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는 편도선 염증에 취약하다(출처=게티이미지)

편도선에 염증이 생기면 편도염 합병증이 나타나기 쉬워져 편도선 절제술을 고려하게 된다. 그러나 최근 편도선 절제술로 누릴 수 있는 장점이 거의 없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버밍햄대학 연구팀은 편도선 절제술을 받은 어린이 8명 중 7명이 해당 수술을 받을 필요가 없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편도선 절제술이란?

메이오클리닉에 따르면, 임상의들은 편도염으로 편도선이 빈번하게 붓기 때문에 편도선을 제거하는 편도선 절제술을 선택하고 있다. 이 수술은 환자가 편도염 합병증으로부터 벗어나게 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환자가 다음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수술을 권장한다.

-1년에 7회 이상 편도염 진단을 받을 경우

-지난 2년 동안 매해 5회 이상 편도염 진단을 받은 경우

-최근 3년 동안 매해 3회 이상 편도염 진단을 받은 경우

보통 성인은 해마다 여러 번 편도염을 앓지는 않는다. 면역체계가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에 대처할 만큼 성숙하기 때문. 반면, 어린이는 편도염에 취약하다. 면역체계가 미성숙할 뿐만 아니라 편도의 위치 때문이기도 하다.

구강으로 보면, 편도선은 목구멍 뒤에 타원 형태로 된 패드처럼 보인다. 입은 여러 가지 미생물이 들어가는 입구이기 때문에 이 작은 기관은 감염에 매우 취약하다.

어린이에게 편도선 절제술은 불필요

버밍행대학 연구진은 영국 어린이를 대상으로 편도선 절제술 빈도를 조사했다. 그리고 환자가 앞서 언급한 기준을 충족한 상태에서 수술을 받았는지 확인했다.

연구진은 2005~2016년 사이 어린이 163만 807명의 전자 의료기록을 분석했다. 당시 이 아이들은 0~5세 연령대였다. 분석 결과, 약 1만8,271명이 편도선을 제거했지만 그중 2,144명만 적법한 원인으로 제거했다. 이 수치는 당시 편도선 절제술을 받은 환자 중 1%에 불과했다.

"편도선을 절제한 대부분 어린이는 수술을 받을 만큼 중증으로 아프지 않았다. 반면, 잦고 심각한 통증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은 정작 수술을 받지 않았다. 이 패턴이 지난 12년 동안 거의 바뀌지 않았다"고 이번 연구의 저자인 톰 마샬 교수는 말했다.

수술을 권장하는 의사들은 인후염의 빈도와 통증의 정도, PFAPA(주기적 발열, 아프타성 구내염, 인두염, 경부선염) 증후군 또는 편도선 종양 등을 근거로 수술을 집도했다. 하지만 불합리한 이유로 수술을 권하는 의사도 있었다.

영국 보건 정책 하에서, 환자들은 임상 기준을 충족한 경우에만 편도선 절제술을 권유받고 있다. 이 기준은 앞서 언급했던 사항과 유사하다.

여전히, 어린이 중 12.4%가량이 1년 내에 5~6회 인후염을 앓았지만 편도선 제거술을 받았다. 그리고 약 44.7%는 일 년 내에 인후염을 앓은 횟수가 2~4회 정도이지만 수술을 받았으며 9.9%는 1년에 1회 인후염을 앓았지만 수술을 받았다.

마샬 교수는 편도선 절제술이 장점보다도 단점이 많다고 말했다. 환자에게 감염을 포함한 특정 위험을 낳을 뿐만 아니라 편도선 제거로 장기적인 건강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환자는 1년에 1회 정도 인후염을 앓고 있지만 편도선 절제술을 받았다(출처=셔터스톡)

편도선 제거로 발생하는 장기적 영향

과학자들은 좋은 의도로 편도선 절제술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편도선염으로 인한 합병증을 피하고 편도선 제거 위험으로부터 환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호주 멜버른대학 생명과학과 숀 바이어스 박사 연구팀은 편도선 절제술 후 장기적인 영향을 조사했다. 이를 위해, 1979년부터 1999년에 출생한 어린이 118만9,061명의 건강 기록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데이터세트의 어린이 중 1만7,460명이 아데노이드 절제술을 받았으며 1만1,830명이 편도선 절제술을 받았다. 그리고 3만1,377명이 아데노이드편도 절제술을 받았다. 아데노이드 절제술이란 아데노이드를 제거하는 수술이며 아데노이드편도 절제술은 아데노이드와 편도선을 모두 제거하는 수술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술을 받은 어린이는 28가지 알레르기가 생겼으며 감염성 및 호흡기 질병을 진단받았다. 절제술을 받은 어린이와 어떤 절제술도 받지 않은 어린이를 비교한 결과, 수술한 어린이는 상기도 질병에 걸릴 위험성이 거의 세 배 이상 높았다. 그 외에도, 천식과 인플루엔자, 폐렴 등에 취약한 상태가 됐다.

상기도 질병 위험이 높아진 것은 아데노이드와 편도선을 제거했기 때문이다. 이 작은 기관들은 면역체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데노이드는 입천장에 위치해 있으며 감염이 발생하는 동안 항체와 백혈구를 생성한다. 편도선은 호흡 시 세균을 억제하는 덫과 같은 기능을 한다.

따라서 아데노이드 절제술이나 편도선 절제술, 아데노이드편도 절제술을 고려하고 있다면 위험성과 장점을 주의 깊게 따져야 할 것이다. 이 기관들이 아무리 작더라도 체내로 들어오는 미생물을 걸러내는 등 신체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메디컬리포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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