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들은 금연하기 위해 전자담배를 사용한다(출처=게티이미지)

연기와 담배가 없는 신개념 담배를 개발해 특허를 받은 최초의 인물은 허버트 길버트다. 1965년, 길버트는 '무해하고 안전한 새로운 흡연 방법'으로 새로운 담배를 선보였다.

지난 60여 년에 걸쳐 진화한 길버트 발명품의 현대식 버전은 공중 보건계에서 화두가 되기 시작했다. 최근 몇 년간 전자담배는 대중화됐다. 전자담배는 사람들의 금연을 돕기 위한 도구로 고안됐으며 흡연으로 인한 폐암과 여러 질병 발생률을 서서히 줄이고 있다.

2016년 미국육군의무감(U.S. Surgeon General)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학생 중 13.5%, 고등학생 중 37.7%가 전자담배를 사용해 십 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었다. 이는 18~24세 청년 중 35.8%, 25세 이상의 성인 중 16.4%의 전자담배 사용자와 비견할 만하다.

담배의 대안으로 건강을 위해 개발된 전자담배가 흡연자의 욕구를 충족하고 있지만 그에 반해 건강상 위험을 야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딜레마에 빠지다

타임지에 발표된 기사에 따르면, 전자담배가 실제로 금연에 도움이 되는지도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전자담배에는 기존 담배에 들어있는 발암물질이 소량 함유되어 있다. 그러나 소량의 발암물질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데이터는 충분하지 않고 전자담배가 심장과 폐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는 초기 가정만 제시된 상태다. 게다가, 십 대 청소년들이 전자담배로니코틴에 중독되어 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자담배 사용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는 반면, 영국의 공중보건 책임자들은 전자담배를 찬성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스콧 고틀리브 국장의 경우, 전자담배가 위험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공중보건에는 유익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고틀리브 국장은 금연을 원하는 성인 흡연자들이 전자담배로 금연에 성공하고 있으며 그 결과 폐암이 줄어들고 있으며 호흡기 질환이 개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자담배의 영향을 조사하는 연구자들은 여전히 경계하고 있다. 이들은 전자담배가 금연에 도움이 된다는 충분한 증거가 없다는 입장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전자담배로 인해 심혈관 질환과 호흡기 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는 부정적 영향을 주제로 한 연구를 발표하고 있다.

충돌하는 연구 결과들

캘리포니아대학 연구팀이 2017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전자담배로 쉽게 금연할 수 있다. 연구팀은 2001~2002년(3만8,999명), 2003년(3만4,440명), 2006~2007년(3만1,497명), 2010~2011년(2만7,280명), 2014~2015년(2만3,270명)에 다섯 번의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의 샘플 크기가 줄어든 것은 해당 기간에 걸쳐 흡연자가 줄어들었다는 것을 반영한 것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조사를 기반으로 한 흡연율은 다음과 같다.

2001~2002년 : 21%

2003년 : 18.9%

2006~2007년 : 18.5%

2010~2011 : 16.1%

2014~2015 : 13.7%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자담배의 사용으로 금연 성공률이 상당히 높아진 것을 알 수 있었다.

▲흡연자들은 전자담배 때문에 금연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출처=게티이미지)

그러나 미국내과학회지(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앞선 조사와 완전히 상반된 결과를 주장했다. 흡연자들은 오히려 전자담배 때문에 담배를 끊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

연구에 참가한 성인 1,357명은 금연을 계획 중인 흡연자였다. 이들은 연구를 위해 병원에 입원한 후 금연 상담을 받았다. 피험자들은 입원 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뉘어 한 그룹은 금연 치료 권고만을 받았고(통제 그룹) 또 다른 그룹은 금연 치료를 받았다(개입 그룹).

퇴원 3개월 후, 피험자의 25% 이상이 금연을 위해 전자담배를 사용했지만 대부분의 피험자가 담배처럼 사용하고 있었다. 연구팀이 관찰한 패턴은 6개월 후에도 전자담배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은 담배를 자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

전자담배는 장단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과학자들도 이 기기의 장기적인 영향을 아직까지 알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추가적인 심층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메디컬리포트=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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