에 따르면, 18세 이상 여성 39%와 남성 39%가량이 과체중인 반면 5~19세의 어린이와 청소년 중 18%가량이 과체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과체중 또는 비만은 암, 심혈관 질환 및 당뇨병 같은 질병 위험성을 상당히 증가시킨다. 게다가, 체중 문제는 항암요법을 방해하기도 한다.

캘리포니아대학 연구팀은 비만과 암의 관계에 대한 놀라운 정보를 발견했다. 즉, 비만과 암의 이 역설적 효과는 악성 세포의 성장과 특정한 면역요법에 대한 취약성 또한 가속했다.

"비만은 최악의 상황을 만들기도 하고 도움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게임 체인저, 즉 치료의 결과나 흐름의 판도를 뒤바꿔 놓을 만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윌리엄 머피 박사는 말했다.

역설적 효과에 대한 설명

일반적으로 비만은 다양한 유형의 암을 유발하는 데 일조한다. 비만은 암 성장을 촉진하고 암이 재발하게 만들며 환자의 생존율을 낮춘다. 비만이 면역체계 손상 같은 특정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지방 세포에는 면역 세포가 적절하게 기능하지 못하게 만드는 분자가 들어있지만 종양 세포는 이 물질을 사용해 면역체계에 침입한다.

이전 여러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암 환자의 면역 반응을 촉진하는 면역요법 설계를 개발했다. 이러한 연구에서 약물이 기능을 하지만 면역체계 반응은 예상보다 공격적인 경향이 있어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았다.

이 연구들의 핵심은 면역 검사점을 표적으로 삼아 종양 경로에 신호를 보내는 것이었다.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 같은 검사점 억제 치료제는 암 세포에서 면역 검사점을 차단해 면역 세포가 감지할 수 있게 만든다. 종양은 이 검사점을 T세포로부터 자취를 감추는 도구로 활용한다.

이번 연구에서 검사점 억제제가 다른 암 환자보다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만은 암 환자의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동시에 암 세포의 면역 검사점 단백질 수치를 증가시킨다.

이 역설은 암 세포를 잡아먹는 과잉 지방세포가 많을수록 검사점 단백질을 더욱 이용할 수 있으며 예상한 것보다 억제제가 더욱 뛰어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단백질이 억제되면, T 세포는 악성 종양 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즉시 반응할 수 있다.

비만 피험자에게 검사점 억제제 적용

▲면역 세포 조사를 통해 렙틴이라는 지방 세포가 체중 조절 호르본을 생성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사진=ⓒ셔터스톡)

연구팀은 최초 실험 동안 비만 및 비비만 실험쥐 모델의 T세포 기능 차이를 평가했다. 그리고 비만 실험쥐는 T세포 기능이 줄어 들었지만 비비만 실험쥐에 비해 특정 검사점 단백질의 수치가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 실험에서는 사람 지원자를 모집했으며 짧은 꼬리 원숭이도 실험에 포함시켰다. 그리고 비만인 사람과 비만인 원숭이에게서 유사한 결과를 도출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T세포 속성에 대해 심화 연구를 진행했고 면역 세포 실험을 통해 렙틴이라는 지방세포가 생성하는 체중 조절 호르몬을 밝혀냈다. 렙틴은 T세포 손상 및 검사점 단백질 수치 증가와 관련이 있었다.

연구 결과를 테스트하기 위해 비만 실험쥐에 T세포의 검사점 단백질을 차단하는 억제제를 처방했다. 이 약물을 처방하자 비비만 대조군 실험쥐에 비해 생존률이 늘어났다. 그리고 흑색종을 진단 받은 환자 251명을 대상으로 이 방법을 테스트했다. 그리고 과체중이나 비비만 환자에 비해 비만 환자에게서 검사점 억제제의 효과가 뛰어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록 이번 연구 결과가 억제제의 가능성을 제시하고는 있지만, 연구팀은 암 환자의 결과를 개선하기 위해서 비만을 옹호하지는 않았다. 연구팀은 체중 상태는 면역체계의 항암 메커니즘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특별하게 설계한 치료제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머피 박사는 비만 환자에게서 해당 표적 요법의 유효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인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요인에는 성별, 식습관 및 개인의 미생물 등이 포함된다.

[메디컬리포트=김효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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